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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창궐 라이베리아, 치료 병상 태반 빈 채로…화장 기피 탓

입력 2014-10-24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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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가 어느 곳보다 맹위를 떨치고 있는 라이베리아에서 치료센터의 상당수 병상들이 빈 채로 있다.

에볼라로 확진된 뒤 사망한 시신은 물론 수도 몬로비아에서 감염 의심 속에 죽은 사람들의 시신은 예외 없이 화장해야 한다는 정부 명령 때문이다.

화장은 서아프리카 국가들의 가치관 및 습속에 반하는 행위로 여겨지고 있다.

화장 엄수의 정부 명령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흔해 많은 환자들이 센터로 가지 않고 집안에 숨어 앓고 있으며 죽은 뒤에는 비밀리에 매장되는 예가 드물지 않다.

이 모두 에볼라 확산의 위험을 키우고 있다.

라이베리아 에볼라 치료소의 최근 현황을 체크한 결과 총 742개 병상 중 351개 병상은 차 있으나 391개는 비어 있었다.

라이베리아는 3월 둘째 수요일을 '성묘 장식의 날'로 정해 국가 공휴일로 하고 하고 있다. 이날 사람들은 공동묘지로 무리지어 가 가족들의 묘를 벌초한 뒤 비석을 정갈히 닦고 예쁘게 장식한다. 에볼라가 터지기 전 올 3월에도 라이베리아인 모두가 그랬다.

에볼라 창궐 후 화장시설이 있는 수도에서의 화장이나 수도 밖의 시신 덮개 자루 매장은 대부분 가족 입회 없이 행해지고 있다. 이는 죽은 사람을 추모할 물리적인 공간이 없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내년 장식의 날이 되돌아오면 사랑하는 가족의 시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몰라 갈 바를 모르는 라이베리아인들이 많을 것이다.

그저 아는 것은 에볼라로 죽은 가족이 화장됐고 유골을 수습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라이베리아인들은 병으로 죽은 가족들의 매장 묘지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어 화장을 극력 기피한다.

에볼라 사망자 4600여명 중 라이베리아에서 2700여명이 죽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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