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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에 "지구 뜬다"까지…이준석-윤석열 갈등 고조

입력 2021-08-1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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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갈등이 심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윤 전 총장 측이 이 대표를 겨냥해 탄핵 발언을 하면서 이 대표가 크게 반발한 건데요. 윤 전 총장 측은 오해라고 사과하면서 진화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앙금은 남을 수밖에 없겠죠.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전합니다.

[기자]

여기 아쿠아리움이 있습니다. 돌고래, 고등어, 멸치, 망둥이 등이 함께 헤엄치고 있지요. 아쿠아리움의 총책임자는 관장인데요. 그런데 이 돌고래, 아쿠아리움에 올 때도 관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슬쩍 들어왔죠. 들어온 다음에도 유독 관장과는 호흡이 잘 맞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있는데요. 매일 정치부회의를 시청하시는 정회원분들이라면 무슨 얘기인지 바로 아셨겠지요. 국민의힘 얘기입니다. 오늘(12일) '줌 인'은 관장과 돌고래에 초점을 맞춰보려고 하는데요. 오늘의 인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입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어제) : 제 입장에서는 갈등할 아무런 이유가 없고 그동안도 잘 소통을 해왔고, 해소할 만한 그런 또 어떤 뭐가 필요하면 적극적인 검토를 좀 해보겠습니다.]

윤 전 총장, 어제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하나 올렸죠. 이 대표와 '치맥 회동' 당시 사이좋게 손잡고 웃으며 걷는 모습인데요. 이 대표와의 갈등설을 진화할 목적이었을 겁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달 25일) : 제가 오늘 사자성어로 표현하자면 '대동소이'입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지난달 25일) : 걱정하지 마십시오. 정권교체하겠습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윤 전 총장의 해시태그처럼 '#닭 다리까지_양보한_사이'였습니다. 하지만 윤 전 총장, 닭 다리를 양보했으니 스케줄은 자신에게 양보하라는 심산이었나 봅니다. 입당 이후 쪽방촌 봉사활동에 이어 대선 예비후보 회의에도 모두 불참했죠. 거기에 다른 후보 측에 일정 보이콧을 제안한 사실도 알려졌는데요.

[원희룡/전 제주지사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MBN News') : (윤 전 총장 측에서) '뭐 가야 되냐, 안 가면 안 되냐' 그래서…너무 심각하게 불참하고 한다는 게 왜 그래야 되는지 나는 모르겠다, 그래서 사실은 이게 이야기가 서로 안 맞았죠. 결과적으로 제가 거절한 셈이죠.]

여기에 윤 전 총장 측이 당 대선 예비후보 정책토론회에도 불참 기미를 보이고 있죠. 특히 '탄핵 발언'은 갈등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습니다.

[신지호/윤석열 캠프 정무실장 (CBS '한판승부' / 어제) : 당대표의 결정이라 할지라도요. 아무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탄핵도 되고 그런 거 아닙니까?]

이 대표, 탄핵 소리에 양보받은 닭 다리마저 빼앗긴 기분인 것 같은데요.

▶ 영화 '베테랑'

이 대표는 윤 전 총장 측을 향한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탄핵 이야기까지 꺼내는 것을 보니 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패싱 논란, 공격의 목적이 뭐였는지 명확해진다"고 날을 세웠는데요. 해당 발언을 한 이에 대한 인사 조치까지 거론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JTBC와의 통화 / 음성대역) : 캠프 인사들이 후보의 의중과 다른 이야기한다면 인사 조치를 해야 합니다. 계속 내버려 두는 것은 화전양면입니다.]

화전양면(和戰兩面) 겉으로는 평화를 말하지만 속으로는 전쟁을 준비한다는 뜻인데요. 후보와 뜻이 맞지 않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사람들은 내보내라고 요청한 셈이죠. 후보와 캠프 인사들 간 동상이몽이 지속돼서 좋을 건 없다는 조언일 수도 있고요.

갈등이 격화되는 조짐을 보이자 윤 전 총장 측도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섰는데요. 발언 당사자인 윤석열 캠프 신지호 정무실장이 입장문을 배포했습니다. 탄핵 발언이 "이준석 대표를 겨냥하거나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었다", "오해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건데요. 여기에 총괄실장도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장제원/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 총괄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런데 근본적인 갈등이 어떤 게 있는지 저는 이해가 안 돼요. 이게 일반적인 얘기 아닙니까? 이준석 대표가 헌법과 법률에 위반해서 당을 운영하고 있다라고 얘기했습니까? 명시적으로? 아니지 않습니까? 그걸 자꾸만 확대해석을 하니까 문제들이 되는 거고요.]

