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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는 없어도 정책 공조는 있다"…제3지대 공통점 찾기

입력 2021-11-1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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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3지대 후보들 얘기를 짚어보겠습니다. 3명 모두 완주 의지를 다지고 있는데요. 단일화는 없지만 서로 간의 정책 공조는 가능하다 협력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공통점이 있는 정책에 한해 공조하겠다는 방침인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짚어봅니다.
 
[기자]

정치권에서 이분법을 싫어하는 분들이 모인 곳이 있습니다. 제3지대인데요. 사람이 컴퓨터도 아닌데 굳이 0과 1로만 소통할 필요는 없겠죠. 0.35나 0.861005로 소통해도 무방할 텐데요. 줌 인이 선정한 오늘(16일)의 인물, 제3지대 대선 후보인 김동연, 심상정, 안철수 이렇게 3명입니다. 굳이 여야 중에서 고민하지 말고 '어'도 봐달라고 외치고 있는데요. 사실 이 세 사람이 형성한 '어'지대, 파이가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현재로선 세 사람 모두 합쳐도 지지율이 양당에 크게 위협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부동층도 사표가 될 바에 여야 둘 중 하나 선택하자는 심리인 듯한데요. 그래서 가장 궁금한 1가지 이 3명이 힘을 합칠지 말지입니다.

[김동연/전 경제부총리 : 대한민국의 기득권을 깨는, 기득권 공화국을 깨는 데 동의하고 기회가 넘치는 나라로 하겠다는 데 동의하고. 여기서 기득권 깨는 것에는 자기 스스로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도 포함해서입니다. 그런 생각이 진심이 있다고 하면 만나서 대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겠다…]

같은 '어'를 외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 세 사람의 발음이 똑같지만은 않습니다. 각기 다른 지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에게는 그저 제3지대란 이유만으로 무조건 합치라는 것도 다소 폭력적으로 들리겠죠. 모두 다 완주를 주장하고 있는데요.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14일) : 저는 완주할 생각입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지난 3일) : 자신 없는 분들은 링에서 내려와야 됩니다.]

[김동연/전 경제부총리 (지난 3일) : 완주를 하지 않을 생각으로 왜 나왔겠습니까?]

3명 모두 완강한 태도죠. 그럼 이 3명이 손을 잡을 가능성은 아예 없는 걸까요?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14일 /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 : 글쎄요. 어쨌든 힘을 합칠 여지는 있는 것이죠.]

안 후보는 일단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습니다. 다만 단일화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는데요. 힘을 합친다는 건 정책 공조 수준일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14일 /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 : 언제 기회가 되면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공통적인 그런 정책이 있다면 정책 공조는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전 부총리와 비슷한 맥락인데요. 아직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지는 못했지만 방향이 같으면 정책적으로 협력할 수도 있다는 취지입니다. 심상정 후보도 제3지대가 거대 양당 체제를 종식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한다는 점을 인정했지만요. 다만 거기까지라고 했습니다. 사실 안 후보와 심 후보, 목표만 같을 뿐 이념적 성향은 상당한 차이가 있죠. 결국 제3지대 단일후보 선출은 어렵다는 의미인데요. 심 후보도 안 후보와는 힘을 합친다고 해도 공통 분모가 있는 정책에 한해 공조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그렇다면 이 세 사람의 정책 공통점 찾기가 중요해질 텐데요. 먼저 안 후보가 생각하는 심 후보와의 정책 공통 분모, 바로 연동형 비례대표제입니다.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건데요.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심 후보가 정의당 대표 시절 도입을 이끌어낸 제도죠. 하지만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 창당이란 편법을 동원하면서 그 취지가 퇴색됐던 바 있습니다. 심 후보의 마음을 잡고 싶은 이재명 후보도 이번엔 위성정당 창당을 사과하며 방지법을 제안했는데요. 심 후보는 이번에야말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본래 목적을 되살리겠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어제) : 이재명 후보가 막 던지듯 사과 한 마디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민주당이) 이 사안을 당론으로 하루빨리 입장을 밝혀주길 바랍니다.]

세 사람이 모두 의견이 일치하는 부분도 한 가지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의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윤석열 후보의 자영업자 손실 보상 50조원 지원에 대해서인데요. 제3지대의 공용 무기, 바로 '양비론'이죠. 양당 후보들의 대책은 모두 틀렸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 (지난 11일) : 내년에 반드시 반영되어야 하는 예산은 이재명 후보의 '뜬금 위로금'도, 윤석열 후보의 '뒷북 손실보상금'도 아닙니다. 2022년 예산에 최우선적으로 편성되어야 할 예산은 '위드코로나 종합플랜 예산입니다.]

