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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산 제주2공항' 지역주민 "삶의 터전 불투명" 반발

입력 2015-11-10 16:11

성산지역 땅값 상승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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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지역 땅값 상승 기대

정부가 10일 발표한 제주 제2공항이 들어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와 온평리.

우선 신산리 주민들은 이날 정부의 발표에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이날 신산리사무소에서 만난 강원보(52)씨는 "아닌 밤 중에 홍두깨"라며 "소통이 전혀 없었다. 이런 식의 국책사업 진행이라면 강정 꼴이 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반박했다.

신산리 마을 청년회장 한진규(45)씨는 "당황스럽다. 평생을 살아온 삶의 터전이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불투명하게 된 셈"이라며 "최소한 어떻게 될 것인지를 예정지 주민들에게는 설명을 해줘야 했던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마을 주민 조영우(47)씨도 "후보지로 지정되고 최종 예정지로 확정될 때까지, 오늘 아침에 방송을 통해 사실이 흘러나올 때까지 마을 주민들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고 했다.

전 주민자치위원장 현경수(60)씨는 "오늘 아침에 언론보도를 보고야 알았다. 사전에 행정에서는 이와 관련된 어떤 설명도 없었다. 후보지로 선정된 후 지금까지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거나 의견을 묻는 등의 절차가 전무했다. 사전에 갈등요인을 없애려는 노력이 없었던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공항이 들어설 부지 70%에 해당되는 온평리 마을노인회장 고승천(73)씨는 "조용히 살고 싶었는데 이제 소음에 시달리야 한다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며 "여기는 농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우리는 이제 생존권을 놓고 다퉈야 할 것이다. 우리보고 어디가서 살라는 것이냐"고 분통해 했다.

마을회 고문인 현상은(85)씨는 "해군기지로 시끄러웠던 서귀포 강정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다"며 "주민 의견수렴 없이 갑자기 발표해 황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 마을에서 남은 여생을 조용히 보내기 위해 2년전 귀향한 연규봉(80)씨는 "그동안의 교직생활을 관두고 조용히 이 곳에서 여생을 보낼려고 했는데 다시 돌아가야 할 것 같다"며 어의없어했다.

성산읍 관계자는 "우리도 오늘 아침에야 알았다"면서 "신산리 일대에 제2공항이 들어서면 당장 땅값이 오르고 기대심리에 따른 인구 증가와 함께 지역 경제활성화라는 차원에서 기대가 된다"고 했다.

10일 제주 제2공항이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 일대로 확정발표되는 순간부터 성산읍 일대는 부동산 매기가 갑자기 뚝 끊어졌다.

성산 동남부동산컨설팅 현광열(49) 대표는 "오전 10시 신산리 제2공항 확정이 발표되는 순간 오늘 2건의 부동산 계약이 사라졌다"며 "앞으로 5년은 부동산 매기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공항이 들어서면서 자동적으로 땅값이 오를건데 누가 땅을 팔려고 하겠느냐"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성산읍 관내 섭지코지 등 해안도로 일대는 땅 값이 최고 3.3㎡당 1000만원 이상 호가하면서 팔려고 내놓은 땅이 없는 실정이다.

온평리 해안도로 일대 땅값도 종전 최고 3,3㎡당 50만원이었지만 지금은 200만원까지 오른 상태이고 대부분 외지인 소유다. 여기에서 땅값이 더 폭등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커진 것이다.

성산읍 관내 목 좋은 곳은 살려고 해도 땅이 없는 상태라는게 부동산업계의 지적이다.

현광열 대표는 "앞으로 제2공항이 들어서게 되면 이 곳이 제주시로 변하고 주변 위성도시로 발전하면서 인구집중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이 곳의 땅은 금싸라기로 변해 머잖아 제주시 땅값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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