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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무' 마케팅 원조 'MSG', 오해와 상술 사이…

입력 2015-03-10 21:32 수정 2015-03-10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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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처럼 식품첨가물이 몸에 해롭다는 건지 그렇지 않다는 건지 소비자는 헷갈립니다. 어찌 보면 이런 '무' 마케팅의 원조격인 식품첨가물이 바로 MSG입니다. 지금도 MSG가 몸에 나쁜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MSG FREE, 즉 MSG가 없다는 마케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박소연 기자가 이 논란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홍대앞 거리에 나왔습니다. 시민들은 MSG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MSG는 해롭다와 안전하다는 단어 가운데 어떤 말이 어울릴지 선택해달라고 했습니다.

[김용순/대전 서구 : 조금은 괜찮고 많이는 해로울 것 같아요.]

[김경주/경기도 남양주 : 천연이 아니기 때문에 되도록 사용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시민 2백명 가운데 124명은 해롭다, 75명은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MSG는 불안하다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있는 겁니다.

MSG 유해성 논란은 1960년대 말부터 시작됐습니다.

미국의 호만 콕이라는 중국계 의사가 중국 음식을 먹으니 두통이 생기고 소화가 안 된다며 그 원인이 MSG일 것 같다는 편지가 한 의학저널에 게재되고 부터입니다.

그 후 1990년대 우리나라에서도 MSG 논란이 본격화됩니다.

미원과 미풍이 뜨겁게 경쟁하던 조미료 업계에 한 업체가 가세합니다.

[남편을 위해 맛그린으로 바꿨다. MSG로 맛을 내지 않은 양념]

모든 생명체는 20가지의 아미노산을 갖고 있는데 이 가운데 하나가 MSG입니다.

MSG는 자연에 존재하는 천연물질이지만 화학조미료로 잘못 알려진 겁니다.

다시마와 멸치, 토마토, 심지어 모유에도 MSG가 풍부합니다.

하지만 MSG를 안 쓴다고 내세운 음식점은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들 음식점은 대체로 가격도 저렴하지 않은 편입니다.

그런데도 MSG 안 쓴다는 음식점은 붐빕니다.

[이희열/서울 양천구 : 조미료 안 들어갔다 하니까 왠지 더 건강해진 느낌?]

취재진은 MSG와 관련한 학회 발표 자료와 논문을 조사했습니다.

이 가운데 비만을 연구하기 위한 모델로 'MSG'를 투여해 비만 쥐를 만든다는 실험 내용이 눈에 띕니다.

꼼꼼히 살펴봤습니다.

MSG로 비만 쥐를 만들고 연구한 한 교수님을 만나보겠습니다.

[김용운 교수/영남대 의과대학 : 칼로리 높은 음식을 주어서 뚱뚱해지게 하는 방법이 있고 손쉽게는 화학물질(MSG)을 주사해 비만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태어난 지 이틀된 쥐에 몸무게 Kg당 MSG 4g씩 투여합니다.

이런 방식은 4일 째, 6일 째, 8일 째, 10일 째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됩니다.

성장호르몬을 만드는 뉴런이 파괴된 실험 쥐는 작고 뚱뚱한 모양으로 자라게 됩니다.

하지만 MSG로 만든 비만 쥐 연구는 최근 중단했습니다.

비만을 연구하기 위한 모델로 적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용운 교수/영남대 의과대학 : 예전에는 비만의 특징을 보기 위해 MSG 유도 비만 모델을 사용했는데, 사람과의 관련성을 찾기 어려워 실험을 중단했습니다.]

김 교수는 갓 태어난 쥐에 MSG를 과다하게 투여한 것이기에 실험과 MSG 유해성을 연관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용운/영남대 의과대학 : (성숙한 쥐에는) 반응이 없습니다. 자라난 세포에서 MSG를 아무리 주사해도 그런(비만 쥐) 효과는 생기지 않습니다.]

미국 FDA와 세계보건기구 등도 섭취 허용량을 정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MSG는 안전하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최낙언/향료 연구가 : 모든 물질에 독성이 있는데, MSG는 굉장히 안전한 편에 들어갑니다. 소금보다 7배 안전하고, 비타민에 비해서도 훨씬 안전합니다.]

MSG처럼 첨가물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파장도 크기 때문에 식품업계는 무첨가 마케팅을 벌이며 신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 사이 적게는 수백 원부터 많게는 수천 원씩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습니다.

[박명희 공동대표/(사)소비자와 함께 : 더 건강한 걸 먹고 싶어서 사먹었는데, 그게 아니라고 하면 배신감 느끼죠.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방식은 바꿔야 할 때 아니냐.]

누군가에 의해 건강저해 첨가물의 대명사가 돼버린 MSG.

소비자들은 여전히 마음을 놓지 못하고, 그 사이 이런 불안 심리를 노린 상술만 판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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