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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옆 축전지, 건물내 피서지…일본 절전 백태

입력 2012-07-0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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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 등 국내 산업계가 "올여름에 일본 수준의 절전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일본의 절전 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식 절전의 키워드는 '낮 대신 밤에 전기 사용하기', '아이디어', '조금씩 줄이기', '자체 발전'이다.

◇ 낮 대신 밤 = 주택 기업인 다이와(大和)하우스공업은 6월부터 오사카시 23층 본사 빌딩의 사무실 책상 옆에 리튬이온 축전지 256대를 놓아뒀다. 축전지 1대의 무게는 65㎏, 용량은 2㎾h다.

전기가 남는 심야에 충전했다가 전력 사용이 늘어나는 오후 1∼4시에 컴퓨터나 책상 조명을 켜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2010년 대비 30% 절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런 방법을 고안했다.

후쿠오카(福岡)시의 도후쿠(東福)제분은 2일부터 오후 1∼4시께 약 3시간 동안 제분기를 멈추고, 야간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인건비가 늘어도 전기 요금이 줄면 비용면에선 플러스다"라고 말했다.

일본 코카콜라는 2일부터 낮의 소비전력을 95% 줄이고도 음료수 온도를 5℃ 이하로 유지할 수 있는 신형 자동판매기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진공단열재를 많이 사용하고 틈을 메운 덕에 밤에 8시간만 전기를 사용하면 된다.

◇ 아이디어 = 이토추(伊藤忠)상사는 6월부터 도쿄 본사에 '쿨 다운 룸'이라는 방을 2곳 만들었다.

에어컨 온도를 28℃로 올리는 대신 사원(지하 1층)과 손님(지상 1층)들이 잠시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에어컨 온도를 15℃로 낮춘 건물 내 '피서지'를 설치한 것이다. 쿨다운 룸은 천장을 낮춰 전기를 아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8℃ 여름'을 지내면서 제기된 사원들의 불만을 해결하려고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

파나소닉은 여름휴가를 8월에서 7월로 앞당기기로 했다. 오사카부 가도마(門眞)시에 있는 본사 직원 1천명은 이달 23∼27일에 여름휴가를 떠난다.

◇ 조금씩 줄이기 = 편의점 체인 스리에프는 요즘 점원들이 수시로 냉장냉동 설비의 문 안쪽을 닦고 있다. 문을 여닫을 때 이슬이 맺혀 상품이 보이지 않게 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평소 같으면 전열선을 사용하지만, 조금이라도 전기를 아끼려고 전열선을 끄고 점원들이 나선 것이다.

또 다른 편의점 체인인 로손은 1일부터 에어컨 온도를 2℃ 올렸다. 냉동 설비의 조명도 껐고, 가게의 정면 간판은 양쪽 끝만 껐다. 이 정도로도 전기를 2010년보다 25% 아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오사카 한큐백화점과 한신백화점도 본점 외벽의 백화점 로고 조명을 끄기로 했다. LP가스 대기업인 이와타니(岩谷)산업은 점심 시간을 낮 12∼오후 1시에서 오후 1∼2시로 바꿨다.

전기 사정이 나쁜 오사카와 규슈에는 철도 운행 편수나 차량 수를 줄인 곳도 적지 않다.

◇ 자체 발전 = 모리빌딩은 도쿄 롯폰기(六本木)에 짓는 지상 47층의 '아크힐즈 센고쿠야마(仙石山) 모리타워' 빌딩에 도시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대형 비상용발전기 2대를 설치했다. 정전 시 빌딩 전체 최대전력 수요의 85%를 충당할 수 있다. 도시가스 배관은 대형 지진에도 견딜 수 있다.

빌딩 입주자를 끌어모으려면 '비상시 전기 사용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판단했기에 지난해 3월 동일본대지진 직후 7억엔(10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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