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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튀어나온 철근…보행자 위협하는 화단 가림막

입력 2017-12-28 21:46 수정 2017-12-29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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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같은 겨울이면 전국 도심 대로변의 화단과 가로수마다 설치된 시설물이 있습니다. 제설 작업 때 뿌려지는 '염화칼슘'으로부터 화단 나무들을 보호하기 위한 가림막입니다. 그런데 이게 보행자들에게는 위협이 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며칠 전 밀착카메라로 시청자 한 분이 보내주신 사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대로변을 따라서 공사현장에서나 볼 수 있는 철근 수백 개가 나란히 일렬로 꽂혀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시민들은 이 철근의 용도를 무엇으로 이해하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사진을 본 시민들은 대부분 처음 본다는 반응입니다.

[(왜 꽂아 놓았는지 아시겠어요?) 모르겠는데…(보신 적은 있으세요?) 없어요.]

[(도로에 이렇게 철근이 쫙 박혀 있다면?) 그러면 안 되죠. 위험하죠.]

바로 옆 화단에 설치된 철근을 가리키자 그제서야 알아차립니다.

[아 그러네. 가려져 있어서 안 보였네요. 진짜 위험한데요. 몰랐어요. 지금 처음 알았어요. 취객들도 위험할 것 같은데요.]

사진 속 철근의 정체는 겨울철 도로 화단에 두르는 볏짚을 세우기 위한 지지대입니다.

이 볏짚 가림막은요. 주로 차량 통행량이 많은 대로변 옆에 설치됩니다.

제설 작업 때 도로에 뿌리는 염화칼슘으로부터 화단과 가로수를 보호하기 위해서 설치되는 일종의 차단막인데요.

가림막이 튼튼하게 지지되기 위해서는 제 손가락 굵기 정도의 튼튼한 철근을 지지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구청 등 전국 기초자치단체는 첫눈이 내리기 전인 12월 초순쯤 도로변에 볏짚 화단 가림막을 설치합니다.

취재진이 수도권의 볏짚 가림막 설치 실태를 점검해봤습니다.

설치된 철근 지지대의 높이가 들쭉날쭉, 제각각 이거나 철근이 한 뼘 가까이 튀어나와 있기도 합니다.

볏짚 가림막은 보통 성인 남성의 무릎보다 조금 못 미치는 높이입니다. 길이를 재보면 약 45cm 정도 되는데요.

이곳은 버스정류장과 횡단보도 근처에 있어서 평소에도 행인들의 통행량이 많은 곳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철근이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그대로 노출돼 있는 걸 볼 수 있는데요. 길이를 한번 재봤더니, 약 10cm 이상 위로 솟아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잘 보이지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시 조경과 관계자 : 전국적으로 다 하거든요. 원래는 볏짚하고 높이가 같거나 좀 낮아서 안 보여야 하는데요. 현장 작업자들이 한 10㎞ 정도 하거든요. 실수나 좀 경험 없는 분이 하셔서 놓친 부분…]

한 구청 게시판에는 실제 볏짚 차단막 시설에 걸려 넘어져 크게 다쳤다는 항의도 나옵니다.

[이선희/경기 부천시 중동 : 술 먹고 지나가다 비틀대면 찔릴 수 있기도 하니까. 그런 날카로운 것들이 주변에 아무렇지 않게 방치돼 있는 것도 걱정되는…]

이 때문에 철근이 아닌 나무 막대를 지지대로 사용하거나 가림막 위로 솟아나온 철근에 안전장치를 달아 사고를 예방하는 곳도 있습니다.

[서울 중구청 관계자 : 지나가는 학생이라든가, 보행인들이 이게 살짝 걸리면 옷 같은 게 찢기고 막 그랬어요. 안전의 우려가 있어서 저희가 노란 캡을 씌웠어요. 고무죠, 고무.]

가림막 설치에 대한 별도의 기준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정작 설치에 있어서도 시민 안전은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화단 가림막은 눈이 그치는 내년 2월 이면 다시 철거됩니다.

공공시설물 설치에 시민 안전이 고려되지 않는 이 상황, 여기서부터 고쳐지지 않는다면 때만 되면 대형 사고가 되풀이되는 답답한 현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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