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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엔딩'이 일으킨 '헌 노래' 쿠데타, 인기 요인은?

입력 2013-03-25 07:03 수정 2013-03-25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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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엔딩'이 일으킨 '헌 노래' 쿠데타, 인기 요인은?



버스커버스커가 또 사고를 쳤다. 봄바람과 함께 가요 차트를 흔들어 놓고 있다.

발매 1년이 지난 옛노래 '벚꽃엔딩'으로 온라인 음원 차트를 점령했다. 라디오에서도 24시간 울려 퍼지고, 거리 곳곳에서도 최신 유행곡처럼 들을 수 있다. ' 헌 노래'가 차트 1위로 재진입한 건 가요계에 처음 벌어지는 사건이다. 4월 컴백하는 '국제 가수' 싸이의 가장 강력한 적수는 '벚꽃엔딩'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대형 가수들이 신곡을 발표해도 차트에서 일주일 버티기가 힘든 게 요즘 상황. 버스커버스커의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전문가들은 '시즌송'의 위력을 첫 번째로 꼽았다. DJ DOC의 '여름이야기', 웸의 '라스트 크리스마스'처럼 특정 시즌만 되면 아련하게 떠오르는 대표 곡이 됐다는 것. '벚꽃엔딩'은 지난해 3월 29일 발표돼 벚꽃이 만개한 4월 중순까지 차트를 '올 킬'한 만큼, 올해도 '봄=벚꽃엔딩' 공식이 성립된다는 것이다.

다른 전문가들은 '벚꽃엔딩'의 노래 힘을 먼저 꼽았다. 계절적인 요인도 중요하지만, 워낙 음악 자체에 팬덤이 있고 중독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시즌송이 다시 사랑받은 경우는 많았지만, 차트 1위에 까지 진입한 경우는 처음이기 때문에 노래의 힘이 먼저란 얘기다. 가요계 전문가 5인에게 '벚꽃엔딩'이 일으킨 쿠데타의 요인을 물었다.

'벚꽃엔딩'이 일으킨 '헌 노래' 쿠데타, 인기 요인은?


<계절적인 요인>

▶작곡가 용감한 형제

"봄이라는 계절과 딱 맞아 떨어지는 곡이다. 아날로그 감성과 어쿠스틱 사운드, 주제가 담긴 가사가 이 계절에 잘 흡수되는 느낌이다. 음악적으로도 뛰어난 작품이다. 리스너들의 귀를 편안하게 하고,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좋은 곡이다. 2030 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어 한 번 흐름을 타니, 페이스북·트위터 등 SNS로 전파도 빠르더라."

▶KBS 2TV '불후의 명곡' 고민후 PD

"'벚꽃엔딩'이 봄의 대명사가 된 것은 확실하다. 노래만 들으면 봄이 떠오르는 기가 막힌 시슨송이다. 가요계 세태와도 맞물린 현상이다. '벚꽃엔딩'이후에도 1년 동안 전자음 위주, 퍼포먼스 위주의 음악들이 주를 이뤘다. 전 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는 음악이 없었다. 대중들은 감성적이고 아날로그적인 음악을 원했다. 이건 음반업계가 반성해야 할 일이다."


▶음원 사이트 멜론 대외협력팀 방지연 PL

"시즌송의 위력이다. 계절이나, 특정 장소와 관련된 음악들은 시대가 바뀌어도 꾸준히 사랑받는 경향이 있다. DJ DOC의 '여름 이야기' 같은 곡들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벚꽃엔딩'의 경우에는 지난해 굉장히 큰 사랑을 받았던 곡이다. 아직까지도 소비자들의 재구매 의욕이 남아있는 것 같다."

<노래의 힘>

▶록그룹 피아 멤버 심지

"계절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일단 그 앨범 자체가 명반이었다고 생각한다. 앨범이 나왔을 때 사실 충격을 받았다. 그렇게 미니멀한 가사와 구성으로 이런 노래를 하는 것이 굉장히 트렌디한 느낌이었다. 촌스럽지 않고 좋았다. 좋은 노래는 오래 사랑받는 것 같다. 그게 답이 아닐까."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

"노래의 힘이라고 본다. 사실 봄을 상징하는 노래는 많다. 그렇다고 다 '벚꽃 엔딩'처럼 히트하는 것은 아니다. 1년 전에 발표된 곡이 신곡과 경쟁해서 차트 1위에 오르는 것은 처음봤다. 라디오에서 좀 틀었다고 1위하는 것은 아니다. 다운로드부터 스트리밍까지 종합하는 거다. 이 노래 자체에 팬덤이 형성돼 있다는 이야기다. 이 노래가 나왔던 1년 전을 떠올리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듣고 지나간 사람과 사랑을 떠올렸다. 다시 이 시기가 되니 그 때의 응집력이 생긴 것 같다."

엄동진 기자 kjseven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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