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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심판진에 "OO대 밀어라" 압력…왕중왕전마저 '검은손'

입력 2022-04-11 20:11 수정 2022-04-11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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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판정조작 의혹은 대통령기뿐만이 아닙니다. 전국야구대회 왕중왕전에서도 나왔습니다. 대학야구연맹 사무처장의 측근이 수시로 심판에게 전화해 특정 대학을 잘 봐주라고 압박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계속해서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2021년 전국야구대회 왕중왕전 32강.

당시 C대학과 D대학의 경기 영상입니다.

이 경기가 열리기 이틀 전 심판부 총무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옵니다.

당시 사무처장 김씨의 측근인 대학야구연맹 특보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대학야구연맹 사무처장 측근 (심판부 총무와의 통화) : 지금 C대학 경기가 횡성이냐? 그 경기만큼은 OOO형(C대 감독)이 촛대가 많이 서 있더라고. D대학한테 많이 당해서.]

C대학을 잘 봐달란 겁니다.

[대학야구연맹 사무처장 측근 (심판부 총무와의 통화) : 심판 배정 나오는 대로 얘기해줘 봐. (외부에 공지하지 말라고 했는데…) XX, XX. 형이 외부냐? (아닙니다.)]

경기 당일 또 당부합니다.

[대학야구연맹 사무처장 측근 (심판부 총무와의 통화) : 주심 누가 들어가지? D대학한테 두 번 자빠진 경험이 OOO형(C대 감독)이 있어서 머리 아프다고 하니까 잘해드려.]

C대학은 32강을 넘어 8강까지 올랐습니다.

이번엔 경기 도중 전화를 걸어 조치하라고 합니다.

[대학야구연맹 사무처장 측근 (심판부 총무와의 통화) : 주심 불러서 얘기해라. 포수가 밖으로 빠졌는데도 볼을 세 개를 제치는 거야, 결정적일 때. C대학이 점수 낼 상황이잖아.]

취재진에겐 청탁이나 대가를 받은 건 아니고 친분이 있던 감독을 위해 한 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학야구연맹 사무처장 측근 : (C대학을 잘해주라는 말은 왜 한 거예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고요. 우리가 (심판에게) 청탁해봐야 반대로 갈 거 알면서 그냥 짠한 형이라 잘해주라고.]

따로 지시가 없을 땐 사무처장 김씨의 지시가 있었다는 증언도 나옵니다.

[전 대학야구연맹 심판 : 경기 중에 저를 부르는 거예요. 'OO대 밀어라'…대꾸도 안 했어요. 근데 6회, 7회에 또 와서 계속 뒤에 있는 거예요, 안절부절못하면서.]

심판들은 이같은 판정 조작이 오랜 기간 관행처럼 이뤄져 왔다고 말합니다.

[전 대학야구연맹 심판 : 솔직히 (그동안) 승부를 조작하면서 큰돈이 오간 건 아니에요. (다만 이렇게 불이익을 받은) 애들은 성적이 떨어지면서 프로에 갈 확률이 떨어지는 거죠. 용돈벌이에 그 애들을 안 썼으면 좋겠어요.]

홀로 타석에 선 학생은 텅 빈 관중석에 앉은 부모와 함께 프로선수의 꿈을 쫓아 온 힘을 다해 달립니다.

이들에겐 경기 매 순간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9회말 2아웃인 겁니다.

(화면출처 :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VJ : 김원섭 / 인턴기자 : 최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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