안 후보는 윤 후보가 말한 자영업자·소상공인 집중 지원까지는 동의했지만요. 그 방식은 틀렸다고 봤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14일 /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 :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반대합니다. 어려운 소상공인에게 집중해서 줘야 됩니다. 그런데 그 과정도 실제로 피해를 받은 그 액수를 산정을 하고 그리고 어떻게 재원 조달할지 방법을 찾아서 그것을 발표를 해야지, 윤 후보처럼 미리 50조를 약속해 놓고 그걸 나눠주기식으로 100일 후에 나눠주겠다, 이런 방식은 저는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김 전 부총리는 양당 후보 모두 포퓰리즘에 매몰돼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보다 실무적인 입장에서 두 후보가 제시한 방안은 실행 자체가 불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동연/전 경제부총리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전 국민 재난 지원금은) 지금 초과 세수를 활용하는 것도 지금 맞지 않고. 왜냐하면 초과 세수가 뭐 몇십 조가 나오든 법적으로 용도가 정해져 있어요. 50조 원의 국채를 발행한다는 하는 것은 너무나 상식적이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이 돈이면 거의 대한민국 예산의 8, 9%에 해당하는 돈이거든요.]

마지막으로 안 후보와 김 전 부총리만 통한 사안도 있는데요. 우연히도 오늘 엇비슷한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먼저 김 전 경제부총리는 공무원 개혁, 국가균형발전전략에 이은 3호 공약을 내놨는데요. 공약의 주제는 교육개혁이었습니다. 골자는 학생부종합전형 폐지와 수능 2회 실시였습니다.

[김동연/전 경제부총리 : 학생부종합전형은 폐지하고, 수시는 내신 중심으로 단순화하겠습니다. 수능은 2회 실시 뒤 고득점을 반영하겠습니다.]

앞서 비슷한 생각을 밝히셨던 분이 계시지요?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30일) : 입학사정관제와 수시 전형을 점진적으로 폐지하고 수능 중심의 대학 입시를 추진하겠습니다. 연 2회 수능 성적으로 대학생을 선발하고…]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죠. 다만 김 전 부총리의 경우 홍 의원과 차이가 있다면 수능은 점차 자격 시험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의도한 건지 모르겠지만 안 후보도 오늘 닮은 꼴 공약을 공개했습니다. 평소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만큼 공약 발표는 메타버스에서 진행됐는데요. 가상 공간에 기자회견장을 만들어놓고 기자들을 초대해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저도 짬을 내서 직접 참여해봤는데요. 진짜 기자회견처럼 연단도 있고 기자석도 배치돼 있었습니다. 아바타를 생성해서 가상 기자회견장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곧 안 후보가 등장해 공약을 발표하더군요.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화면출처: 유튜브'안철수') : 공약 발표를 위해서 저희들은 메타버스(Metabus)가 아니고 메타벌스(Metaverse)에서 이렇게 또 만나 뵙게 됐습니다.]

화상회의랑 RPG 게임을 섞어놓은 듯한 느낌이었는데요. 그래픽이 아쉽긴 했지만 가상공간이 구체적으로 시각화돼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설이 좀 길었는데요. 아무튼 안 후보, 메타버스에서 '공정'에 초점을 맞춘 청년 공약을 내놨습니다. 교육 개혁 관련 내용이 주를 이뤘는데요. 들어보시죠.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화면출처: 유튜브'안철수') : 대학입시에서 부모 찬스의 수시를 전면 폐지하고, 수능과 내신으로 평가하는 정시전형으로 전면 전환하겠습니다.]

여기서 없애겠다는 수시제도는 다름 아닌 학종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어제) : 계기가 조국 사태 때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게 얼마나 학종이 불공정한 것인가. '부모 찬스'의 대표적인 게 돼버렸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급속하게 이 정부도 수능 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요, 그래서 지금 제 생각은 크게 보면 이렇습니다. 사회적인 약자나 특기자에 대해서는 범위를 좀 더 확대하고 대신에 나머지 학생들에 대해서는 학종은 폐지하고 전부 수능으로 가자…]

제3지대에서 활동하다 보니 김 전 부총리와 텔레파시라도 통한 걸까요? 수능 2회 시행 공약도 둘 모두 판박이였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화면출처: 유튜브'안철수') : 또한 수험생들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서 연 2회 (7월과 10월) 수능시험을 시행해서 좋은 점수를 전형에 반영하게 하겠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색깔은 달라도 활동무대는 같은 세 사람의 소식을 살펴봤는데요. 이번엔 공통점 위주로 살펴봤지만 다음에는 서로 엇갈리는 지점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단일화는 없어도 정책 공조는 있다"…제3지대의 공통점 찾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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