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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문재인 정부 첫 국정감사…여야 '증인 채택 전쟁'

입력 2017-09-25 18:45 수정 2017-09-25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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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정부의 첫 국정감사가 다음달 12일부터 실시됩니다. 여야는 벌써부터 증인 채택을 둘러싸고 갈등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부부싸움 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주장이 여야 갈등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오늘(25일) 야당 발제에서 관련 소식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노무현/전 대통령 (자료출처 : 영화 '노무현입니다') : 제 장인은 좌익 활동을 하다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결혼하기 훨씬 전에 돌아가셨는데 저는 이 사실을 알고 제 아내와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잘 키우고 지금까지 서로 사랑하면서 잘 살고 있습니다. 뭐가 잘못됐습니까? 이런 아내는 제가 버려야 합니까?]

네, 2002년 대선 경선 당시였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인 권양숙 여사의 가족 문제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습니다. 방금 보셨던 것처럼 "이런 아내는 버려야 하느냐"는 말로 정치적인 위기를 극복해냈던 건 유명한 일화죠. 그런데 8년 전 서거한 노 전 대통령을, 권양숙 여사 문제로 갑자기 다시 소환해낸 분이 있습니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입니다.

[음성대역 : 노 대통령 부인 권양숙 씨와 아들이 박연차 씨로부터 수백만 불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 씨는 가출을 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 책임이란 말인가…]

자, 이 발언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는 여야 갈등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민정비서관 출신인 민주당 박범계 의원. "MB의 적폐가 얼마나 크길래, 하는 궁금증과 공분이 커질 것이다." 이렇게 주장을 했죠.

실제로 민주당은 다음달 12일부터 열리는 국정감사에서 'MB 정부의 적폐 청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댓글 공작 의혹과 관련해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을 증인으로 요구하고 있죠. 정의당에선 아예 이명박 전 대통령의 출석까지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반면,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입니다. 조국, 정의용, 문정인, 탁현민 등 우선 출석 대상을 지정하고, 민주당과 힘겨루기 중입니다.

자, 이렇게 증인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터져 나온 정진석 의원의 '부부싸움 후 자살' 발언. 여야는 돌이킬 수 없는 갈등 상황으로 점점 빠져들고 있습니다. 오늘도 서로 말폭탄을 주고 받았습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전직 대통령이 부부싸움 끝에 여사님이 가출해서 몸을 던졌다? 이거야말로 이게 세상에… MB정부의 적폐를 가리기 위한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거죠.]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을, 사망 문제를 두고 우리 당의 정진석 의원이 한 마디 한 것을 그것을 침소봉대해서 본질은 외면하고…]

자, 파문이 커지자 정진석 의원이 한 발 물러서기는 했습니다. "상처를 주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며 권양숙 여사에게 유감 표명을 했죠.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오늘은 또 좀 다른 뉘앙스의 주장을 했습니다.

자, 오늘자 조선일보 인터뷰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하고 계셨다. 문재인 대통령도 수사 정황을 짐작하게 하는 내용을 인터뷰에서 비교적 소상히 밝혔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자, 정 의원이 언급한 인터뷰는 2009년 6월 2일자 한겨레에 실려있습니다. 실제로 비슷한 대목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대목 역시 "뇌물 문제로 부부싸움을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게 민주당의 지적입니다. 실제로 노무현재단 측은 "부부싸움을 한 적도 가출을 한 적도 없다"면서 유가족 명의로 정 의원을 고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한국당은 "도대체 뭐가 허위사실이라는 얘기냐.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수수 의혹 사건을 재수사하라"며 논점을 옮기고 있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 결국은 640만 달러 뇌물 사건의 재수사 문제와 그리고 640만 달러 범죄수익 환수 문제에 귀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합니다.]

민주당에선 "노 전 대통령 문제가 전가의 보도냐", 이런 지적도 나옵니다. 사실 한국당에선 수세에 몰렸을 때 '노무현 카드'를 꺼냈던 일이 적진 않았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2월 28일) : (지사님 이번에 무죄는 받으셨는데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남아서…) 지금 민주당 1등 한 후보는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입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4월 25일) : 노무현 대통령께서 돈을 박연차한테 직접 전화해서 요구를 했다고 돼 있습니다. (이 보세요. 제가 그 조사 때 입회했던 변호사입니다.) 아니, 말씀을 왜 그렇게 버릇없이 해요. (그렇게, 그렇게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하니까.) 이 보세요 라니.]

자, 국감을 앞둔 정치권엔 전운이 감돕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갈등까지 확산되면서 증인 채택 문제는 갈수록 꼬이고만 있습니다.

자, 오늘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음악을 들려드립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고향집 하늘 위엔 굴뚝 연기가
투사가 되어 조국의 내일…
"안녕하세요, 저 노무현입니다."

네, 영화 '노무현입니다'의 엔딩 장면이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흥얼거렸던 노래는 '선봉에 서서'라는 곡입니다. 이어서 나오는 노랫말은 이런 겁니다. '조국의 내일…이 몸과 이 혼으로 싸워나가리.' 안보 위기로 조국의 내일이 그 어느 때보다 예측불허입니다. 하지만 여야의 갈등은 날로 극심해지고만 있죠. 여야 모두 감정에 치우친 정쟁 대신 '조국의 내일'이란 말 앞에 합심하겠다는 결의가 필요하다는 게 국민들의 명령입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국감 앞두고 여야 '증인 전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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