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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세 뼘 트럭 짐칸에 가두고 1년…빗나간 동물 사랑

입력 2022-01-14 20:58 수정 2022-01-14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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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물을 사랑으로 돌봤다고 하더라도, 그 방식이 잘못됐다면 학대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땅에 같이 숨 쉬고 살아가는 동물들을 우린 어떻게 대하고 얼마나 존중하고 있는지, 밀착카메라 이예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이효정/동물보호단체 '도로시지켜줄개' 대표 : 트럭 안에서 강아지를 1년 동안 키우고 있는 차가 있어요.]

만약, 제보가 사실이라면 요즘 같은 추운 날씨엔 더 걱정될 수밖에 없는데요. 직접 가보겠습니다.

도착한 곳은 한 아파트 주차장. 사진과 똑같은 트럭을 발견했습니다.

이쪽으로 와보시면 이렇게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데요.

안에선 계속 개 짖는 소리가 들립니다.

[정희연/동물보호단체 '도로시지켜줄개' 활동가 : 하얀색 백구인데 그럼 어느 정도 크기가 클 거잖아요.]

더 가까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크기가 세 뼘밖에 안 되고요.

개가 밖을 볼 수 있는 건 이 틈밖에 없습니다.

[정희연/동물보호단체 '도로시지켜줄개' 활동가 : 낯선가 봐요. 아까 낮엔 먹던데. 냠냠!]

견주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학대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견주 : 60㎝예요, 개가. 근데 저거(짐칸) 70㎝예요. (밥은 어떻게 주세요?) 밥이요? 집에서 주죠.]

짐칸에서 나온 개가 취재진을 경계합니다.

견주는 특이한 상황인 건 인정하면서도,

[견주 : (차에서 강아지 두고 키우는 게 많이 있는 일은 아니잖아요?) 그렇죠.]

보호소에 보내자는 건 거절합니다.

[견주 : 시골에 우리 집도 있어요. (센터에서 도움을 주실 수 있어요.) 아니, 아니.]

날이 밝았습니다. 동물보호단체에선 견주를 설득해본다고 하는데, 저희도 계속 머물면서 기다려보겠습니다.

결국 이틀 뒤, 견주는 포기 각서를 썼습니다.

[견주 : (중성화 안 하셨어요?) 네. (동물 등록하셨어요?) 아니, 안 했어요.]

[동물보호단체 '케어' 직원 : 애가 좁은 공간에 살다 보니까 몸도 조금 변형도 있고.]

작별 인사를 하던 70대 견주는 눈물을 보였습니다.

[견주 : (다시는 아버님에게 돌려드리지 않아요. 아시겠죠?) 네. 아빠 가. 응?]

2020년 9월부터 키웠다고 합니다.

[견주 : 논 수로에 빠졌던 거예요, 이게. (사랑하는 건 알겠는데 방식이 틀렸어요.)]

견주가 포기한 개는 케이지에 실렸습니다.

바로 동물병원으로 간다고 합니다.

[이수민/동물보호단체 '케어' 대리 : (법적으로) 몸 크기의 2배에서 2.5배 이상 돼야 한다고 나와 있어요. 근데 보시다시피 아주 딱 들어맞는 공간에서 제대로 서지도 못했고요.]

인천에선 누가 강아지를 길에 놓고 갔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상자가 발견된 장소입니다. 이 나무 옆인데요.

상자에는 새끼강아지 3마리가 들어있었습니다.

취재진이 근처 CCTV를 확인해봤습니다.

누군가 차에서 내려 상자를 놓더니, 상인에게 무언가 말을 하고선 떠납니다.

[인근 상인 : 1만원에 팔라고 하고 놓고 갔다고 해. (강아지 어떻게 생겼어요?) 예쁘더라고. 부글(복실)하고.]

그 강아지들은 지금 이렇게 동물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안에 지낼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당분간 이곳에서 지내며 치료를 받게 됩니다.

[백민엽/수의사 : 체중 좀 잴게요. 3.3㎏. 회충 구제하니까 체중이 많이 는 것 같아요. 회충이 많이 있었거든요.]

보호단체는 두 사건 모두 동물에 대한 인식이 낮아 발생했다고 말합니다.

[이효정/동물보호단체 '도로시지켜줄개' 대표 : 귀한 생명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여기도) 학대나 방치돼 있던 걸 견주가 포기해서 데려온 아이들이에요.]

동물 학대는 최대 징역 3년까지 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 '우발적이다', '반성했다'며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칩니다.

'모든 국민은 동물의 보호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우리 법이 이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동물을 존중하고 책임감 있게 관리하는 게, 국민으로서의 책무이기도 하다는 겁니다. 밀착카메라 이예원입니다.

(VJ : 김대현 / 인턴기자 : 이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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