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주민이 월남한 아버지의 친자식이라는 걸 확인해 달라는 소송을 내서 대법원이 승소 판결을 내렸죠. 이 판결로 상속 재산 문제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고 합니다.
서영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말 대법원은 북한 주민 윤모 씨 등이 월남해 숨진 아버지의 친자식이라는 것을 인정해 달라는 소송에 대해 윤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로써 북한 주민 윤씨가 월남한 아버지의 남측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입니다.
하지만 윤씨의 남측 가족은 그 재산이 북한의 이복형제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지 걱정합니다.
[윤병철/윤씨 남측 형제 : 과연 그 돈이 투명하게 그분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지도 확보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돈을) 거기로 보낸다는 것은 굉장히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되거든요.]
법무부가 정한 재산관리인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합니다.
[윤병철/윤씨 남측 형제 : 올바른 관리가 되느냐가 제일 큰 걱정이에요. 제대로 나라에서 관리해서 그분들이 정말 (그 돈이) 필요할 때까지 올바르게 관리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북한 가족에게 전달하는 방법도 막막합니다.
현행법 상, 법무부 장관의 승인이 있어야만 북한으로 재산 반출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배금자/변호사 : 소송을 해서 무슨 의미가 있어요. 결국 탈북하라는 것밖에 안되는 거고… 탈북하지 않으면 통일을 기다리라는 얘긴데…]
실제 2011년엔 평양에 사는 손녀딸이 남측에 있는 할아버지 유산을 받으려고 탈북까지 했습니다.
일부 탈북자들도 이번 판결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김용화/탈북난민인권연합 대표 : 북한 당국에서 대한민국에 방문시켜서 소송에 대한 액수를 내놓으라고 한다든가… 그게 안되게 되면 오히려 그 사람을 두 번 죽이는…]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더 많은 숙제를 던진 것이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