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빈부격차 소재로 강렬한 변주…언어의 벽 넘은 '충무로 이야기꾼'

입력 2020-02-10 20:13 수정 2020-02-11 01:09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92년 아카데미상의 역사가 산산조각이 났다" 시상식이 끝나고 나온 미국 뉴욕타임스의 반응입니다. 한국말로 한국의 문화를 담아낸 영화가 아카데미 감독상은 물론이고 각본상과 작품상까지 차지했으니, 정말 전 세계가 놀랄 만한 일입니다. '기생충'은 어떻게 언어의 벽, 자막의 한계를 넘어섰을까요.

온누리 기자입니다.

[기자]

"Is it okay with you?"
- 영화 '기생충'

2시간 11분 영화 내내 영어 대사라곤 서너 마디, 기생충은 한국말로 풀어냈지만 가장 미국적인 시상식인 아카데미의 각본상을 품에 안았습니다.

[한진원/작가 : 제 심장인 충무로 모든 영화 제작자들과 이야기꾼들과 이 영광을 나누고 싶습니다.]

낯선 한국의 말과 문화 그리고 미묘한 감성을 전 세계 사람들이 이해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이어서 영어 작품이 몇 발이나 앞설 수밖에 없는 각본상의 문턱.

그러나 빈부 격차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유머로, 공포로, 비극으로 변주한 '기생충'은 강렬한 이야기의 힘으로 세계를 녹였습니다.

그 뼈대를 도운 세심한 자막까지 더해지자, 오히려 해외 팬들은 영화를 통해 한국 문화를 읽어내며 또 다른 재미를 찾아내기도 했습니다.

[(람동), 이 음식은 부자들이 먹는 음식은 아니죠. 한국에서는 두 브랜드를 합쳐 '짜파구리'라고 불러요.]

훌륭한 글, 그리고 이야기에 숨결을 불어넣은 건 영상 하나하나를 채운 세밀한 구성입니다.

해가 안 드는 지하실에 생선뼈를 매다는 장면까지 따로 계산하고 계획이 없는 인물을 그려내며, 화면 속 모든 것을 철저히 계획했던 봉준호 감독.

"아들아,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 영화 '기생충'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의 노력이 더해져 아카데미의 작품상까지 꿰찼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그냥 영화가 아니라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기생충을 칭찬하며 "배우들이 연기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건 아직도 아카데미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화면제공 : NEON·AMPAS)
(영상그래픽 : 김정은)

 


 

관련기사

'기생충', 미 영화배우조합이 인정한 최고의 '환상 캐스팅' 자막 장벽 넘은 '각본상'…영어 없이 영국 흔들다 '짜파구리 메뉴' 내놓은 도쿄 식당…일본도 '기생충 찬가' 봉준호 "후보 감독들 존경…텍사스 전기톱으로 트로피 나눠 갖고 싶다" "아카데미, 그동안 한국영화 너무 무시"…현지서도 관심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