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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경남기업 법정관리 불똥…'속타는 내 집'

입력 2015-04-23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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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파트를 짓고 있던 건설회사가 부도가 나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가장 큰 피해자는 누구인가… 바로 입주 예정자들이죠. 단지 못들어가는 게 문제가 아니라 물어야 할 비용도 눈덩이처럼 커지기 때문입니다. 성완종 전 회장의 경남기업도 예외가 아닙니다.

밀착카메라 김관 기자가 현장을 찾아갔습니다.

[기자]

지금 제 뒤에 보이는건 서울 봉천동의 한 재개발아파트 신축공사장입니다. 그런데 이 공사의 시공사인 경남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보이는 것처럼 완전히 공사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당장 입주의 꿈을 안고 있던 재개발 조합원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고 하는데요, 보다 더 자세한 내용을 밀착해서 취재해 보겠습니다.

2년 전 착공한 이 아파트엔 519가구가 들어서기로 돼있습니다.

입지 조건이 좋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보였습니다.

[조윤경/공인중개사 : 봉천역 일단 도보로 5분 내에 가능하고, 여기서 초·중·고교 다 커버 가능하고 도보로 10분 안에요. 굉장히 좋은 입지죠.]

하지만 공사 중단으로 조합원들은 막막합니다.

[최연순/해당 아파트 입주 예정자 : 입주예정일은 2016년 6월로 돼 있는데, 지금 상황이 이렇게 늦어지면 6개월이 늦어질지, 1년이 늦어질지 예측을 못 하는데…]

[해당 아파트 입주 예정자 : 아들 주려고 기를 쓰고 (입주비) 넣었는데, 몸살도 났잖아요. 31평에 6억 원이 넘어가는 아파트라고요. 이게 지금. 말하나 마나 피가 마르는 거지, 안 그래요?]

최고 18층짜리 아파트인데, 달랑 4층 단계에서 모든 공사가 중단됐습니다.

공사 현장 관계자들은 취재진을 보자 문을 걸어 잠가버립니다.

차량 출입구는 굳게 닫혀 있는 가운데, 이쪽 옆에 나와있는 출입구를 열어봤습니다. 안쪽 모습이 보이는데, 제 머리 위로는 거푸집의 모습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채로 공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고요. 그 아래 바닥을 보니까 각종 공사 자재들이 그대로 쌓여만 가고 있습니다.

입주 예정자들은 공사 재개 가능성을 묻지만 소용 없습니다.

[경남기업 현장 관계자 : 경남기업 (법정) 관리인, 대한주택보증, 조합원의 의견일치가 돼야 공사 재개가 가능하겠죠. 어디 하나가 브레이크를 걸면 재개는 안 되겠죠.]

공사가 지연되면 가구당 수천만원의 추가 부담금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

며칠 전엔 이런 문자 메시지까지 왔습니다.

경남기업이 대납해오던 이주비 이자금을 이제 조합원들이 알아서 내라는 내용입니다.

[김은경/해당 아파트 입주 예정자 : 조합원들이 이자금을 납입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분들이 많지 않아요. 경남 사태 때문에 본인이 의도하지 않게 신용불량자로 될 수가 있는 거죠.]

이번엔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 공사장입니다.

경남기업 신축 아파트의 모델하우스입니다. 798세대에 대한 분양이 진행중이라고 내걸려 있습니다. 그 옆이 이 아파트가 들어설 부지입니다.

그런데 한창 공사가 진행돼야 할 시간에 대형 크레인 두 대는 우두커니 멈춰있고, 그 아래에서 바쁘게 움직여야 할 공사 인부들도 전혀 눈에 띄질 않습니다.

약 3주 전부터 공사가 전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마감이 임박했다는 현수막이 무색하게도, 분양을 문의하는 발길은 뚝 끊겼습니다.

[모델하우스 관계자 : 여기가 멈춰버리면서 분양이 완전히 멈춘 상태죠. 가계약 하신 뒤 취소한 분은 계시고요. 계약하신 분들도 취소가 되지 않느냐 말씀하세요.]

경남기업이 지금까지 진행해오던 아파트 공사는 전국적으로 3500여 가구.

이번 경남기업의 법정관리는 지난 1951년 창사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법정관리의 불똥이 전국의 각종 공사장으로 튀면서 애꿎은 입주예정자의 시름만 깊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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