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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 류준열 "못생겼다는 반응, 내 외모 만족해"

입력 2016-10-28 10:01 수정 2016-10-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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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발견한 최고의 진주를 꼽으라면 류준열(30)은 다섯손가락 안에 분명히 든다.

지난 겨울 대한민국을 울리고 웃긴 tvN '응답하라 1988' 김정환으로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이라는 신드롬을 일으켰다.

지금 돌이켜보면 별 거 아니다. 드라마에서 누가 누구와 부부가 되는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열광했을까 싶을 정도지만 당시는 엄청났다. 데뷔 후 첫 드라마에 주연, 그것도 엄청난 화제의 주인공. 연이어 잘 된 작품의 세 번째 시즌. 이 모든 부담감을 떠안은 류준열은 유연하게 작품을 끝냈고 그 결관느 제52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남자신인상으로 이어졌다. "다들 수상을 예상했냐는 질문을 많이 하더라고요. 전혀요. 첫 드라마였는데 무슨 상을 받겠어요. 원래 상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요. 학창시절부터 상은 저와 먼 곳에 있는 것이라고 여겨와 더더욱 그랬죠. 기대하고 상을 받았더라면 감격했겠지만 그럴 정신도 없었는걸요 뭐." 담담하게 말하는 듯 했지만 목소리에서 떨림이 전해졌다.

올해 가장 바쁜 배우도 류준열이다. '응답하라 1988'이 끝나기 무섭게 조인성·정우성과 영화 '더 킹' 촬영을 마쳤다. 쉴 틈 없이 지상파 데뷔작인 MBC '운빨로맨스' 주인공으로 나섰고 영화 '택시운전사'로 곧바로 이어졌다. 이쯤되면 '철인'이라 불릴만큼 바쁘다. 두 달여 남은 올해지만 최민식·박신혜와 함께 하는 영화 '침묵'도 최근 크랭크인했다.



"아직은 체력적으로 전혀 힘든 점 없어요. '운빨로맨스' 촬영할 땐 한 달 내내 밤샘이었어요." 당시 극한의 스케줄에도 류준열이 인상 한 번 찌푸리지 않은 건 많은 스태프들이 입이 닳을 정도로 칭찬했다. "저만 힘든가요. 저보다 더 힘든 사람도 많은데 짜증을 왜 내요. 오히려 미안해야죠."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서 열린 2016/17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전을 관람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관중석 맨 앞에서 휴대전화를 들고 열광하는 모습이었다. FIFA U-20 월드컵코리아 홍보대사를 맡을 만큼 소문난 축구광(狂)이다. 타들어가는 뙤약볕에도 공을 차야만 할 정도로 열혈이다. "요즘은 하는 것만큼 축구 용품에 관심이 많아요. 축구화·유니폼을 모으는데 맛들렸어요. 예전에 없는 살림에 하나 둘 모았다가 돈이 없어서 팔았는데 조금만 버틸걸 그랬나봐요. 하하하."

술깨나 마셔보이지만 그의 주량은 맥주 한 잔. "못 마시기도 하지만 즐기지도 않아요. 술 안 마셔도 취한 사람처럼 놀 수 있는데요 뭐." 취중토크와 마주한 날은 느낌이 왔나보다. 정확히 한 잔 반을 비웠다. "이제 웹서핑으로 봐 둔 유니폼 좀 사러가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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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①에 이어서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받았어요. 수상을 예감했나요.

"그냥 누가 받겠거니 했어요. 당연히 저는 아닐 줄 알았고요."

-왜 본인이 아닐거라고 생각했죠.

"어릴 때부터 상이라는 개념이 없었어요. 제가 받을 게 아니고 상은 다른 사람들이 받아야하는 것이라 여겼거든요. 상과 연관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살아왔어요. 배우를 시작하면서 신인상·주연상이 꿈이었고 목표였던 사람들이라면 기대했겠죠. 그렇다고 상의 중요성이나 가치를 모른다는 건 아니에요. 감당하기 버겁다는 뜻이에요."

-막상 수상할 땐 담담하던데요.

"마음 졸이며 기대를 하고 받았음 감격하고 눈물이 났을텐데… 말 그대로 예상 밖이었으니깐요.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운빨로맨스'는 로맨틱코미디였는데 어땠나요.

"확실히 멜로와 코미디를 오가다보니 나름의 매력이 있어요. 남녀가 만나 소소한 과정을 겪고 연인이 되는 과정은 우리 실제 모습이기도 하니깐요. 3개월동안 진짜 연애한 느낌이었어요."

-첫 주연이라 부담스러웠을텐데요.

"아예 없다고 할 순 없지만 압박을 느낄 정도도 아녔어요. '응답하라 1988'에서는 모두가 함께 했지만 '운빨로맨스'는 황정음 누나와 이끌어야하니깐요."

-성적은 만족했나요.

"시청률은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깐요. 주어진 성적표를 보며 부족한 부분은 채워나가야겠다 싶었죠."

-밤샘 촬영이 많았을텐데.

"일주일 내내 밤을 샌 적도 있죠. 중간에 두세시간 자는게 전부였고 아마 100시간을 뜬 눈으로 지냈을걸요. 집에 갈 시간이 있어도 자는게 아니라 씻고 나오는 정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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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난 일이라 그런지 밝게 얘기하네요.

"당시에도 짜증나진 않았어요. 가급적이면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해요. 좋은게 좋은 거잖아요. 다들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저만 힘든게 아니니깐 다들 으샤으샤 열심히해야죠."

-좋은 게 좋은 걸 악용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럼 더 잘해줘요. 양심은 있으니깐 그렇게 까지 극으로 치닫진 않아요. 더 잘해주면 상대가 당황하면서 태도가 바뀌어요. 두세번만 참고 그렇게 해주면 사람은 바뀌어요."

-인기를 실감하나요.

"인기까진 모르겠고 '응답하라 1988' 이후 달라진 점은 있죠. 아무래도 소속사가 있다보니 드라마·영화 대본이 많이 오죠. 혼자 있을 땐 누구도 저에게 대본을 전해주지 않았으니깐요. 찾는 손길이 많아졌다는 걸로 실감하죠."

-1년 내내 스케줄 풀가동이에요.

"아직은 체력적으로 엄청 힘들진 않아요. 그런데 가끔은 '이게 가능할까' 싶을 때도 있는데 주변을 둘러보면 다른 배우들도 그렇게 하더라고요. 또 현장을 가면 즐겁고 그럼 힘을 내서 할 수 있고요."

-주변에서도 자신감 넘친다는 칭찬이 많아요.

"평소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하는 편이에요. 해결 못한 고민을 계속 되뇌면 뭐하겠어요."

-아무래도 외모에 대한 얘기는 여전히 많죠.

"저더러 못생김을 연기한다고 하잖아요. 전혀 기분 나쁘지 않아요. 제 외모를 사랑하니깐요. 잘생기고 눈에 띄는 외모는 아니지만 평범하고 흔하잖아요. 연기할 때 도움될 부분도 분명 있고요. 외모에 대한 불만은 없어요. '무한도전'에서 언급한 것도 기분 좋았고요."


-그래도 극중 설정을 위해서라도 신경이 쓰일 때가 있을텐데요.

"그런 부분까지 신경 쓰다보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겨요. 물론 얼굴도 중요하고 잘생기면 좋죠. 그렇지만 그 캐릭터와 사람에게서 나오는 분위기도 있으니깐요. 외모는 바꾸고 싶다고 바뀌는게 아니잖아요."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사진=박세완기자

>>취중토크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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