윤 전 총장의 인간미도 어필했는데요. 라면도 손수 끓여주는 따뜻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을 내세웠죠.

[장제원/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 총괄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제가 댁에도 가지 않겠습니까? 일정이 끝나고 이제 총괄적으로 보고도 드리고 다음 날에 어떤 스케줄에 대한 얘기도 하기 위해서 댁에 가는데 라면도 끓여주시고요. 라면 끓이면서 '계란 두 개?' 이렇게 말씀도 하시고 굉장히 투박하고 직설적이고 서민적인 이런 모습을 좀 보면서 우리나라의 지도자들 중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어법도 닮은 것 같고요.]

이 대표와 불화를 키울 성품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나 봅니다.

▶ 영화 '봄날은 간다'

사실 갈등설이 확대된 건 윤 전 총장 측만의 문제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이 대표의 과거 발언도 도마에 올랐는데요.

[이준석/당시 오세훈 캠프 뉴미디어본부장 (3월 6일) : (주변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통령 되면 어떡하냐 이렇게 얘기하더라고? (둘이 당선되면) 지구를 떠야지.]

▶ 영화 '인터스텔라'

일론 머스크와 손 잡고 다른 행성에 테라포밍이라도 시도하려는 걸까요. 윤 전 총장이 아니라 유승민 전 의원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말도 했었습니다.

[이준석/당시 오세훈 캠프 뉴미디어본부장 (3월 6일) : (윤 전 총장이 '야 너 와라' 하면 어떡할 거야?) 난 대통령 만들어야 될 사람이 있다니까. (누구?) 유승민. 내가 (당권) 잡을 거야.]

윤 전 총장 측이 직접 이 발언을 문제 삼지 않았지만요. 이번엔 윤 전 총장의 검찰 선배인 곽상도 의원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지금껏 해 온 일들이 특정 후보를 도우려는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이 대표에게 우려를 나타낸 겁니다. 당 대표 경선 때도 '유승민계'라는 프레임으로 곤혹을 치렀던 바 있죠. 이준석이 대표가 되면 유승민을 밀어줄 것이란 공격이었습니다. 이 발언이 알려지면서 또 다시 의심을 사게 된 상황이죠. 이 대표는 "당시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이 되면 어떻겠냐'란 질문과 섞여서 저렇게 답변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는데요. 그때는 당 밖에 있는 사람을 지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거죠. 또 "지금은 당 대표를 하고 있고, 역할 구분은 명확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유승민 전 의원, 이 대표의 이런 모습이 안쓰러웠나 봅니다. 충고 겸 쓴소리를 했는데요.

[유승민/전 의원 (어제 / 화면출처: TV CHOSUN) : 본인이 그 큰 방향으로만 가고 있으면 저는 사소한 문제는 다 풀릴 거라고 생각하고, 제가 한마디만 충고를 하자면 좀 말을 줄이고 생각할 시간을 좀 더 많이 가지면 좋겠습니다.]

넌 너무 말이 많다는 지적이죠. 일반 당원일 때와 당 대표일 때의 발언의 무게는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으니 입조심을 하란 의미일 텐데요. 이 대표가 멘토로 모시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유 전 의원과 같은 지적을 했습니다.

[김종인 (뉴스1 인터뷰 / 음성대역) : 당대표는 말을 많이 하면 실수를 할 수밖에 없으니 가급적이면 안 하는 것이 좋습니다. 남들이 뭐라고 한다고 일일이 답할 필요가 없어요.]

윤 전 총장과의 갈등설에 대해서도 "지금처럼 감정 대립으로 가면 곤란하다"고 타일렀는데요.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 수립에만 매진해도 모자랄 판에 잡음을 일으키면 안 된다는 겁니다. 두 사람 모두 이 대표가 잘 따르는 사람들이긴 하지만요. 이 대표도 상당히 강단이 있는 성격인 편이죠. 관장으로서 돌고래와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잘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탄핵"에 "지구 뜬다"까지…이준석-윤석열 갈등 위험수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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