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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판문점 선언 1주년…복잡해지는 비핵화 셈법

입력 2019-04-26 18:00 수정 2019-04-26 22:21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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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내일(27일)이면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이 채택된 지 꼭 1년입니다. 판문점 선언을 통해 평화 교류의 물꼬는 텄지만, 아직 한반도 비핵화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어제 북러 정상회담을 마친 김정은 위원장은 오늘 오후 귀국길에 올랐고요. 문재인 대통령은 강원도 고성 DMZ 지역에 조성된 평화둘레길을 직접 찾았습니다. 오늘 신 반장 발제에서는 외교안보 소식과 청와대발 뉴스를 함께 살펴봅니다.

[기자]

내일은 4·27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 1주년입니다. 역사에 길이 남을 장면이 쏟아진 하루였는데, 저는 뭐니 뭐니 해도 남북 정상이 처음 만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북한 지도자로선 처음으로 남측 땅을 밟았고, 문 대통령은 환한 미소로 마중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지난해 4월 27일) : 대통령님께서 이렇게 분계선까지 나와서 맞이해준 데 대해서 정말 감동적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제1차 남북정상회담/지난해 4월 27일) : 여기까지 온 것은 위원장님의 아주 큰 용단이었습니다.]

카메라 플래시가 정말 수백번, 아니 수천번은 터진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이동해야 할 타이밍, 잠시 멈춰서 대화를 주고받더니, 다시 덥석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훌쩍 넘어버립니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죠. 분단과 대결을 상징했던 군사분계선은 그렇게 쉽게 한 번에 넘어졌습니다. 이후 알려진 얘기죠. 문 대통령이 "나는 언제쯤 넘어가 볼 수 있냐"고 물었고, 김 위원장이 "그럼 지금 넘어가 보자"고 화답하며 성사된 명장면 중의 명장면이었습니다.

판문점 선언 그후, 1년간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남북 교류가 물꼬를 텄고, 남북이 24시간 상시 연락할 수 있는 공동 연락사무소도 문을 열었습니다. 무엇보다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완화됐습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이 비무장화를 마쳤고, 서로 총부리를 겨누던 비무장지대 GP는 다가올 평화의 상징으로 재탄생 했습니다.

[이종수/북측 육군 상좌 (지난해 12월 12일) : 남측 성원들을 안내하기로 한 안내 책임자 육군 상좌 이종수라고 합니다. 성함 어떻게 부르십니까?]

[윤명식/육군 대령 (지난해 12월 12일) : 윤명식 대령입니다. 여기서 이렇게 만나는 것도 최초고…]

[이종수/북측 육군 상좌 (지난해 12월 12일) : 이 오솔길이 앞으로 대통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윤명식/육군 대령 (지난해 12월 12일) : 저도 바라는 바입니다.]

고성 DMZ에 조성된 평화둘레길은 유엔사 등 모든 허가절차를 마치고, 드디어 내일부터 국민에게 개방됩니다. 분단 이후 65년간 민간인은 발을 디딜 수조차 없던 곳입니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찾아 미리 한번 둘러봤습니다. 해안길을 직접 걷고, 해안길이 끝나는 '금강 통문' 앞에선 참석자들과 함께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솟대를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변해야 할 것이 변한 것보다 많습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천명한 판문점선언을 실현하기까지 아직도 많은 단계가 남아있죠. 하노이 2차 북미회담이 성과없이 끝나면서, 비핵화 협상은 지지부진한 답보 상태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비핵화 협상이 늦어지면, 제재 완화는 물론 남북 협력도 속도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 결렬 이후 첫 대화상대로 러시아를 선택했습니다. 북·러, 나아가 북·중·러로 이어지는 전통적 우방국들과의 공동전선을 지렛대 삼아, 대미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 적극적 플레이어가 되고자하는 러시아와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집니다. 두 정상은 첫 만남부터 만찬 끝까지 '밀착 케미'를 선보였죠. 선물도 교환했는데요. 우연인 건지, 아님 텔레파시가 통한 건지 나란히 장검을 선물로 준비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어제) : 이거는 이제 최고사령관이시니까 그런 명칭을 가진 그런 검입니다. 위원장 동지께서 이 동전을 저한테 주시고 저는 무기인 이 검을 위원장님께 선물로 주는 겁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어제) : 이건 내가 당신한테 드리는 선물입니다.]

[통역관 (어제) : 풍습에 따라서 칼을 줄 때는 악의를 품지 않았다는 의미에서 돈을 줍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어제) : 지금처럼 현대적인 무장이 없을 때는 옛날 장수들이 다 이런 장검을 소지했습니다. 절대적인 힘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당신을 지지하는 나와 우리 인민들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어진 만찬에서 푸틴 대통령은 "힘을 합치면 산도 옮긴다"는 북한 속담을 인용한 건배사를 했습니다. "러시아는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를 지지한다", "러시아도 역할을 하고 싶은데, 힘을 합쳐 산 한번 옮겨보자" 하는 것입니다. 비핵화 협상판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겠다는 것이죠.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는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거론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의 체제보장이 필요하며, 이를 논의할 북핵 6자회담 재개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어제) : 미국과 한국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북한에게 다자안보협력체제가 필요할 것이라고 봅니다.]

또 푸틴 대통령은 "회담의 결과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공유한다는 것, 다 좋은 얘기 아냐? 싶지만 속 뜻은 '우리가 중재자 역할 할테니, 나 거쳐서 얘기 좀 해봐' 이런 것입니다. 미국 언론들은 "푸틴이 트럼프를 한 방 먹였다"면서 "비핵화 외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을 약화시키며, 북한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북한도 미국에 견제 메시지를 보냈는데요. 회담 소식을 전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의 일방적이고 비선의적 태도로 한반도 정세가 위험한 지경"이라며 "한반도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향후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 말했습니다.

다만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에는 북러, 특히 북한은 역부족이었다 평가도 함께 나오고 있는데요. 미 국무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국제사회의 공동 목표라며 협상 이탈 움직임을 견제했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는 < 내일 판문점선언 1주년…복잡해지는 한반도 비핵화 방정식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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