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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탄핵안 발의…취임식 앞두고 '비상사태' 선포

입력 2021-01-12 19:38 수정 2021-01-12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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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이 현지시간 11일, 우리시간으로 오늘(12일) 발의됐습니다. 현재로선 하원에선 통과될 가능성이 높죠.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두 번 탄핵된 대통령이 될 수 있습니다. 바이든 취임식을 앞두고 또다시 무력시위가 예고되면서 워싱턴에선 비상사태가 선포됐습니다. 미국 대선 관련 속보들을 류정화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테드 리우/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 우리나라를 통합하는 유일한 방법은, 이번 의사당 습격사건에 가담한 모든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는 겁니다. 이 사태를 선동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서 말이죠. ]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 하원의 두 번째 탄핵안이 발의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이유로 역시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된지 약 1년 1개월 만입니다. 당시 하원에선 석 달 이상 탄핵 조사를 거쳐 탄핵안을 발의하고 표결에 부쳤지만, 이번엔 속전속결입니다. 문제가 된 의사당 습격 사건이 있은 지 5일 만에 발의가 됐습니다. 당시엔 권력남용·의회 방해 혐의였는데, 이번엔 '내란 선동' 혐의입니다. 현지시간 13일 표결에 부칠 예정입니다. 민주당뿐 아니라 일부 공화당 하원 의원도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낸시 메이스/미국 공화당 하원의원 : 많은 사람들이 이 나라를 위기에서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결정적인 순간입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책임을 묻고 공개적으로 비난해야 합니다.]

탄핵소추안은 네 페이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내란 선동'혐의가 구체적으로 담겼습니다. 우선, '대선 결과는 사기'라는 거짓말을 계속 해온 점이 지적됐습니다. 특히 의사당 습격 사건 직전 백악관 근처 엘립스 공원에서 "만일 너가 지옥처럼 싸우지 않는다면 이 나라를 더 이상 가질 자격이 없다"는 연설은 언급했습니다. 시위대를 선동해 의회 난입을 부추겼단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6일) : 오늘 여기 모인 우리는 급진 좌파 민주당 세력이 우리가 이긴 선거를 훔쳐 가는 걸 원치 않습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패배도 인정하지 않을 거고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연설에 자극받은 군중은 의회에 불법 침입해 회의를 방해하고, 경찰을 다치게 하고, 살해했다고 했습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의원들을 위협한 점도 지적했습니다. ④ 앞서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해 개표 결과를 뒤집을 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한 사실도 담겼습니다. ⑤ 트럼프 대통령은 직에서 물러나야 하고, 앞으로도 미국 내 어떤 공직을 맡을 자격도 없다고도 썼습니다. 2024년 대선 재출마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죠.

이 탄핵안이 하원에서 가결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처음으로 두 번 탄핵된 대통령이 됩니다. 여기서 잠깐, 정치권 인사들의 과거를 돌아보는 코너, '그때 그 사람들' 가겠습니다. 오늘은 미국 전직 대통령들의 과거를 돌아볼 건데요. 역대 미국 대통령 45명 중, 탄핵안을 받아든 사람 모두 11명입니다. 이 중 실제 탄핵이 가결된 사람은 3명입니다. 그런데 왜 화면엔 4명이 나왔냐고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하원의 탄핵 표결 직전, 대통령에서 물러났기 때문이죠. 다들 아는 '워터게이트' 도청 사건 땝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 등 여러 명이 얽힌 성추문으로 탄핵안이 발의됐습니다. 처음엔 관련 의혹을 부인했지만, 상황이 악화하자 '부적절한 관계'를 시인했죠. 당시 미국인들이 참지 못한 건 무엇보다 '거짓말'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닉슨 대통령 역시 워터게이트 사건 때 도청장치에 대해 몰랐다고 거짓말했다가 여당까지 등을 돌렸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대선 결과는 사기'라는 거짓말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대통령 탄핵의 키워드 '거짓말'이라고 봐도 될까요? 어쨌든 이 4명 중 하원에서 탄핵이 가결된 세 사람도 상원에서는 모두 부결됐습니다. 결국, 탄핵안으로 물러난 대통령은 미국엔 한 명도 없는 셈입니다. 1년여 전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 표결 당시 강하게 반발했다가, 상원에서 부결되고 나선 '무죄'를 주장하는 뻔뻔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번 탄핵안도 하원에선 가결 가능성이 높지만 상원에선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무법적이고 당파적인 탄핵은 민주당의 정치적 자살 행진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해 2월 6일) : 인생 살면서 잘못한 일은 있죠. 인정해요. 고의는 아니었어요. 그러나 결과는 이렇게 (무죄)잖아요.]

이런 가운데 트럼프 지지자들이,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또다시 무력시위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었죠.

[JTBC '정치부회의' (어제) : 지지자들이 개설한 사이트에는 'sunday gunday' 키워드를 단 글들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둔 이번 주말, 무장 행진을 하자는 제안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취임식 당일 워싱턴DC에서 100만 민병대 행진을 벌이자는 제안도 있습니다.]

FBI 내부 게시판에는 의사당 습격 사건은 시작에 불과했고, 이번 주말부터 취임식 사이에 50개 주 의회 모두에서 무장 시위가 진행 될 수 있다는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워싱턴 DC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11일부터 24일까지, 취임식 관련 대비 태세를 연방 차원에서 지원하라는 겁니다. 최대 1만 5천 명의 국경경비대 파견이 허가됐고, 워싱턴 기념비 방문은 금지됐습니다. 가뜩이나 코로나 때문에 축소된 취임식이지만, '비대면'을 권장해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생긴 셈입니다.

[뮤리얼 바우저/미국 워싱턴DC 시장 (현지시간 지난 11일) : 당장 우리의 목표는 미국인들의 비대면 참여를 권장하고, 국회의사당에서 경험한 폭력적인 반란의 반복으로부터 콜롬비아 특별구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지난 6일 의사당 습격 당시 영상도 또 공개가 됐습니다. 벽 앞을 가득 메운 군중들, 의사당 문 앞을 지키고 선 경찰을 끌어내고 때리죠. 성조기 깃대와 목발을 집어 던지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전쟁인데요. 미 연방수사국, FBI는 시위 주동자들 중 아직 잡지 못한 사람들을 트위터를 통해 공개 수배하기도 했습니다. 파이프 폭탄 소지자에 대해선 5만 달러, 우리 돈 약 5500만 원의 현상금을 내걸었습니다. 다른 문제는 이 시위대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안 쓴 상태였다는 겁니다. '민주주의 유린의 장'일 뿐 아니라, '대규모 코로나 감염의 장'이 될 수도 있다는 거죠. 실제 일부 하원 의원들은 시위대 난입 사건 직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요.코로나 바이러스는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이런 혼란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뭘 하고 있을까요. 탄핵안이 발의된 11일, 충성파 공화당 하원 의원, 짐 조던에게 자유의 메달을 수여했습니다.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미국인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라고 말이죠. 자유의 메달은 미국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줄 수있는 최고의 영예입니다. 짐 조던 의원은 지난 번 탄핵 당시 앞장 서서 트럼프를 방어했고, 대선 불복에도 동조하고 있습니다. 반면 14일 자유의 메달을 받을 예정이었던 미국 프로풋볼, 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빌 벨리칙 감독은 메달을 거부했습니다. "지난 주 비극적인 사건", 의사당 습격 사건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지지자들을 찾아서 메달을 걸어주는 트럼프 대통령, 역시나 승복 의사가 없어 보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트럼프 탄핵안 발의, 내일 표결…바이든 취임식 앞두고 워싱턴 '비상사태' 선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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