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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국방부, 사드 부지 최종 확정 가능할까

입력 2016-08-2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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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쩌자는 건지, 이제는 저도 헷갈리네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 논란에 대한 군 관계자의 자조 섞인 말이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지난달 13일 사드 배치 부지 확정 발표 이후 국방부는 한 달이 넘도록 부지 문제를 놓고 오락가락했다.

당초 국방부는 성주포대가 "최적의 적합지"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4일 대구·경북 지역 초선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후보지 검토 가능성을 언급했는데도 성주포대가 최적지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

그러다가 슬그머니 "지역에서 요청하면 다른 장소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을 바꾸더니 이제 와서 "다른 후보지들에 대한 평가 작업도 함께 실시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국방부는 29일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 금수면 염속봉산, 수륜면 까치산 등 3곳을 놓고 한·미 공동실무단이 평가 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 중 염속봉산과 까치산은 이미 국방부의 자체 조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들이다. 따라서 군 안팎에서는 사실상 성주골프장이 최종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도 역시 장담하기 어렵다. 당장 성주골프장 인근의 김천시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정부의 '사드 폭탄 돌리기'에 성주와 김천 주민들 간 갈등만 깊어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사드 부지를 성주포대로 발표했을 때 현지 주민과 야권에서 가장 먼저 반발했던 부분은 과연 투명하고 객관적인 조사과정을 거쳐 결정했느냐 하는 점이었다. 성주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군(郡) 세가 약한 곳을 택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내놓은 바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국방부가 성주골프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적잖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갖는 것은 과연 제대로 된 조사과정을 거쳤느냐 하는 점이다. 성주 주민들이 성주포대에 대한 부지 선정에 크게 반발하자 그보다 반대 의견이 적은 곳을 찾아 황급히 계획을 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안보 문제에는 여야가 없고 진보와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다. 하물며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반대한다고 부지 선정을 놓고 이곳 저곳 메뚜기 뛰듯 옮겨다닌다는 것은 더욱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때문에 국방부는 이제라도 확실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당초 성주포대로 결정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왜 갑자기 다른 후보지 검토로 이어졌는지, 부지 변경이 이뤄진다면 그 근거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우리 국토와 국민을 지키기 위한 사드 배치 최적지가 어디이고, 왜 이곳이 선정돼야 하는지를 분명히 밝히고 해당 지역 주민들의 양해를 구해야 한다. 그래야 사드 배치를 놓고 일고 있는 국론 분열상을 그나마 최소화할 수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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