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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승계 준비 착착…팔고 붙이고 사업 재편 속도

입력 2016-02-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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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사업재편이 거침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선택과 집중'을 위해 적극적인 사업구조 조정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자와 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나 사업부문을 모두 정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금융·바이오를 제외한 비주력사업은 매각이나 체질개선,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모양새다. 제일기획의 매각 움직임도 이런 원칙의 연장선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매출 2조8067억원, 영업이익 9487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1위 광고회사다. 광고제작과 영업을 비롯해 삼성그룹 사내방송국인 SBC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행사기획도 맡고 있다. 지난해부터 삼성그룹의 스포츠단도 이끌고 있다.

실적이 나쁘지 않고 그룹 내 적잖은 역할을 하는 제일기획이 사업재편 전략에 포함됐다는 점은 이익이 나는 사업도 미래를 위해서는 과감히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 부회장의 그룹의 양대 축인 전자와 금융에만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해왔다. 이 부회장은 2013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 그룹을 진두지휘했다. 이 과정에서 방산·화학 계열사를 팔아치웠다.

2014년 11월 한화그룹에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방위산업),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석유화학) 등 4개사를 1조9000억원에 넘겼다. 지난해 10월에는 롯데그룹에 삼성정밀화학, 삼성비피(BP)화학, 삼성에스디아이(SDI)의 케미칼사업부문(별도법인으로 분리) 등 3개사를 3조원에 매각했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자신만의 색깔을 내는 작업을 더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이 부회장이 과거처럼 문어발식 사업 다각화보다는 핵심사업의 역량을 집중하는 경영노선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자와 바이오, 금융 중심으로 사업 재편은 물론 지배구조를 단순히 해 승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시나리오는 주택사업 부문 매각설과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설, 삼성물산·삼성SDS 합병설 등이다.

삼성물산이 주택사업부를 매각한다는 얘기는 꾸준히 나왔다. KCC와의 지분 맞교환 등 구체적인 매각 방식까지 거론되고 있다. KCC는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추진 당시 삼성물산 지분 5.7%를 사들이는 등 백기사로 나서기도 했다. 향후 KCC가 이 지분을 삼성물산에 넘기고 주택사업부를 받아온다는 시나리오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의 보유지분을 늘려 삼성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고, KCC는 기존 건자재 사업을 주택 사업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합병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 등이다. 삼성SDS가 오너의 보유 지분이 많다는 게 이유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의 지분을 매각하기 전까지 11.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삼성SDS의 지분을 활용해 삼성전자 등 주요계열사와 합병,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할 수도 있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0.57%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삼성SDS의 지분 2.05%를 매각하면서 합병설은 주춤해졌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의 합병설도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다.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그룹 내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삼성은 삼성물산→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로 돼 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 합병에 실패했지만, 합병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과정에서 실권주 발생시 일반공모 청약에 참여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SDS 보유 지분 2.05%를 처분했다. 매각 주식수는 158만7000주, 금액으로 3800억원(세후 약 3000억원) 규모다.

이 부회장은 애초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면 최대 3000억원까지 청약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실권주는 거의 발생하지 않아 이 자금은 고스란히 남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3000억원을 삼성물산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지분 매입이나 삼성엔지니어링에 별도의 방법으로 투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을 살리면서 삼성중공업,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다시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밖에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 보안관련 계열사인 에스원, 삼성카드 매각설 등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전자, 바이오, 금융을 중심으로 핵심사업의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며 "승계작업을 위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데도 중점을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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