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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고시촌 '출판물 무단 복사' 악순환…해법은?

입력 2019-03-18 08:36 수정 2019-03-1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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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학기만 되면 대학가에선 복사하는 게 일입니다. 한 학기 동안 쓸 교재를 복사하는 건데 최근에는 교재를 통째로 스캔한 뒤, 디지털 파일로 공유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엄연히, '저작권 위반'이라서 정부까지 단속에 나섰지만 몇십만 원 책값이 부담인 학생들에게는 여전히 불법 복사의 유혹이 큽니다.

밀착카메라 정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지금 같은 대학교 개강 시즌에는 교내 복사실에 학생들이 몰리는데요.

꼭 강의에 쓰이는 책 원본을 사지 않더라도 보다 더 싼 값에 복사본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김00/대학생 : 책이 비싸서 부담도 되고 책을 다 보는 것도 아니고 필요한 부분만 볼 수도 있고 그래서…]

대학교 교재는 2만 원에서 비싼 책은 10만 원이 넘습니다.

[김용원/대학생 : 못해도 대여섯 권 사야…학기마다 다르긴 한데 20만~30만 원 사이 들어요.]

최근에는 책을 통째로 스캔해 디지털 파일로 공유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고00/대학생 : 구글링 많이 해서 찾는 편이고 아니면 수업을 미리 들었던 선배라든지 동기들한테 자료가 있으면 받아 보는 형식으로…]

하지만, 저자와 출판사가 있는 책을 전체 10% 이상 복사하면 저작권 위반에 해당됩니다.

일부에서는 교수가 자신의 책도 아닌 다른 저자의 책의 제본을 맡겨두고 학생들이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요, 이 역시 명백한 저작권법 위반입니다. 한번 직접 책을 살 수 있는지 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 시내 한 대학 복사실입니다.

단속을 피해 복사본들을 대놓고 팔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과목명을 말하자 컴퓨터에서 파일로 바로 찾아줍니다.

[몇 장까지 원하는 거야? 이렇게까지 10장까지고. 1만8000원.]

실태가 어떤지 취재진이 직접 단속반과 동행해 봤습니다.

경기도의 한 대학교 복사실.

[불법 복제물 점검 나왔습니다.]

문체부와 저작권보호원 합동단속반이 들어와 곧바로 불법 제본된 책들을 찾아냅니다.

[이건 출판사가 나와 있기 때문에 불법 복제물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교수님이 주신 거라서 짜깁기하셔서) 이거는 그냥 책을 완전히…]

학교 외부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그건 엄청 양이 많은 책을 교수님이 편집을 해서) 이게 책이 500페이지 되는 거 같아요. 근데 거의 400페이지를 하셨어요.]

최근 단속이 강화되면서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A인쇄업소 : 몇 장씩 뜨는 건 제가 해드릴 수 있는데 전체 뜨는 건 요즘 학기 초라서 다 단속반들이…]

[B인쇄업소 : 우리가 가지고 있으니까 파일 제목을 얘기하면 찾아놓을게요.]

고시촌 인근의 불법 복사 실태는 더 심각합니다.

서울의 한 고시촌 복사 골목입니다.

페이지에 따라 가격이 정해져 있습니다.

[C인쇄업소 : 800페이지요? 스캔하면 1만4000원 정도 나오겠는데요.]

복사를 많이 할수록 할인폭은 커집니다.

[D인쇄업소 : 너무 두꺼워서 두 권으로 하면 4000원을 추가해. 복사는 2만4000원 정도, 스캔해서 하려면 2만원 정도.]

미국의 경우 아마존과 같은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학생 전용 대여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교재를 종이책이나 전자책으로 저렴하게 빌릴 수 있습니다.

교재를 전용으로 펴내는 대형 출판사들도 자체적인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

하지만, 국내의 경우 대학 교재들의 대여 서비스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문영훈/대학생 : 도서관 홈페이지에 가면 논문 같은 경우엔 볼 수 있긴 한데 책 같은 경우엔 인터넷으로 얼마나 접근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고요.]

출판물 무단 복사를 단속하는 것이 능사는 아닐 것입니다.

꼭 학생들이 책을 사야만 하는 것인지,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을지 모색해야겠습니다.

(인턴기자 : 한상헌·윤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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