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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 극적 브라질행, 신의 한 수 될까?

입력 2014-05-2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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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 극적 브라질행, 신의 한 수 될까?


박주호(27·마인츠)의 극적인 브라질행이 홍명보호에 어떤 효과를 가져다줄까.

축구대표팀은 부상 회복이 더딘 김진수(22·니가타 알비렉스) 대신 박주호를 최종엔트리에 합류시키기로 29일 결정했다.

대표팀 주치의 송준섭(서울제이에스병원 대표원장) 박사는 이날 브리핑을 열고 "김진수는 지난 6일 소속 팀 경기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특히 복숭아뼈 아래, 발 바깥쪽 부위 인대는 슈팅을 할때 발목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까지 치료에 최선을 다했지만 이 부위가 월드컵 본선까지 회복이 힘들 거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송 박사는 봉와직염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지난 8일 최종명단에서 제외됐던 박주호에 대해 "회복 경과가 좋았다. 재활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축구화를 신고 공을 다룰 정도까지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박주호는 우여곡절 끝에 브라질 무대를 밟게 됐다.

박주호는 지난 달 초 독일에서 오른쪽 새끼발가락 염증 제거 수술을 받았다. 피부에 나타나는 급성 세균 감염증의 일종인 봉와직염이었다. 박주영(29·왓포드)과 같은 증상이었다. 박주호는 빠른 회복을 위해 지난 달 28일 조기 귀국했고 다음 날 재수술을 받았다. 당초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지만 대표팀 의무진은 박주호가 6월 초나 돼야 정상 훈련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박주호는 최종명단에서 탈락했다.

지난 몇 년 간 월드컵만 바라보고 달려온 박주호에게 큰 충격이었다.

박주호는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의 붙박이 왼쪽 수비수다. 측면 수비수가 유럽 빅리그에서 주전을 꿰찬 것은 이영표(37·은퇴) 이후 박주호가 처음이다. 그는 독일 언론 빌트와 키커가 선정한 베스트11에 세 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박주호가 최종명단에서 빠지자 외신들이 더 놀랐다. 일부 팬들은 박주호 대신 윤석영(24·퀸즈파크레인저스)이 포함된 것을 두고 홍 감독이 자신과 오래 호흡을 맞춰온 선수만 편애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주호에게는 견디기 쉽지 않은 일들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박주호 측근은 "주호는 힘든 일이 생기면 오히려 자신때문에 힘들어 할 주변사람들을 위로하는 스타일이다"고 귀띔했다. 박주호는 곧바로 재활에 매달렸다. 대표팀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와 함께 재활센터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12일 대표팀이 소집돼 이케다 코치가 떠난 뒤에도 재활 프로그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땀은 정직했다. 몸이 빠르게 올라왔다. 박주호는 최근 1주일 간 모교 숭실대에서 후배들과 함께 훈련했다. 자체 청백전, 고등학교와의 연습경기 등 실전경기를 두 차례나 뛰었다. 청백전은 35분, 연습게임은 45분을 소화했다.

이를 직접 지켜 본 숭실대 이경수 감독은 박주호에 대해 "체력만 조금 떨어져있을 뿐 부상은 아무 문제가 없어 보였다. 볼도 안정감있게 소유했고 스피드도 살아있었다"며 "우리 팀에 저런 수비수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했다"고 웃음지었다. 박주호는 29일 이 감독에게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다. 몸 상태는 좋다"고 말했다.

박주호의 합류로 홍명보호 포백라인에도 무게감이 실릴 전망이다.

현 대표팀 수비수 중 과거 월드컵에 출전했던 선수는 한 명도 없다. 물론 박주호도 월드컵을 뛴 적은 없다. 하지만 분데스리가에서 세계적인 공격수들과 맞서며 쌓은 경험은 무시못할 자산이다. 또한 박주호는 지난 시즌 소속 팀에서 종종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해 거뜬히 제 몫을 해냈다. 그가 가진 멀티 능력도 상황에 따라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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