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경수 경남지사의 항소심 재판부가 갑자기 선고를 미루고 재판을 더 이어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지사가 댓글 조작 시연회에 참석했다'고 밝혔습니다. 선고도 하기 전에 핵심 쟁점에 대한 판단을 드러낸 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채윤경 기자입니다.
[기자]
김경수 지사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네이버 등의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고 오늘(21일) 항소심 선고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재판부가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재판을 더 하겠다고 했습니다.
지난달 24일에 이어 선고를 또 미룬 겁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도 "김 지사가 2016년 11월 있었던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핵심 쟁점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을 그대로 드러낸 겁니다.
다만 시연을 본 것만으로는 댓글조작을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 지사가 드루킹에게 댓글조작을 지시했는지 두 사람이 긴밀한 관계였는지 등 공범여부에 초점을 맞춰 재판을 계속하겠다고 했습니다.
재판부가 선고 전에 중간 결론을 내린 것을 두고 법원 안팎에선 이례적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사실 관계에 대한 판단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데 서둘러 공개한 것이 문제라는 겁니다.
오는 2월 법원 정기인사에서 재판장과 배석 판사가 교체될 수 있는데 새 재판부의 판단이 지금과 다를 경우 공정성 시비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김경수 지사 측은 "킹크랩 시연을 보지 않았다는 우리 입장은 그대로"라며 "좀 더 진전된 자료와 논리로 사실관계를 입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재판은 두 달 후인 3월 10일에 열립니다.
(영상디자인 : 신하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