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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무사 전 수사관, "민간인 불법 사찰·간첩 조작" 폭로

입력 2017-10-11 21:09 수정 2017-10-11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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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 JTBC의 탐사 프로그램인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팀에서 그동안 취재해 온 내용 가운데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 건이 있습니다. 스포트라이트는 내일(12일) 방송됩니다마는, 오늘 미리 좀 보도해드릴 내용이 있습니다.

28년간 기무사에서 일했던 수사관이 저희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에게 민간인 불법 사찰의 실태를 폭로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말그대로 상상 그 이상의 것들을 담고 있어서 놀랍습니다. '해정'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집 열쇠따는 담당이라고 하는데, 이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 들어보시지요.

먼저 봉지욱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0년 10월, 윤석양 이병은 보안사가 민간인 사찰을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1300여 명의 사찰 대상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현재 문재인 대통령 등 야당 정치인과 각계 민주 인사들이 포함됐습니다.

파문이 커지자 보안사는 국군기무사령부로 간판을 바꾸고 민간인 사찰 금지를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28년간 기무사에서 수사관으로 일했던 이모 씨는 거짓 약속이었다고 주장합니다.

[이모 씨/전직 기무사 수사관 : 90년에 윤석양 사건 터지고 나서 민간인들은 하지 마라가 아니라, 가급적 하지 마라. 단, (사찰)하되 군 관련성은 꼭 집어넣어라.]

사찰 방법으론 도청, 미행은 물론 주거 침입까지 동원했다고 합니다.

[이모 씨/전직 기무사 수사관 : (기무사에) 열쇠 따는 담당이 따로 있어요. '해정'이라고. 통상 우리가 들어가면 명절날만 들어가요. 우리는 명절을 못 보내요. 우린 명절이 대목이에요.]

이씨가 관련 업무를 담당한 1989년부터 2003년까지 직간접으로 사찰했다고 밝힌 민간인은 25여가량 입니다.

김두관 의원, 고 신영복 교수, 진관 스님, 박상중 목사 등 재야 인사는 물론 일반 시민도 있습니다.

군인은 1명뿐입니다.

지난 1999년엔 경찰이 고 한단석 전북대 교수를 간첩 혐의로 수사해 재판에 넘긴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씨는 경찰이 아닌 기무사가 조작해서 간첩으로 만든 사례라고 말합니다.

[이모씨/전직 기무사 수사관 : 어떤 죄도 짓지 않으셨는데. 나중에 (기무사가) 뒤처리 하는 거 보니까. 죄스러운 마음도 있고 사과도 드릴 겸 찾아왔습니다.]

[고 한단석 교수 부인 : 진실이 밝혀져 너무나 감사합니다. 내가 이런 말을 들어야 하는 게 아닌데. 그 양반이 살아계셨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국군 기무사는 윤석양 사건 이후 민간인 불법 사찰은 없어졌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이 씨의 폭로가 나오면서 사찰이 언제까지 얼마나 더 이어졌는지 규명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영상촬영 : 이선우, 영상편집 : 오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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