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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부기관 휘어잡아 최소한의 정보조차 막는데는 삼성이 압도적"

입력 2018-04-02 21:55 수정 2018-04-03 16:56

반올림 이종란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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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이종란 노무사

■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20:00~21:20) / 진행 : 손석희

[앵커]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노동자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것이 2007년도입니다. 그후 1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피해자들은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은커녕 병의 원인을 밝혀줄 보고서 공개를 놓고 삼성과 씨름 중입니다. 지난 11년 동안 삼성의 직업병 피해자들을 옆에서 쭉 지켜온 반올림의 상임활동가 이종란 노무사를 잠깐 연결하겠습니다.
 

[이종란/노무사 : 안녕하세요.]

[앵커]

조금 크게 말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법원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작업 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판결했고 노동부가 이걸 받아들이겠다고 했는데 국민권익위에서 이게 뒤집힐 상황이 됐습니다. 이건 지켜봐야겠습니다마는 먼저 반올림에서는 이런 과정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이종란/노무사 : 사실 너무 황당하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데요. 11년 동안 한 번도 공개를 하지 않았고 드디어 법원에서 이것이 삼성의 영업비밀이 아니고 공개해야 된다라는 정보이고 확정판결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국민권익위라고 하는 그런 기구 산하의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그것도 위원장 직권으로 이거를 보고서를 또 공개를 막는 게 일단 굉장히 열받는 일입니다.]

[앵커]

결국은 그래서 권익위에서 이걸 공개하지 않게 된다면 그다음에는 방법이 없는 겁니까.

[이종란/노무사 : 아니요. 일단은 지금 위원장이 직권으로 집행을 정지시켜놨다는 것이고요. 뭔가 긴박한 필요성이 있다고 그런데 이후에 사후 추인 절차를 거쳐야 하고 내일 그것이 사후 추인에 대한 그런 심의위원회가 있는 걸로 제가 알고 있고요. 여기에서 그것이 즉각 중단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만약에 그렇게 안 된다고 하면 본안 심리에 삼성디스플레이가 또 본안 행정심판을 청구했는데 거기에서 이러한 정보공개를 비공개해 달라고 하는 삼성의 요청이 기각되어야 마땅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저희가 앞서 김 모 씨 사례를 잠깐 보여드렸는데 이런 분들한테 왜 그러면 이 정보 공개가 꼭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이종란/노무사 : 사실 지금 안타깝게도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업무와 질병 간의 상관 인과관계에 대해서 입증 책임을 지는 주체가 노동자 측에 있습니다. 따라서 노동자가 왜 아픈지에 대해서 증명을 해야 되고 해당 작업 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는 어느 공정, 어느 지점에서 어떠한 유해인자가 어느 수준으로 노출되는지를 이렇게 써놓은 보고서인데 최소한 그에 대해서라도 알아야 이 노동자가 증명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것조차 삼성이 자신들의 유해물질이 자신들의 영업비밀이라면서 감춰왔었던 것이고 법원이 그것이 잘못됐고 공개해라고 했는데 또다시 국민권익위에서 이걸 제동을 걸었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몇 개의 층위가 있습니다. 법원에서 결정을 해도 노동부가 받아들이겠다고 하기는 했는데 당초 노동부는 사실은 이 공개를 거부했다는 비판을 많이 받아오기도 했습니다, 과거에. 이제는 권익위까지 가고 있기 때문에 이런 몇 개의 층위로 계속 걸러지는 그런 상황이 좀 기운 빠진다 하는 생각은 가지시겠네요.

[이종란/노무사 : 사실 너무 억울한 상황이고요. 고용노동부가 자신들이 공개하겠다. 법원 방침대로 법원 판결대로 정보 처리에 대한 규정도 바꾸고 해서 공개하겠다고 했는데 다시 또 국민권익위에서 사실상 저희들은 삼성 편들었다, 이렇게밖에 생각이 안 드는데 그렇게 해서 이걸 공개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 하여튼 사회적 약자, 특히 아픈 노동자가 어디에 기대야 되나. 아픈 노동자한테 솔직히 대한민국 정부가 무엇을 해 주고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사실 굉장히 억울한 지점입니다.]

[앵커]

한 가지만 더 질문드리겠습니다. 황유미 씨 사망 이후에 11년 동안 씨름해 온 문제인데 아직도 피해자들이 지금 상임활동가로 일하고 계시는 반올림에 찾아온다고 들었습니다. 최근에 반올림을 찾아오는 환자들은 어떤 분들입니까.

[이종란/노무사 : 안타깝게도 여전히 백혈병 또 림프종, 뇌종양, 유방암과 같은 계속해서 반복되는 그러한 직업성 암 피해자들이 많이 있고요. 삼성반도체, 삼성 디스플레이 등 또 삼성 계열사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나 다른 반도체 회사들 또 중소 영세한 업체들에서도 같은 피해들이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회사 측의 대응도 모든 대기업들이 다 비슷합니까.

[이종란/노무사 : 아니요. 유독 일단 삼성의 대응이 가장 고약하고 심각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까지 굉장히 집요하게 정부기관을 어떻게 보면 휘어잡아서 이렇게까지 최소한의 정보조차 가로막는 데는 삼성이 압도적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반올림의 상임활동가인 이종란 노무사와 잠깐 얘기 나눴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이종란/노무사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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