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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양파 풍작의 역설…가격 폭락에 속 타는 농심

입력 2018-04-18 21:27 수정 2018-04-18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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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년 이맘때 출하되는 '햇양파'는 달고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지요. 올해는 3년 만에 농사가 풍작입니다. 그런데 농민들 얼굴은 어둡습니다. 수급 조절이 안 돼서 양파 값이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서해안 바다 끝자락와 맞닿은 나지막한 구릉은 온통 푸른 물결로 뒤덮여있습니다.

푸른 양파데 아래에서는 다 자란 양파가 흙 위로 흰 얼굴을 드러냅니다.

전국 최대 양파 산지, 전남 무안군 양파밭입니다.

이 달 부터 본격적인 햇양파 수확철이 시작됐습니다.

한창 농가들은 일손으로 바빠야될 시기인데요.

이렇게 밭에는 다 자란 양파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올 봄 날씨가 따뜻하면서 생육이 빨라져서 햇양파 수확량도 10%이상 늘어났는데요.

가격이 폭락하자 수확을 포기해버린 것입니다.

알싸한 양파 특유의 맛 대신 단맛이 강하고 수분이 많아 상품에 해당하는 양파들입니다.

[드셔보시면 사각사각한 맛이 나요. 양파가 아니고 과일같지 않습니까.]

최근 2~3년 동안 작황이 좋지 않았던 햇양파는 재배면적 증가와 날씨 영향 등으로 평년보다 생산량이 크게 늘었습니다.

그러자 지난해 1kg에 1400원대 였던 햇양파 도매가격은 최근 절반 이하로 폭락했습니다.

농민들은 팔아도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지역 농민 : 고생해서 이렇게 한 건데 갈아엎으면 마음이, 농사꾼들이 얼마나 속이 상하겠어. 속이 속이아니죠.]

주 산지인 전남지역 양파 재배면적은 972만 ㎡로 축구장 1360개가 넘는 규모입니다.

최근까지 농가 1000여 곳, 재배면적의 14% 가량은 수확대신 산지 폐기가 결정됐습니다.

양파 밭 위로 트랙터가 지나간 뒤의 모습입니다.

양파들을 보면 이렇게 조각조각 잘게 부서져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밭을 재배한 농민이더라도 산지폐기 이후에 혹시 있을지 모를 불법 작물 유통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인근 또다른 밭에도 산지폐기 결정을 알리는 깃발이 붙어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양파 최대 산지.

갈아엎어진 흔적들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매년 4~5월 수확하는 햇양파는 품종 특성상, 수분이 많아 빠른 기간내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쉽게 상품가치가 훼손되고 맙니다.

수확을 앞둔 햇양파입니다.

이렇게 안을 한 번 살펴보면요.

물렁물렁하고 수분이 많은 것이 특징인데요.

단맛이 강하고 맵지 않은 햇양파의 품종 특성상 이곳 산지에서 소비자 식탁까지 유통기간이 열흘 안팎으로 짧은 것이 특징입니다.

소비가 늘지 않는 한 마땅히 처리할 방법도 없고, 장기간 저장도 불가능해 저온 저장을 통한 물량 출하시기 조절도 할 수 없습니다.

[정현철/농협 전남지역본부 :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양파는 6월 이후에 수확하는 중만생종 앙파입니다. 지금 수확되는 이 양파는 조생종 양파라고 저장기간이 짧고 보통 일주일 전후로…]

정부는 양파 5만톤 가량에 대해 시장 격리와 소비촉진 등의 대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매년 반복되는 사후약방문식 대처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정상철/양파재배 농민 : 농산물을 제 가격을 받을 수 있게끔, 중장기적으로 봤을때 우리 농업의 대책이 정부차원에서 세워져야 됩니다.]

많으면 산지에서 갈아엎고, 모자라면 이듬해 수확량을 늘리는 현재 뒷북씩 농업정책은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없습니다.

중장기적인 기후예측과 계획적인 수급대책 마련이 필요할 때 입니다.

(인턴기자 : 김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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