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사건에도 자주 쓰이는 단어 중에 '비자금 저수지'란 말이 있습니다. 연못도 아니고 저수지니까 일단 그 규모가 크다는 걸 나타내고 있는데요. 검찰이 이 비자금 저수지로 주목하고 있는 곳이 성완종 전 회장이 세운 서산장학재단입니다. 이 장학재단을 이용해서 막대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겁니다.
공다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성완종 전 회장이 세운 서산장학재단입니다.
성 전 회장의 자금 300억 원 가량이 투입됐습니다.
이 재단은 성 전 회장에게 든든한 방패막이었습니다.
2009년에는 경남기업의 워크아웃을 조속히 해제하라며 채권단과 정부를 압박했습니다.
전국 19개 지부가 조직적으로 동원돼 서명 운동을 한 겁니다.
[A모 씨/서산장학재단 관계자 : 서울만 해도 아마 만 몇천명, 만 오천명 정도 될 걸요. 등산로 아니면 지하철역 이런 데서 했어요.]
지난해 성 전 회장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잃었을 때도 주민 만여 명의 서명을 모아 청와대에 탄원서를 냈습니다.
내부에서도 지나친 정치활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B모 씨/서산장학재단 관계자 : (탄원서를) 해달라는데 안 했어요. 저희가. 장학금을 안 줬는데, 뭐 자꾸 탄원서만 하면 뭐해요.]
그런데 재단이 성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에 연루된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습니다.
경남기업이 장학재단에 기부했다는 돈에 비해 실제 확인된 장학기금이 더 적었던 것으로 파악돼 그 차액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기부 명목으로 빠져나간 돈이 비자금으로 조성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만간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