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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광주 방문 후폭풍…사과 진정성·방명록 논란

입력 2021-11-1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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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어제(10일)와 오늘, 광주와 전남 목포,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습니다. '전두환 옹호' 발언 사과를 위해 5.18 민주묘역을 찾았는데, 정작 5.18 단체에선 사과의 진정성을 받아들이기 어렵단 말이 나왔습니다. 윤 후보가 쓴 방명록도 논란이 됐는데요, 국민의힘 선대위 구성 관련 소식까지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어제 5.18 민주묘지 참배광장에 멈춰섰습니다. 계란도 썩은 사과도 없었지만요. 시민들의 반대로 추모탑을 지나 묘역으로는 가지 못했습니다. 지난 7월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죠. 이 비석은 고 이한열 열사의 비석입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7월 17일) : 그때 제가 대학원 졸업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가 6·10 항쟁이 이제 벌어지면서 일손을 다 놨죠. 또 제가 연세대학교 주변에 살아가지고 근처에 살았기 때문에 아주 생생하게 봤습니다.]

이후 윤 후보는 이한열 열사의 벽화를 보고 '부마항쟁'이냐고 물어서 논란이 되기도 했었죠. 어제 윤 후보의 광주 방문은 불과 석달 전 모습보다는 오히려 2년 전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대표의 광주 방문 모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황교안/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2019년 5월 3일) : (공수처 설치는) 자기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 치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 정권이 독재정권으로 가고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논란은 또 있었습니다. 방명록인데요. "오월 정신 반듯이 세우겠습니다"라고 쓴 겁니다. '반듯이'라는 단어, 국어사전을 보면 '비뚤어지거나 기울지 않고 바르게'라는 뜻입니다. '전두환 옹호' 발언을 사과하러 광주를 찾은 윤 후보. 오월 정신을 "기울지 않고 바르게"한다는 건 오월 정신을 폄훼한 당내 일부 세력을 바로 잡겠다는 뜻이었을까요? 여권에서는 '반드시', '꼭'이라는 뜻의 오기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글도 모르냐" 비판이 나왔는데요. 만약 '반듯하게 하다'라는 뜻이라면 더 문제란 얘기도 나왔습니다.

[김성회/열린민주당 대변인 (CBS '한판승부' / 어제) : '반듯이 세우겠습니다.' 하시는데 민주와 인권의 오월 정신은 잘 서 있거든요. 그런데 뭘 반듯하게 세우시겠다는 말씀이신지 모르겠는데…]

그런데 윤 후보, '반드시'보다는 '반듯이'라는 뜻이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오월 정신은 '국민통합'이라고 본다면서, 비뚤어졌다는 게 아니라, 일종의 호남사투리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민통합'을 강조한 윤 후보, '반듯이'란 단어의 해석, 앞으로의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렸겠죠. 윤 후보가 떠나자 마자 이렇게 무지개가 떴다고 합니다. 무심한 무지개 마저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의 해석이 달랐다고 하는데요. 일단 5.18 단체들은 진정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사과의 당사자들에게 "정식 면담 요구가 없었다"면서 '일방적이고 오만한 사과'였다고 한 겁니다.

[조진태/5·18기념재단 상임이사 (JTBC '뉴스룸' / 어제) : (윤석열 후보는) 자기 일정만을 따라서 이동하고 그리고 사과받는 사람들의 마음의 상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본인이 할 말만 해 버리고 그냥 가버린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러면 사전에 연락이 없었다는 얘기인가요?) 전혀 통보받은 바 없습니다.]

윤 후보의 참배를 둘러싼 여야의 평가 역시 달랐습니다. 여권에선 "실패한 사과쇼"라고 했고 야권에선 "진솔한 사과"라고 했습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과 윤 후보 지지를 선언한 김대중 청와대 출신,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얘기 들어보시죠.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쉽게 말해서 먼저 뺨 내려놓고 미안하다 사과하자 화해하자 손 내미는 격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사과라는 게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와야 되는데 그냥 준비해 간 원고 한 장 읽고 돌아서오는 게 사과냐…]

[박주선/전 국회부의장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그 정도 이상의 사과를 어떻게 합니까. 본인이 깊이 반성하고 있고 5·18정신도 헌법에 명시를 하도록 하겠다, 하는 이야기도 했고.]

윤 후보, 오늘은 전남 목포의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했는데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등신대 앞에서 깍듯이 인사를 하고, 악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IMF 국난을 극복한 국민통합'의 상징이라고 추켜세웠는데요. 하지만 전시관 밖에선 역시나 찬반 인파들이 갈렸습니다. "민주 헌정질서 파괴자" 윤 후보의 방문을 반대한다, '국민을 개로 안다'는 피켓을 든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공정한 세상을 만들어달라"는 지지자들도 있었습니다. 윤 후보는 지지자와 반대자 모두 존중하겠다면서 호남에 대해서도 친근감을 드러냈는데요. 들어보시죠.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저는 다 존중합니다. 저를 반대하고 비판하시는 분들도 다 존중하고 제가 차기 정부를 맡게 되더라도 저를 반대하는 분들에 대해서도 다 포용하고 모든 분을 다 국민으로 모시고 국가정책을 펴 나갈 생각입니다. 제가 이 지역에 친구도 많고 그래서 저한테는 호남이라는 게 어색하거나 그러지 않습니다. 늘 제가 친근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데고…]

