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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난민들, 고난의 '이드 알 피트르' 귀향

입력 2016-07-07 13:10

오는 8일까지 터키-시리아 국경 일시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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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일까지 터키-시리아 국경 일시 개방

시리아 난민들, 고난의 '이드 알 피트르' 귀향


시리아 난민들, 고난의 '이드 알 피트르' 귀향


시리아 이들리브 주에서 건설 노동자로 일했던 아부 이브라힘은 3년 전 폭격을 피해 고향을 떠났다. 현재 터키 케이세리에 머물고 있는 이브라힘은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알 피트르'(Eid al-Fitr)를 맞아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이브라힘은 중동전문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와 인터뷰하며 "아버지가 손자를 데리고 명절을 지내러 오라고 얘기했다"며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만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의 권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브라힘은 "터키 당국이 작년에도 국경을 개방해 고향에 다녀올 수 있었다"며 "내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를 볼 수 있는 명절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브라힘처럼 명절을 쇠기 위해 잠시 시리아로 돌아가려는 난민은 수천 명에 달한다고 MEE는 보도했다. 터키는 자국 내에 머물고 있는 난민들이 고향에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일시적으로 국경을 개방하고 있다.

고향으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다. 난민들은 검문소 여러 곳을 거치기 위해 수 시간을 뙤약볕 아래서 기다려야 한다. 검문소에서는 터키에서 난민으로 등록됐다는 것을 증명하는 외국인등록증 '킴리크'(kimlik)을 확인한다.

일일 마감 시간인 오후 9시 이전에 검문소를 통과하지 못하면 텐트도 없이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 최소한의 식량과 물로 버티다가 혼절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 당국은 올해 명절에만 5만여 명의 난민이 국경을 건너 이들리브 주로 이동할 거라고 추산했다. 국경 개방 이후 현재까지 2만5000여 명이 시리아로 돌아갔다고 한다.

고향을 방문한 난민들은 오는 8일 안에 터키로 돌아와야 한다. 이날 이후 국경이 다시 폐쇄되기 때문이다.

난민들은 고향을 방문하기 위해서라면 중간에 닥칠 위험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모하메드 알 압둘라는 31시간에 달하는 긴 여정을 통해 국경에 도착했다. 압둘라는 이스탄불에 거주한 18개월 동안 단 한 번도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 압둘라의 고향인 시리아 하마 주는 폭격으로 초토화됐지만,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든 관계 없이 고향에 가겠다고 했다.

압둘라는 "터키 당국이 시리아인들이 돌아갈 수 있도록 국경을 개방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기회를 잡았다"며 "가족을 보는 것이 앞으로의 걱정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근 국가 레바논에 있는 시리아 난민들은 당국의 단속을 두려워하며 명절을 보내고 있다. 레바논 당국은 라마단 기간이었던 지난달 27일 시리아 국경과 인접한 카아 마을의 교회에서 연쇄 자폭 테러가 일어나자 시리아 난민 400여 명을 체포하는 등 단속을 강화했다.

테러범들은 레바논 내의 시리아 난민캠프 출신이 아닌 시리아 본토에서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여전히 레바논 군은 "이드 알 피트르 행사가 진행되는 장소에 극히 예외적인 보안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그 일환으로 군인을 파견해 순찰하게 하고 이동식 검문소를 설치해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시리아 국경과 가까운 지역에 거주하는 시리아인들은 해가 진 뒤 집에서 나올 수 없게 됐다.

베이루트에 살고 있는 한 시리아 남성은 "지난 4년간 레바논에서 지냈는데 올해만큼 명절보내는 기분이 나지 않은 적이 없었다"며 "이곳에 있는 시리아 사람들은 축제를 즐길 기분이 아니다. 시리아인들이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는 서로 명절을 축하하는 말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체포될 것이 두려워 자신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드 알 피트르'는 이슬람 단식 성월 라마단이 무사히 끝났음을 축하하는 주요 명절이다. 무슬림들은 가족, 이웃, 친구와 모여 음식을 나눠먹고 선행을 베푼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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