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12.5미터, 둘레 4.7미터의 거목이 초속 20m의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습니다.
줄기가 꿈틀대는 용처럼 생겼다고 해서 '용송'으로 불리는 왕소나무입니다.
임진왜란과 6.25전쟁 때도 살아 남았지만 이번 태풍을 견디지 못했습니다.
6백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켜온 노송의 뿌리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훼손된 뿌리를 보호하기 위해 응급조치에 나섰지만 쉽지 않습니다.
[임금 묘지마냥 고봉을 쌓는 거야.]
부러진 노송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심정은 착잡합니다.
[최간난/마을 주민 : 우리한테는 동네에서 다 믿음직하고 믿고 사는 나무였죠.]
[이정숙/마을 주민 : 마음이야 다 안 됐죠. 동네에서는 큰 어른인데 살릴 수만 있으면 살리면 좋은데….]
왕소나무는 198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습니다.
[김영근/괴산군 담당 공무원 : 드러난 뿌리 부분을 덮고 부러진 가지를 제거한 뒤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조언을 얻어서 진행할 생각입니다.]
600년 된 천연기념물 103호 속리산 정이품송도 화를 입었습니다.
2년 전 강풍에 길이 4미터 가지 하나가 부러진데 이어 길이 4.5미터짜리 가지가 또 부러졌습니다.
보은군청은 전문가를 불러 부러진 가지의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방부 처리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