윤 후보의 경선 후 첫 지방 일정, 호남에서 김해 봉하마을까지 동서를 횡단하는 1박 2일 일정이죠. 호남 방문의 목적 '전두환 옹호' 발언 사과였죠. 봉하마을을 방문하려면 이런 얘기를 해야 한단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민형배/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봉하에 가서 노무현을 계승하겠다. 이렇게 얘기하진 않을 거 아닙니까. 검찰 조직을 대표했던 분이니까 예를 들면 '논두렁 시계' 조작 사건 같은 것. 검찰이 노무현 대통령을 정치 살인으로 몰고 갔던 그런 데에 대한 사과 정도는 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윤 후보, 봉하마을에선 관련 발언을 했을까요. 관련 소식 들어가서 얘기해보고요. 국민의힘, 당 차원에서는 선대위 구성을 놓고 신경전이 치열하죠. 핵심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합류문제입니다. '매머드 급' 윤석열 캠프를 해체수준으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주문입니다. '자리 사냥꾼'이라는 단어까지 언급했습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9월 13일 / 화면출처: 유튜브 'SF포럼') : 15년 전에 설치던 사람들이 (캠프에) 다 들어와있어요. 그러니까 일반 국민이 보기에 저게 무슨 새로운 사람이냔 말이야. 결국은 그 파리 떼에 둘러싸여가지고…]

이준석 대표, 김 전 위원장과 나이 차는 좀 있지만 '깐부' 관계라고 할 까요. '여의도 짜르'라고 불리는 김 전 위원장에게 '상당한 권한을 줘야한다' 힘을 실었습니다. 윤 후보 역시 동감할 거라고 했는데요. 윤 후보와 윤 후보 캠프인사들에 대한 분리 전략입니다. 일각에서 나오는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과의 투톱 체제 가능성에 대해선,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꺼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김종인 위원장이 과거에 전권을 부여받았던 상황에서는 굉장히 좋은 성과들을 냈었고요. 가장 대표적인 게 이번에 서울시장 보궐 선거겠죠. (경선에서) 어떤 조언이나 이런 것들을 많이 구했던 우리 후보이기 때문에 김종인 위원장의 그런 능력치에 대한 의문은 없을 겁니다.]

이 대표, 본인이 추구하는 역할은 따로 있죠. 본인이 가까운 '젊은 세대'와 60대 이상 국힘 전통 지지층을 결합한 '세대포위론' 전략입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합류하면, 본인의 활동반경도 더 넓어질 수 있단 생각이 깔려있겠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2030을 위시해서 세대 포위론 전략을 완성시키기 위해선 2030이 단순 지지율이 높은 것이 아니라 거기에 더해 가지고 꼭 투표장에 갈만한 동인까지 만들어 내야 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어렵다고 보는 정치인들이 많아 가지고 그런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이 있는데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이 전권을 가져가는 전략이 가능할 것이냐. 혹은 유효할 것이냐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습니다. 민주당에선데요. 국민의힘 내 권력 투쟁, 쉽게 정리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우원식/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전권을 드리지 않고 모셔올 방법도 별로 없을 테고, 그럼 그 함께 한 동지들을 파리 떼라고 이야기하는 분한테 전권을 드릴 수 있을지 상왕 김종인, 또 그리고 연출 이준석, 이런 게 전면적으로 배치될지 아니면 윤석열의, 윤석열 캠프가 그대로 남아있을지 이런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건데…]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졌다고 할까요. 이 과정에서 거취 얘기가 나온 사람이 있습니다. 한기호 사무총장입니다. 윤 후보 측에서 사무총장 교체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온 건데, 이준석 대표도 윤 후보 측 권성동 의원도 그런 얘긴 없었다고 부인했습니다. 사무총장, 내년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보궐선거와 6월 지방선거 공천권에 관여하는 자리죠. 현재의 자리싸움, 결국은 미래의 자리싸움과 연결돼있단 분석이 나옵니다. 큰 선거를 앞두고 내부 밥그릇 다툼이 불거진다면 좋아할 국민은 없겠죠. '공정'이 화두인 2030은 특히 그럴 겁니다. 

결론은 "후보의 몫"란 얘기가 나오는데요. 진중권 전 교수는 결국 '윤석열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했습니다. 정치 입문 8개월 만에 제1야당 후보가 된 윤 전 총장의 정치력, 혹은 용인술을 볼 기회란 겁니다.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한판승부' / 어제) : 결국은 후보가 정리할 문제고요. 최초로 이제 윤석열 총장의 정치적인 시험대에 오른 겁니다. 이걸 무사히 해내면 정치인으로서 드디어 정식으로 데뷔를 하는 것이고 여기서 실패하게 되면 아마 경선에서 겪었던 그런 곤란한 일들, 또다시 반복하게 될 겁니다.]

일단 오늘은 선대위 대변인으로 재선의 이양수 의원과 캠프 김병민 대변인을 임명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20일쯤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모실 수 있다고 했는데요. 윤석열 후보가 오늘 오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는 소식까지 들어가서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윤석열 '반쪽 참배' 사과 '진정성' 논란…국힘 선대위 구성 '진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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