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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일 자살충동 호소에도 "꾀병"…군, 왜 죽음 못 막나

입력 2014-08-2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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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희망도 없고 죽고 싶을 만큼 괴롭지만,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 입대 다섯 달 만인 지난해 10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모 일병의 마지막 일기 내용입니다. JTBC '군 의문사 연속 보도', 오늘(20일)은 자살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군 생활 부적응과 관심사병 관리부실 등이 겹쳐 나흘에 1명꼴로 장병들이 세상을 등지고 있는데, 고 일병도 바로 그런 안타까운 경우에 속합니다.

정진우 기자입니다.

[기자]

입대 직후의 고모 일병은 밝고 의욕 넘치는 병사였습니다.

15일차엔 부모님에게 편지가 왔다며 힘내야겠다고 다짐했고, 자대 배치를 받는 날엔 좋은 이미지를 남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자신을 다잡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채 10일도 지나지 않아 "눈뜨고 있는 매 순간이 괴롭다"며 자살 충동을 호소하기 시작합니다.

입대 82일차엔 자신도 모르게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며 스스로 통제할 자신이 없다고 했고, 자살을 암시하는 그림을 계속 그리다가 입대 155일만에 결국 목매 숨졌습니다.

고 일병이 복무 부적응과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자살 충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놨지만, 주변에선 오히려 고 일병을 다그쳤습니다.

동료 병사의 진술서에는 고 일병이 꾀병으로 소문나 있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부대 측도 고 일병이 자살위험이 큰 관심병사란 걸 알면서도 자살 당일 단독 작업을 시킬 정도로 무감각했다고 유족들은 하소연합니다.

[고삼수/고 일병 아버지 : 죽으려고 하는 걸, 관심을 갖고 따뜻하게 손 내밀었으면 걔(고 일병)가 아마 정신을 차렸을 거야.]

피할 수도 있었을 죽음이라는 생각에 유족들은 1년 가까이 통한의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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