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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친박 "김무성 혼자 전횡"…당내 갈등 '폭발'

입력 2014-12-30 14:50

경쟁력강화포럼 소속 의원 35명 오찬겸 송년모임 가져
유기준 "자기 세력 과시에만 눈 멀어"
윤상현 "29% 득표율로 92% 당 운영…득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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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강화포럼 소속 의원 35명 오찬겸 송년모임 가져
유기준 "자기 세력 과시에만 눈 멀어"
윤상현 "29% 득표율로 92% 당 운영…득템"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30일 "김무성 대표 혼자 전횡하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당내 친박, 비박 간 갈등이 강하게 분출되는 모습이다.

친박 의원들의 모임인 국가경쟁력 강화포럼은 이날 서울 여의도 모 식당에서 오찬을 겸한 송년 모임을 가진 자리에서 김무성 대표체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자리에는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주영·김태환·서상기·유기준·홍문종·노철래·윤상현·김현숙·함진규 의원 등 35명 가량이 참석했다.

이날 자리에선 최근 박세일 여의도연구원장 임명 문제를 두고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 간 설전을 벌였던 것을 감안한 듯 당 인사 문제에 대한 반발이 크게 터져 나왔다.

유기준 의원은 이날 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에서의 득표율에 비해 대표가 혼자 전횡하는 듯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서도 "당직 인사권을 사유화하는 모습 등 갈 길이 먼 정부와 여당 앞날에 발목을 잡는 일들이 끊임없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은 "의원들의 발언 요지는 이렇다. 지난 전당대회 때 당 대표 득표율은 29%인데 지금 당을 운영하는 모습은 92%인 '득템'"이라며 "당은 한 배를 탄 공동 운명체라고 했지 않나. 같은 배를 탄 사람들을 껴안고 대화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자리에선 또 삐거덕거리는 당청 관계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김 대표를 향한 질타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유기준 의원은 "당청 관계가 삐걱거리고 불협화음도 들린다. 여(與)도 아니고 야(野)도 아닌 이런 상태로 당을 이끌어가면 안 된다"며 "청와대와 당이 힘을 합쳐 경제 살리기 등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당정청이 함께 모든 의지와 지혜를 모아 국민만 바라보고 가야 하는 시기에 정작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당사자들이 자칫 자기 세력 과시에만 눈이 멀어 제대로 바라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하는 것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은 "존재감 있는 여당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존재감 있는 여당 대표라는 지적이 나온다"며 "전례없이 당청 관계가 삐거덕거리고 있고 금이 가고 있는데 기름을 치고 보강을 하려는 노력이 약하다"고 비판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김 대표를 직접 겨냥해 비판하진 않았지만 "당도 앞으로 더욱 소통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길 바라마지않는다"며 뼈 있는 말을 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어 전당대회 이후 6개월 김무성 대표 체제의 당 운영에 대해선 "나도 대표를 해봤는데 대표를 하다보면 실수도 할 수 있고 그렇다. 그것도 여론 듣고 바로잡고 가면 되는 것"이라며 "김 대표가 고뇌하면서 생각을 하고 내년엔 좀 더 많은 당내 소통을 하고 민주적으로 당을 운영해주면…(좋겠다)"고 말했다.

서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언제든지 나는 당의 최고 선배로서, 과거 경험을 가진 사람으로서 길을 잘못 가면 지적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잘못 가고 길을 잘못 들었으면 바로잡도록 얘기하는 게 내 도리 아니냐"며 "그 생각에는 변함 없고 정확하게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박세일 여의도연구원장 임명에 대한 갈등과 관련해선 "그 문제는 충분히 얘기했다. 이제 당 지도부가 알아서 할 문제"라며 "그 문제를 재론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아 그 문제는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서 최고위원은 모임 직후 "여러가지를 이야기하려 했는데 내가 당내 문제는 지난번에 이야기했기 때문에 더 이상 박세일 원장 등 이야기는 그걸로 오늘은 갈음하자고 했다"고 했다.

함진규 의원에 따르면 이날 자리에서는 '개헌' 문제도 주 의제로 논의됐다.

의원들은 "개헌 문제를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며 "굳이 이야기한다면 총선과 대선 때 공약으로 내걸어서 국민적 심판 또는 판단을 받아서 하는 것도 늦지 않다"고 공감했다.

또 기업인 가석방 관련해선 "한 번쯤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이주영 의원은 "이번 여객선 큰 사고를 계기로 국회 차원에서 우리 동료 의원들과 연구 활동에 더 정진해 우리나라와 당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를 갖고 국회에 다시 돌아왔다"며 당 복귀를 신고했다.

유승민 의원과 함께 차기 원내대표 유력 주자로 손꼽히는 이 의원은 이날 끝까지 자리를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의원들은 이날 마침 생일을 맞은 김현숙 의원에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지난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서청원·정갑윤·유기준·김태환 의원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3선 의원) 등 친박계 핵심 인사들을 초청했다고 알려진 가운데 이날 자리에서 이와 관련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함진규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계기가 될 때 그런 식의 의견 개진도 많이 하고 말씀도 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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