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른바 '갑질' 논란은 도처에서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엔 한국 태권도의 본산, 국기원입니다. 최근 국기원 원장이 직원을 부당하게 해고하고 폭언을 쏟아냈다는 의혹이 불거졌는데, 저희 취재진이 관련 정황이 담긴 녹취파일을 입수했습니다. 이 파일에는 입에 담기 힘든 욕설, 폭언 등이 담겨 있었습니다.
신진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외 각종 태권도 심사와 행사를 주관하는 국기원입니다.
매년 수십억원의 국고 지원금을 받는 곳이기도 합니다.
경찰은 지난 4월 오현득 원장 등 경영진에 대해 공금 횡령과 채용비리 혐의를 포착해 수사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오 원장이 경찰 조사를 앞둔 직원 강모씨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두 사람의 대화 녹취 파일에서입니다.
[오현득/국기원 원장 : 진술을 하게 되면 있는 그대로 다 나눠주고 한두 개 남은 것 줬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라고…]
강씨에 따르면 해외 지사 선물용으로 구입한 물건을 국내의 다른 관계자 등에게 제공한 의혹과 관련해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는 겁니다.
오 원장은 이 같은 진술에 대한 대가도 얘기합니다.
[오현득/국기원 원장 : 이 자식아 앞으로 내가 널 어떻게 쓸려고 생각하고 있는데…네가 임마 연수원장 할 놈인데, 지금 네 나이에…]
8분 가량의 대화에선 욕설도 계속 이어집니다.
[오현득/국기원 원장 : 멍청한 XX야, 그것도 모르고 XX을. 발로 차 버릴라. 이 XX놈아. 그러니까 한 소리 하지 말고 잘 하고 있어봐, 이 XX야.]
강씨는 경찰 조사를 마친 뒤에도 오 원장으로부터 진술 번복을 강요당했고, 결국 사직서를 써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강모 씨/국기원 직원 : 진술 번복 안 한다고 하니까 네가 주범 아니냐, 네가 주범이 아니면 사직서를 써라. 그래서 할 수 없이 사직서를 썼어요. 비참하죠.]
이에 대해 국기원 측은 오 원장이 거짓 진술은 물론 사직을 강요한 사실도 없다고 해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