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카타르투자청서 받았다는 공식문서 속 '위조의 증거'

입력 2015-05-14 21:27 수정 2015-05-18 22:0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취재기자와 한걸음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조카인 반주현 씨의 사기 의혹 정황은 취재 결과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요. 또 주현 씨의 아버지이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동생인 반기상 씨는 또 이번 사건에 어떻게 관여했는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제윤 기자, 우선 어제(13일) 보도한 내용 중 반주현 씨가 카타르투자청에서 받았다는 공식문서를 경남기업 쪽에 전해주지 않았습니까. 그게 위조됐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근거가 어느 정도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이게 바로 카타르투자청이 반주현 씨에게 보냈다는 투자의향서격의 공식문서입니다.

내용은 랜드마크72와 관련해 카타르투자청이 경남기업에 투자의향서를 보낼 준비가 돼 있다, 최고경영자의 서명만 남은 상태고, 이 사진은 이미 승인을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문서 오른쪽 위에 있는 로고입니다.

카타르투자청의 다른 문서와 비교해보겠습니다.

두 문서의 차이점을 비교해보실 수 있겠나요?

[앵커]

네, 왼쪽에 있네요.

[기자]

맞습니다.

카타르투자청에서 쓰는 공식 문서에는 좌측 상단에 로고가 있습니다.

[앵커]

혹시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카타르와 같은 이슬람 국가에서는 이런 공식문서를 쓸 때 좌측 상단에 로고를 두는 게 통상적이라는 설명입니다.

카타르투자청 관계자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카타르투자청 관계자 : 카타르투자청 로고 위치도 다르네요. 저희는 (이슬람 국가는) 아랍어를 쓰기 때문에 읽을 때도 반대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습니다. 아마 인터넷에서 복사해서 붙인 게 아닌가 싶네요. 정말 심각하네요.]

[앵커]

카타르투자청 측에선 황당하다는 입장인 것 같은데 우리 취재가 들어간 뒤에 카타르투자청에서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이 나왔다면서요?

[기자]

JTBC의 취재가 들어간 뒤 카타르투자청 쪽이 반주현 씨에게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는데요, 저희가 그 이메일을 받아봤습니다.

보시면 카타르투자청이 "콜리어스, 즉 투자자문사를 통해 투자의향서를 넣었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우리는 놀랐다. 계약을 거절하지 않았냐, 해명해달라"는 내용입니다.

그러자 반주현 씨가 카타르투자청 쪽에 답장을 보냅니다.

한국채권단이 가격을 높이려고 게임한 거다, 앞으로 그런 얘기가 안 나오게 하겠다고 얘기합니다.

즉 메일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카타르투자청은 계약과 관련해서 어떠한 진행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한 것입니다.

[앵커]

반주현 씨가 이 문서 등에 대해 해명한 건 없습니까?

[기자]

오늘 저희 취재진이 직접 통화를 했습니다.

주현 씨가 해명을 했는데, 여전히 의혹이 많이 남습니다.

반씨는 처음에 취재진에게 문제가 된 공식문서가 본인이 위조한 게 아니라 카타르투자청 쪽에서 받은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이 문서의 로고 위치 등이 다르다는 걸 지적하자 말이 달라졌습니다.

본인을 대신해 카타르투자청에 로비를 한 제3의 인물이 있는데, 그 사람이 문서를 작성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아까 보여드린 메일에서는 제3의 인물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앵커]

이 계약에서 돈 거래도 있었지요?

[기자]

경남기업이 선급금 성격으로 59만 불, 우리 돈으로 약 6억 원을 반주현 씨 측에 주기로 했는데요, 조건이 있었습니다.

경남기업이 이 돈을 일단 반씨 계좌에 넣었다가 주현 씨가 카타르투자청으로부터 투자의향서 등의 공식문서를 받아올 때 찾아갈 수 있도록 돈을 묶어놨습니다.

[앵커]

그럼 아직 못 찾아갔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카타르 측과 계약이 잘 풀리지 않으니까 주현 씨가 로비 자금을 카타르투자청에 줘야 한다고 판단해서 본인의 명의로 50만 불, 5억여 원을 빌린 것입니다.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 카타르투자청에 전달했다는 것인데, 여기서도 제3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제3의 인물에 로비자금을 줬고, 이 사람이 카타르투자청에 이 돈을 전달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앵커]

경남기업에서 돈을 뽑아가지 못하도록 했는데 그 전 상황에서 로비가 필요하니까 돈을 꺼내달라, 이후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제3의 인물에 줬다고 주장한다는 이야기죠. 그럼 담보는 뭐였고, 만약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일단 반주현 씨의 담보는 경남기업이 선급금 형식으로 주기로 했던 59만 불입니다.

그걸 담보로 50만 불을 빌린 것이고, 제3의 인물에 전달했다는 것입니다.

만약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50만불을 본인 명의로 빌렸기 때문에 고스란히 돈을 날리는 것입니다.

대신 투자의향서 격의 문서만 가져다주면 계좌에 있는 59만 불은 본인이 뺄 수 있기 때문에 50만 불을 갚아도 9만 불은 본인에게 떨어지는 겁니다.

[앵커]

앞서 리포트에서도 나왔지만 아버지인 반기상 씨, 반 총장의 친동생이죠, 많이 개입했다는 건데, 이런 비정상적인 흐름의 계약 관계를 몰랐을까요?

[기자]

저희는 반주현 씨와 반기상 고문 그리고 경남기업 사이에 오간 500여 페이지의 자료를 조사해봤습니다.

반 고문은 아들인 주현 씨에게 지시도 많이 하고, 도와주기도 많이 한 내용이 메일을 통해 확인이 됩니다.

이 이메일은 경남기업과 주현 씨가 서로 주고받은 건데요, 여기서 등장하는 반 고문이 바로 반기상 씨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주현 씨 대신 반기상 씨가 관련 서류에 서명을 하면 된다는 내용도 나옵니다.

이밖에도 반 고문과 회의에 동석했던 경남기업 관계자들은 반 고문이 매각건에 대해 주도적으로 발언을 했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도움을 청하자는 발언도 종종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저희들은 이 소식을 내일도 속보 위주로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관련기사

[단독] 랜드마크72 매각 추진하며 '반 총장 영향력' 과시 [단독] 반기문 조카, 경남기업에 '국제적인 사기 의혹' 경남기업 소유 '랜드마크72' 빌딩, 비밀 알고 있을까 수상한 '워크아웃'…2013년 베트남 순방 후 '일사천리'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