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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한 달 전 '아동학대' 신고…사망 왜 못 막았나?

입력 2020-06-04 21:35 수정 2020-06-1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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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학대로 숨진 9살 A군, A군 아버지와 동거인은 이미 한 달 전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돼 수사를 받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망에 이르는 끔찍한 학대가 또 벌어졌습니다.

무엇이 문제였을지, 긴급 팩트체크했습니다.

[앵커]

이가혁 기자, 먼저 시간 순서대로 사실관계를 좀 따져볼까요?

[기자]

5월 5일 어린이날이었습니다.

A군은 천안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머리 상처를 치료하고 돌아갑니다.

그리고 이틀 뒤인 7일, 멍 자국 등을 의심한 응급실 의료진이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합니다.

또 하루 뒤, 천안 서북경찰서는 충남아동보호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합니다.

전문기관이 A군 집을 방문한 건, 또 그 닷새 뒤인 13일이었습니다.

A군의 작년 담임교사 면담도 이뤄졌습니다.

우선 여기까지의 과정이 '즉시 신고, 즉시 조사'라는 원칙에 충실했는지, 조금씩 이렇게 시간이 늦어지는 사이에 범죄 흔적이 가려진 건 아닌지, 점검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그리고 5월 18일, 기관은 경찰에 '아동학대 사건 정보 공유회신서'를 보냅니다.

A군과 부모를 분리할 필요는 없지만, 학대 재발을 막을 수 있게 그런 방법을 지원한다, '가정 기능 강화'라는 결론을 공식 통보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바로 그 부분이 문제로 꼽히죠. 왜 피해 아동을 분리를 안 했냐, 왜 그랬다고 합니까?

[기자]

일단 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법률에는 학대 가해자와 아동을 격리하거나, 보호시설로 인도하게 돼 있습니다.

다만, 그런 긴급한 보호 필요성이 있는지는 경찰과 전문기관이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A군을 담당했던 경찰서와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피해 아동 본인의 의사와 지난해 학교생활, 부모의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했다고 저희 취재진에 밝혔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참사를 예측하고 막는데 실패했습니다.

[앵커]

그때 판단이 옳았는지, 기준상의 문제가 있는지는 별도로 조사를 해봐야 알 것 같군요. 그 이후에 피해 아동의 부친과 동거인이 조사를 받았잖아요?

[기자]

경찰은 앞서 말씀드린 아동보호전문기관의 1차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5월 21일, 24일 두 차례 아동학대 혐의로 두 사람을 불러 조사했습니다.

여기서 '지난해 10월부터 5월까지 아동학대 혐의'가 확인됐지만, 따로 분리해 보호할 정도는 아니라는 결론, 바뀌지 않습니다.

그리고 1주일 뒤, A군이 가방 속에 갇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실려 갈 때까지 첫 가정 조사 이후에 약 20일간 관계기관의 누구도, 다시 가정방문을 하거나 A군의 상황을 직접 확인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큰 문제는 관계기관의 첫 판단이 어긋나고 나니까, 다시 돌이킬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는 겁니다.

심지어 최초 가정방문 때 A군의 부친과 동거인은 조사관에게 "필요하면 도움 요청하겠다"고 밝히고, 학대를 이어갔습니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상담·교육 및 심리적 치료 등 지원은 권고 사항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쭉 보신대로, A군의 아동학대 피해사실은 이미 5월 초에 발견됐지만, 정작 현장에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올초에 아동학대를 막는 강화된 법이 만들어져서 이제 10월부터 시행됩니다.

시행 전에, 반드시 재점검이 필요합니다.

[앵커]

아이를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네요.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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