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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영상 3천개 이상"…텔레그램 '유사 n번방' 실태

입력 2020-03-24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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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사 n번방' 여전…방문 두드리는 범죄자들

[앵커]

성 관련 불법 영상물을 공유하는 대화방들은 지금도 여전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확인해 보니, 많게는 6천여 명이 모인 비밀방에서 이런 불법 대화방의 입장권을 거래하고 있었습니다.

정해성 기자입니다.

[기자]

'퍼플링크'라는 이름의 텔레그램 대화방입니다.

지난 22일, 288명이 모여있는 이 방엔 'n번방' 링크를 달라는 요구가 이어집니다.

불법 촬영물을 공유해달라고도 합니다.

이 방에서 입장료를 내야 n번방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퍼플링크' 대화방 이용자 : 싸면 100만원이고 비싸면 150에서 200만원으로 알고 있어요.]

퍼플링크 방의 운영자는 영상을 원하는 이용자들에게 "문화상품권 거래도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본인 직업은 군인, 계급은 중위라고 밝히기도 합니다.

6300여 명이 모인 또 다른 텔레그램 대화방.

원래 다른 이름으로 운영하다 얼마 전 '문재인 지지자들 모임'으로 바꿨습니다.
 
이곳에서도 n번방에 입장할 수 있는 링크를 판매한다는 내용이 올라옵니다.

경찰 수사를 피할 수 있게 "100만 원을 주면 가상화폐 거래 기록을 지워준다"는 제안까지 합니다.

취재진은 이 방을 통해 실제 n번방에 입장한 A씨와 텔레그램으로 대화를 나눴습니다.

A씨는 취재진에게 "미성년자를 포함해 일반인 성 착취 영상이 3천 개 이상 공유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성연이/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 : n번방이나 박사방이 흥하면서 되게 많은 파생 방들이 생겼고. 파생 방들, 특히 돈을 주고받는 데선 이걸 사업으로 시작하거든요.]

이런 비밀방엔 해외 메신저인 디스코드 링크도 올라오면서, 음란물 유통 경로가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 상품권·게임머니 거래도…암호화폐보다 추적 힘들어

[앵커]

성을 착취하는 영상물을 사고파는 데 문화상품권이나 게임 머니를 이용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암호 화폐에 비해 추적이 어렵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이어서 하혜빈 기자입니다.

[기자]

'퍼플링크' 방의 운영자는 음란 영상을 판매한다며, 문화상품권 거래를 제시합니다.

또 다른 이용자도 음란 영상 거래법을 알려준다면서 문화상품권을 이용하라고 알려줍니다.

계좌로 돈을 받으면 들통날 수 있으니 우선 상품권을 받고, 이걸 다시 현금으로 바꾸라는 겁니다.

게임 머니로도 결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이런 대화가 오간 건 'n번방' 운영자 일부가 경찰에 붙잡힌 당일이었습니다.

비트코인 같은 암호 화폐에 비해 추적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것입니다.

암호 화폐는 거래소를 통해서 주고받을 수 있어, 대다수 거래소에선 신원을 인증해야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문화상품권은 사용자의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김승주/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문화상품권이 현찰 같아서 추적이 안 되니까… '문화상품권 교환합니다' 이런 것 많잖아요. 그런 데서 현찰로 바꾸면 방법이 없죠.]

게임 머니도 추적이 쉽지는 않습니다.

[김승주/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게임머니가 이동됐는데 그게 정상적인지 아닌지 일단 판단이 어려울 것이고, 다른 사람 계정으로 받았을 경우에는 공범으로 일한 사람이 누군지가 특정화가 안 되면 모르는 거고…]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한 경찰은 이런 범죄수익도 찾아내 몰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n번방' 이용자 "지금도 불법영상 3천개 이상"

[앵커]

텔레그램 비밀방의 실태를 취재한 정해성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정 기자, 경찰이 지금 대대적인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운영이 되고 있는 겁니까?

[기자]

맞습니다. 제가 이곳 스튜디오에 들어오기 전에 해당 텔레그램방을 확인을 해봤는데, 지금도 역시 "n번방 링크를 달라", 그리고 "불법 영상물을 공유해달라" 이런 글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이 방을 통해 n번방에 들어간 이용자에 따르면, n번방엔 "미성년자 영상을 포함해서 지금도 3천 개가 넘는 불법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이렇게 전했는데, 사이버성폭력상담센터에서 성 착취 영상을 유포한 텔레그램 대화방이 100개가 넘을 것으로 추정을 했습니다.

지금 이들 대부분은 폐쇄된 상태라고 알려졌습니다.

[앵커]

그 n번방이라는 것은 앞에 번호가 매겨진 방을 얘기하는 것이잖아요? 이런 방 말고, 박사방 이런 거 말고 구체적인 이름이 달린 다른 대화방들도 있죠?

[기자]

맞습니다. 제가 이번에 확인한 것이 고담방인데,

고담방은 지난해 9월 구속된 와치맨이 운영했던 n번방입니다.

구속되기 전까지 성 착취 영상을 공유하는 링크가 올라온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방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생존 가이드란 제목의 채널이 따로 있습니다.

텔레그램을 안전하게 사용하는 법을 설명해놓은 건데, 가입할 때 자신의 번호를 쓰면 안 된다는 충고, 강조가 되어 있습니다.

실제 저희가 취재한 유사 n번방을 보면, 저희가 취재한 n번방을 보면 "대포폰으로 텔레그램 이용해야 한다" 이런 글들도 이어지고 있는데, 텔레그램 가입할 때 번호와 접속할 때 IP를 주의해야 이런 설명도 덧붙여져 있었는데, 그 이유로 "텔레그램은 아동음란물에 대해선 수사에 협조한다" 이런 이유를 설명해 놓고 있습니다.

[앵커]

경찰의 수사를 받는 법까지 공유를 하고 있다면서요? 어떤 얘기입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 내용 역시 고담방에 올라온 내용입니다.

경찰 조서를 작성할 때 방법, 압수수색에 대한 대응전략 그리고 디지털포렌식에 대한 대응전략, 또 묵비권 사용법 등 특정 유튜브에 이런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설명이 돼 있다면서 그 해당 링크를 걸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일이 텔레그램에서만 벌어지는 건 아니죠?

[기자]

아닙니다. 이번에 새롭게 확인한 게 해외 메신저 디스코드입니다.

앞서 텔레그램이 본사가 해외에 있고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안전하다고 알려지며 이용자가 급증을 했었는데 이번에 경찰 수사가 이어지면서 대거 디스코드로 넘어가는 정황을 이번에 포착을 한 겁니다.

불법 영상을 유통하는 플랫폼은 지금 계속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6월 폐쇄된 소라넷, 이후 불법 영상들이 웹하드에 올라왔고 2019년 1월에 경찰의 집중 단속이 있으면서 이후에는 2019년 3월에는 카톡방, 이제 정준영 단톡방 사건으로 이슈가 됐었는데 카톡방으로 옮겨졌고 이번에는 이렇게 텔레그램과 디스코드로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정해성 기자였습니다.

(영상디자인 : 정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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