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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MB, 기업인→대통령→구속수감…'무너진 신화'

입력 2018-03-23 18:39 수정 2018-03-23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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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전 대통령 얘기를 좀 더 해볼까요. 이명박 전 대통령, 그는 한때 재계의 신화로 불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정계에 투신하자 사람들은 코웃음을 치는 사람도 있었죠. 다른 기업인 출신 정치인들처럼 곧 사라질 거라는 얘기였는데, 하지만 그는 보란 듯이 최초의 기업인 출신 대통령이 됐습니다. 정계에서도 신화를 썼던 것입니다. 하지만 어제(22일)부로 그 신화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는 구속 전 입장문에서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겠다"고 했지마는 현재로서는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양 반장 발제에서도 이 전 대통령 관련 소식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에게 영장을 청구하면서 했던 얘기 있었죠. 만약 대선 전에 이런 혐의들이 밝혀졌더라면 당선이 취소됐을 것이다라고 말이죠. 물론 형 확정 전이라 무죄추정을 해야한다지마는 이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안됐더라면, 정계에 입문하지 않았더라면, 이 전 대통령 본인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헌정사를 위해서도 좋았을 것 같다라는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되는 오늘입니다.

잘 나가는 '기업인 이명박'에게, 정치 꿈을 품게 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정말 우습게도 한 편의 드라마였습니다. 1990년 11월부터 방영됐던 KBS '야망의 세월' 말입니다. 드라마에서 이 전 대통령 역할은 유인촌 전 장관이 맡았습니다. 그는 극 중에서 중소기업에 불과한 현대를 대재벌로 키우죠. 정주영 역할의 배우 이영후 씨는 그저 후견인정도로만 그려졌습니다. 드라마의 성공을 위해서는 장년의 배우를 주인공으로 할 수는 없었습니다. 젊은 유인촌을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해서 각색을 했던 것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정주영의 현대'가 아닌, '이명박의 현대'로 인식했던 것이죠. 이 전 대통령은 국민적 스타가 되지요. 드라마 때문에 정주영 회장과 갈등을 빚기 시작합니다. 드라마가 끝나고 두 달 뒤, 그는 27년간 몸담았던 현대를 떠나서 정계에 입문하게 됩니다. 꽃가마에 올라타 국회의원 배지를 답니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지만 만약 그때 그 드라마가 제작되지 않았더라면, 오늘의 비극도 없었을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998년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습니다. 10년 간 피선거권을 가질 수 없게 된 만큼 '정치인 이명박'은 그 순간 끝났죠. 미래를 기약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미국 유학길에 오릅니다. 그리고는 얼마 뒤 기업인으로 변신해서 귀국을 하죠. 그는 그렇게 제2의 인생을 살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는 2000년 8월 15일에 광복절 특사로 그의 명예를 회복시켜주죠. 기업인으로 여생을 살고자 했던 그에게 다시 한번 정치인으로 재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입니다. 역시 부질없는 말이지만, 만약 그때 사면복권이 안됐더라면 그는 서울시장도, 대통령도 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인생이란, 역사란 이렇듯 묘한 힘에 의해 작동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사진이 있지요. 잠깐 보시죠. 1979년 6월 10일, 한양대 운동장에서 열렸던 제1회 새마음제전 모습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그리고 최순실이 저렇게 한 샷에 모두 들어있습니다. 이 세 사람, 39년이 흐른 뒤에 자신들의 운명이 이렇게 귀결될 것을 과연 짐작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화제를 좀 바꿔서요.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이후에 저 개인적으론 가장 궁금했던 것이 배칠수, 전영미의 백반토론,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였습니다. 그동안 저희가 많이 인용했던 풍자극이었기 때문이죠. 역시 예상했던 대로 오늘은 날이 날이니만큼 웃음기를 최대한 자제하면서 진행하더군요. 잠깐 들어보시죠.

[전영미/방송인 (출처 : tbs 배칠수, 전영미의 9595쇼) : 방문을 환영합니다. (저는 여기가 아닙니다.) 동부로 가셨죠. (예, 저 송파 쪽) 저는 의왕에 있습니다.]

[배칠수/방송인 (출처 : tbs 배칠수, 전영미의 9595쇼) : 우리는 서로 다른 곳에 있습니다. (그 MB님 계신 곳에 순실이 있습니다.) 그럼 나랑 바꿀래?]

[전영미/방송인 (출처 : tbs 배칠수, 전영미의 9595쇼) : 저기요. (네, 자제하겠습니다.) 힘드신 것은 이해합니다. 저도 지금 많이 힘들어서. (저 때문에) 아니요. 지금 개그 시간인데 개그를 자제해야 해서. (아 그래서?)]

들으신 것처럼 경기도 의왕하고 서울 송파, 이렇게 떨어져 있는 두 사람이 토크를 한다는 것. 아무리 풍자이기는 합니다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겠죠. 제작진도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계속 들어보시죠.

[배칠수/방송인 (출처 : tbs 배칠수, 전영미의 9595쇼) : 지금 우리가 이렇게 만나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거예요. 이젠 리얼리티가 1도 없다. 1도]

[전영미/방송인 (출처 : tbs 배칠수, 전영미의 9595쇼) : 언젠 있었습니까. 작년에 나 여기 들어오고 나서부터는 더 없었어요.]

[배칠수/방송인 (출처 : tbs 배칠수, 전영미의 9595쇼) : 우리 이제 만나지 맙시다.]

[전영미/방송인 (출처 : tbs 배칠수, 전영미의 9595쇼) : 먼저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은 뭐랄까 내가 차이는 거 같잖아.]

[배칠수/방송인 (출처 : tbs 배칠수, 전영미의 9595쇼) : 매달리지 마. 다른 사람 만나. 나 그렇게 좋은 남자 아니야.]

[전영미/방송인 (출처 : tbs 배칠수, 전영미의 9595쇼) : 그 필요해서 만나는 거지 우리는, 이 코너를 해야 되니까]

[배칠수/방송인 (출처 : tbs 배칠수, 전영미의 9595쇼) : 이 코너 제목 어떡할 거야. 뭐 감방 토론할 거야 뭐야 이거 어떡할 거야.]

오늘도 약간 풍자를 했네요. 오늘 자 동아일보에 박근혜 전 대통령 소식 있더군요. 이명박 전 대통령 근황, 잘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영하 변호사로부터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 상황, 구속영장 청구 소식, 다 들었다는 것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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