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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일상으로…"다시는 이런 사태 없기를"

입력 2015-07-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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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일상으로…"다시는 이런 사태 없기를"


국민들 일상으로…"다시는 이런 사태 없기를"


지난 국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지켜본 국민들은 마침내 정부의 종식 선언을 접하자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자"며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사태로 드러난 한국의료체계와 정부의 대응체계 미흡 등 민낯에 대한 통찰과 반성도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두번 다시 이런 사태가 벌어져서는 안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정부는 28일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 186명을 감염시키고 36명의 목숨을 앗아간 메르스에 대한 사실상의 종식을 선언했다.

지난 5월 20일 국내에 메르스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지 70여일 만이다.

◇ "메르스 종식 환영, 다시 앞으로 나아가자."

정부의 메르스 종식선언을 계기로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간호협회는 27일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이제 메르스의 공포로부터 벗어나 예전과 같이 일상생활에 전념해도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현영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현재까지 추가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도 없고, 환자들도 격리 치료받고 있기 때문에 감염 위험은 없다. 이제 안심하고 병원을 이용해도 된다"고 말했다.

일반 시민들도 안도감과 함께 앞으로의 기대감을 한껏 나타냈다.

건강기능식품 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김모(31)씨는 "메르스 사태로 면역증강제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만큼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이 컸다는 증거"라며 "메르스 종식 선언은 국민들이 감염에서 자유롭다는 뜻이라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전했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교에 재학 중인 손모(25)씨는 "메르스 때문에 시험기간에도 도서관에 가길 꺼려하는 학생들이 많았다"며 "이제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취업준비생 최모(28)씨는 "최근 취업박람회도 줄어 구직활동에 지장이 많았다"며 "하루 빨리 경기가 회복돼 기업들이 신규채용에 앞장서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미 메르스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고 일상생활로 돌아간 국민들도 적지 않다.

생후 6개월 된 아기를 키우는 백모(27·여)씨는 "처음에는 아기도 있고 하니 걱정돼서 집 밖에 잘 안 나갔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이 빠르게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김순호(25·여)씨는 "메르스 사태가 2개월 동안 끌고 갈 정도였는지 의구심도 들지만 그래도 끝났다고 생각하니 속시원하다"며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메르스에서 자유로워졌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직장인 신모(27·여)씨는 "나는 메르스를 잊은 지 오래"라면서도 "같이 일하는 분은 감기 걸렸는데 아직까지 병원 가는 걸 꺼리고 있다. 여전히 불안해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국민앞에 책임지는 정부가 되길"

고려대 환경의학연구소와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공동 발표한 '우리나라 건강 위험 인식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에 대한 시민의 신뢰도가 메르스 사태 이후 대폭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연구소가 메르스 사태 이전 전국 성인 3317명을 대상으로 보건복지부에 대한 신뢰 정도(1~7점)를 묻는 1차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들은 4.01점을 매겼다.

반면 메르스 사태가 진행 중인 6월18~25일 1026명을 대상으로 2차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들은 2.95점의 낮은 점수를 매겼다.

이처럼 국민들 대다수는 메르스 사태에 따른 '초기대응 실패', '투명하지 못한 정보공개' 등으로 더 이상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제약회사에서 임상실험 연구원으로 일하는 김모(30·여)씨는 "정부가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해 국민들의 신뢰를 많이 잃은 것 같다"며 "메르스 종식 선언은 반갑지만 그 보다 향후 국가위기시 대책 방안 등을 같이 발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원 정미정(31·여)씨는 "메르스 사태로 우리 정부의 무능함을 느껴 좌절감이 크다"며 "국민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먹고 살기 너무 힘든데 정부의 행동이 피로감만 쌓이게 했다"고 토로했다.

정씨는 또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안전"이라며 "WHO가 우리 정부의 초기대응 실패를 지적한 만큼 시스템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 대학로에서 공연기획자로 일하는 강재우(50)씨는 "메르스가 번지기 시작하면서 단체 예매 취소가 줄을 이었다"며 "메르스로 경제적 타격이 컸는데 정부나 언론이 위험을 조장하는 태도는 지양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위원장은 "초기대응 실패에 대해 WHO 기준을 그대로 적용했다고 주장한 정부가 종식선언을 할 때는 WHO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앞뒤가 안맞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의료산업, 관광산업 등 경제적 피해를 줄이고자 하는 정부의 '경제 우선주의'"라며 "의료산업화 정책에 대한 통찰이나 반성 없는 종식선언이 아니라 국민 앞에 책임지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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