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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5인 이상 손님 안 받았더니…"이 식당만 유난"

입력 2021-06-1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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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오는 일요일에 새로운 거리두기 안을 발표합니다. 다음 달부터는 조금 늘어날 걸로 보이지만 일단 지금은 사적으로 4명 까지만 모일 수 있지요. 그런데 식당에서 5명 이상 안 받겠다고 하면 왜 여기만 유난 떠냐, 융통성이 없냐, 이런 핀잔을 듣기도 합니다.

밀착카메라 이예원 기자입니다.

[기자]

가게에 5명이 들어올 수 없다는 종이를 붙여놨습니다.

벌써 반년 째입니다.

매출이 그 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자 테이블이 하나둘씩 차고, 식당도 모처럼 바빠집니다.

그런데, 5명이 넘는 손님이 자연스럽게 들어옵니다.

[(저희 여섯 분 안 돼요.) 따로도 원래 안 돼요? (네, 원래 안 되는 거예요. 죄송합니다.)]

저녁에도 마찬가지.

[저희 여섯 명인데 세 명, 세 명 나눠 앉을게요. (아, 안 되세요. 죄송합니다.)]

하루에 많게는 8번, 손님을 내보냅니다.

가장 속상한 건 이런 말을 들을 때입니다.

[이웅배/고깃집 운영 : 다른 가게는 받는데 왜 여기만 유난을 떠냐고 하세요. 5인을 왜 지키냐 하면서 저희를 역으로 신고하겠다고 하는 손님도 계셨고. 나가면서 욕을 하시는 거예요.]

정말 그럴까, 서울의 다른 식당가를 찾아 단체라고 해 봤습니다.

자연스럽게 들어오라고 말합니다.

[A식당 : (저희 7명인데요.) 이야기만 하지 마세요. 그냥 여기 앉으면 돼.]

[B식당 : (6명 정도 오는데요.) 네, 따로 앉으시면 돼요.]

[C식당 : (6명인데…) 한 테이블 거치고 모르는 척하고 들어오셔서 올 때는 조용히 들어오세요.]

5명 이상의 손님을 받는 곳과 받지 않는 곳, 모두 입장은 있을텐데요.

직접 가서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D식당 : 우린 (5인 입장) 절대 불가야. 그런 건 잘 지켜야 해요. 그래야 손님이 안전하다고 오히려 오는 거예요.]

반면 지침이 소용없다는 말도 들려 옵니다.

[E식당 : 붙여서 앉아야죠. 어차피 모르는 사람도 다 이렇게 앉는데. 그렇죠?]

이웅배 씨도 이런 가게를 목격해 신고도 해봤지만 소용없었다고 말합니다.

[구청 관계자/지난 3월 (이씨와 통화) : (저희를 욕해요, 사람들이.) 저희도 답답합니다. 점검도 할게요. 저희가 일하는데 이해 좀 해주시고…]

[이웅배/고깃집 운영 : 안 지키는 가게가 생길 수밖에 없잖아요. 관리를 안 하니. 말씀을 드렸는데 구청 분들은 나오시지 않고 바쁘시다고 하니까.]

어제(15일)까지 접수된 집합금지 위반 신고는 전국 6만 9715건, 서울에선 17,883건 입니다.

그럼 5인 이상이 모여 실제 과태료가 부과된 건 몇 건일지 서울시에 문의해봤습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개인 일행 190팀, 업주 49곳 총 239건입니다.

자치구 평균, 6개월간 9.5건인 겁니다.

[서울시 관계자 : (구청 직원들도) 다른 업무하다가 신고 오면 나가고 그러다 보니 인력 한계도 있고 (도착하면) 이미 흩어진 경우가 많고요. 신분을 알려줘야 과태료 부과가 가능한데 (거부하면) 강제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

지침이 느슨해진 사이 잘 지키는 가게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이웅배/고깃집 사장 : 아이러니하게 규정을 지키는 가게라 나쁜 가게로 낙인이 찍혔더라고요. 오시던 손님들도 안 오시게 되니까 (코로나가) 끝나도 두려운 상황이 되는 거죠.]

많은 자영업자들이 요즘 "왜이렇게 융통성이 없냐"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합니다.

국가의 방침을 따른 결과가 핀잔으로 돌아오는 겁니다.

지자체에 호소해도 달라지는 게 없으니 비어가는 테이블을 보며 더 절망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생겨난 갈등은 코로나가 보여주는 또다른 불편한 진실이 돼버렸습니다.

(VJ : 서진형 / 영상디자인 : 최석헌 / 영상그래픽 : 박경민 / 인턴기자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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