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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직원 가족회사에 5년간 '몰아주기'…여가부 늑장 파악

입력 2020-10-14 21:12 수정 2020-10-14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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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공기관이 직원의 가족이 차린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습니다. 5년간이나 계속됐습니다. 여성가족부의 산하 기관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여가부는 뒤늦게 이 사실을 파악했지만, 조직적으로 공모했는지는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여성국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은 여성가족부 산하 공공기관입니다.

청소년 체험 활동을 돕고, 수련 시설도 관리합니다.

여성가족부는 최근 감사를 통해 진흥원이 2015년부터 5년간 해외여행사업비 17억 원을 A부장 가족들 회사에 몰아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해당 기간 해외여행사업비의 절반이 A부장 동생과 아내가 대표인 여행사들로 빠져나갔습니다.

A부장은 겸직금지 규정을 어기고, 동생이 대표인 여행사의 사내이사를 맡기도 했습니다.

본인이 계약업무를 담당하던 2012년엔 동생 업체와 직접 계약했습니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감사실 관계자 : 그 부분은 저희가 인지를 못 했던 부분이 있는 거고요.]

진흥원 측은 가족 회사란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하지만, 직원들 얘긴 다릅니다.

[박승규/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노조 사무국장 : 내부적으로는 그분이 어떤 여행사, 가족 분들이 여행사를 하고 있다 라는 것은 내부적으로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더라고요. ]

A부장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조직적인 공모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포착됩니다.

2018년 경쟁입찰에선 A부장 가족 회사들이 진흥원이 책정한 사업비와 비슷한 금액을 적어냈습니다.

사전에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큰 겁니다.

1000만 원 이하 사업은 정식 계약서 없이 진행할 수 있단 점도 악용했습니다.

진흥원은 2017년과 2019년, 1000만 원이 넘는 사업을 두 개로 쪼개 A부장 가족 회사들에 맡겼습니다.

A부장 혼자만의 힘으론 하기 어려운 일들입니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A부장 : 거기 감사 결과보고서에 나온 그대로요. 제가 기자님한테 따로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여가부는 그동안 정기적으로 진흥원을 감사했지만, 올 초까지 이런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여가부 관계자는 "업무방해나 횡령, 부정 청탁 의혹에 대해선 수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돼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식 수사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경찰은 "여가부가 수사 의뢰를 간단하게만 보냈고 이 내용만으로는 정식 수사를 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A부장은 정직 3개월 징계가 확정돼 올 12월 진흥원으로 복직합니다.

(VJ : 김동진 / 영상디자인 : 정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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