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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팀이 원팀(One Team)인 4가지 증거

입력 2013-07-21 15:15 수정 2013-07-2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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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팀이 원팀(One Team)인 4가지 증거


한골도 넣지 못했지만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홍명보 감독이 말했던 하나의 팀(One Team)이란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JTBC 단독중계) 호주와의 1차전에서 축구 대표팀 감독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0-0으로 끝났지만 홍명보 감독이 경기장에 세운 선수들은 하나의 팀으로 똘똘 뭉쳐서 좋은 경기를 펼쳤다. 21개의 슈팅을 때렸는데 기회를 만드는 과정이 좋았다. 수비는 단단했고 허리진은 묵묵하게 자기 역할을 해냈다. 그런데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눈에 띄는 장면이 많았다.

원팀의 시작은 훈련장이었다. 21일 오전 11시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회복훈련을 가졌다. 몸풀기 운동은 23명의 선수가 함께 했다. 이후 호주와 경기에서 선발로 나온 이들은 가볍게 달리기를 한 뒤 스트레칭을 하고 들어갔다. 교체로 뛴 선수와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수들은 미니게임을 했다. 보통 골키퍼는 따로 훈련을 하지만 백업 골키퍼 이범영까지 미니게임에 참가해 필드 플레이어와 함께 발을 맞췄다. 회복훈련 뒤 인터뷰는 없었다. 이재철 대한축구협회 홍보팀 대리는 "경기에 뛰지 못한 선수들을 위한 홍명보 감독의 배려"라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은 20일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호주와 전반전을 마치고 하프타임. 호주의 비주전 선수들은 그라운드 밖에 남아 몸을 풀었다. 그런데 한국 선수들은 몸을 조금 풀더니 일찌감치 락커룸으로 들어갔다. 홍명보 감독의 작전 지시를 같이 듣기 위함이었다. 후반에 교체투입된 조영철과 염기훈, 김신욱도 바로 경기 흐름을 따라갔고 경기 주도권을 전혀 내주지 않았다.

경기를 마치고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러 갈 때도 홍명보 팀은 하나였다. 경기장에서 뛴 선수들은 호주 선수들과 인사를 한 뒤 바로 관중석 쪽으로 다가갔다. 이대 벤치에 앉아 있던 선수들은 일제히 전속력으로 경기를 뛴 선수들을 향해 달려갔다. 조끼를 벗어던지고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채 관중들에게 인사를 한 것이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3만 1571명의 팬들은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뜨거운 박수로 홍명보팀을 격려했다.

믹스트존 인터뷰도 달랐다. 이날 기자들은 데뷔전을 치른 김진수(21·알비렉스 니가타)와 주장 하대성(28·서울) 등에게 몰렸다. 몇몇 선수는 바로 버스에 올랐다. 평소 같으면 인터뷰가 늘어지며 먼저 버스에 오른 선수들이 기다리는 장면이 연출된다. 그러나 이날은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이 기자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선수들의 인터뷰를 빠르게 끝내달라고 요청했다. 선수들도 성실하게 인터뷰에 응한 뒤 빠르게 버스에 올랐다. 이 같은 배려가 팀을 하나로 모으고 있던 것이다.

홍명보 감독은 "결과보다 팬들을 감동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하나가 된 홍명보 팀은 첫 경기에서 축구팬들에게 희망을 줬다.

파주=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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