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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중도하차, 결국 지지율 문제…정치권 손익은?

입력 2017-02-02 08:27 수정 2017-02-0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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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귀국하고 3주만에 대권의 꿈을 접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취재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조민진 기자 스튜디오에 나왔습니다. 불출마 변으로 반 전 총장이 여러 가지를 이야기했습니다. 기존 정치 구태, 자신에 대한 음해, 그래도 하지만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지지율, 현실적인 부분이라는 걸 보여주는 분석이 대체적이죠?

[기자]

네, 그렇게 보입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1위를 기록한 문재인 전 대표가 2위인 반기문 전 총장과는 더블스코어 지지율을 보이면서 그 차이를 20%까지 벌리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이 확고해지는 양상이었는데요. 문제는 이런 수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는 겁니다.

선거는 추세가 중요한데 반 전 총장은 귀국 직후 20%대 초반 지지율에서 잠깐 상승세를 보이면서 '컨벤션 효과'를 누리기도 했지만, 일주일 만에 하락세로 접어들었고요.

최근엔 10% 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반등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앵커]

지지율도 떨어지긴 했습니다만 반 전 총장은 본인 스스로는 현실 정치의 한계를 언급하면서 불출마 선언을 했거든요.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반기문 전 총장은 결국 어제까지도 무소속으로 불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도 자신을 '진보적 보수주의자'라고 보수세력 후보에 무게를 뒀었고, 최근까지 여권인 보수진영 주자로 인식돼 왔습니다.

그러나 이미 지난해부터 여권에서도 "기존 정당에 소속돼 있지 않고 외부에서 온 반기문 전 총장을 성공시키는 게 쉽진 않다"는 얘기가 나왔을 만큼, 현실정치의 벽을 넘는 건 반 전 총장에게 일종의 숙제였습니다.

지난해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거론될 때도 여권에선 "가능한 빨리 입당해야 된다"는 얘기도 나왔었고요.

"반 전 총장이 예컨대 정당 밖에서 20% 정도 지지율 갖고 있으면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정해지는 것을 보고 연대하자고 나서면 새누리당이 안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반 전 총장에게 이른바 '꽃가마'를 내주는 것은 우리 정치풍토상으로는 불가능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이런 부분도 영향이 있었을 것 같아요. 사실 그동안 가는 곳마다, 하는 말마다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가 많았고요. 구설수도 있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반기문 전 총장 개인적으로도 지난 3주간 각종 실언 등으로 끊임없는 구설을 낳았습니다.

한 예로 지난달 기자회견에선 "당이 없다 보니 모두 내 사비를 쓰고 있다. 종국적으로는 어떤 정당이든 함께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하면서 "그럼 돈이 없어서 정당에 입당하느냐"는 논란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준비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고요.

귀국 전부터 불거진 동생과 조카의 해외 사기 혐의, 이런 대목은 현재 '최순실 국정 농단'과 같은 측근 비리와 맞물려서 지지율 제고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예상치 못하게 반기문 전 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제 보수쪽 유력주자가 빠지는 상황인데, 올해 대선 주요 화두였던 '빅텐트' 이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빅텐트'란 것은 기본적으로 특정 계급이나 이념을 떠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이는 포괄정당, 혹은 중도정당의 개념입니다.

당초 반 전 총장이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면서 범보수 진영과 또 국민의당과 같은 야권의 비문재인 세력을 묶는 빅텐트 구상이 대두됐었는데요.

반 전 총장 불출마 선언으로 사실상 빅텐트론의 한 축이 무너진 셈이 됐습니다.

바른정당 역시 지금은 보수 단일 후보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중심으로 야권 중심의 이른바 '스몰텐트' 구성이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정도가 가능성으로 남아 있습니다.

[앵커]

한 10% 대 정도였습니다. 그렇다면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을 누가 가져갈 것인가. 앞서 저희가 어제(1일) 긴급 실시한 JTBC 여론조사 결과도 전해드렸는데, 물론 신중히 앞으로 봐야겠지만 일단 지금으로선 어떻게 봐야할까요.

[기자]

일단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황교안 총리가 반 전 총장 불출마 선언 전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또 다른 여권 주자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어제 JTBC 긴급 여론조사에서도 황교안 권한대행이 문재인 전 대표 뒤를 이어 지지율 2위를 기록하는 등 반 전 총장이 빠진 자리를 차지하는 결과를 보였는데요.

전문가들은 반 전 총장 지지층은 결국 보수나 충청도, TK라는 분석을 많이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야권 주자 중 가장 중도에 있는 것으로 꼽히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나 또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부동층이 많은 상황이고, 황교안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 자체가 불투명한데다 또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점도 감안하면 결과를 장담하긴 어렵습니다.

[앵커]

반 전 총장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표심이 황교안 권한대행으로 많이 간다는 분석은 나오지만 여전히 지금 지지율 1등은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아니겠습니까.

[기자]

문재인 전 대표로서는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가 중도하차하면서 대세론이 굳어진 계기가 됐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꼭 더 유리해졌다고 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궁극적으로 보수 진영 후보가 바뀌게 될 경우 야권의 가장 강력한 후보인 문 전 대표로서도 전략 수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보수진영에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거나 세대교체론이 대두될 경우 상대적으로 야권의 대선후보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대선 구도 자체를 예단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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