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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직후 유실된 조선시대 목판…65년 만에 제자리

입력 2019-03-27 09:20 수정 2019-03-2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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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25 전쟁 직후에 강원도에 주둔했던 미국의 퇴역 군인이 불경을 새긴 조선시대 목판을 되돌려줬습니다. 전쟁 때문에 무너져내린 절을 살펴보다 이 목판을 주웠고 평생 죄의식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권근영 기자입니다.

[기자]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그냥 없어진 줄 알았던 한 점의 목판이 65년 만에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스님은 그 앞에서 두 손을 모읍니다.

설악산 신흥사는 불경을 새긴 목판, '제반문'의 일부를 되찾았습니다.

44점 중 전쟁으로 유실돼 현재 14점만 남았습니다.

절에서 수행하는 의식을 기록한 400년 전 목판은 1954년 속초에 주둔했던 미 해병대 중위 리처드 록웰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제 92살이 된 록웰은 문화재를 돌려주게 된 사연을 전했습니다.

당시 전쟁으로 파괴된 신흥사를 정찰하다 목판을 주웠고, 여행 가방 맨 밑에 넣은 채 미국으로 돌아갔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한국에서 목판을 가져간 일에 죄의식을 느꼈다"는 후회도 내비쳤습니다.

록웰은 이와 함께 당시 속초와 양양 일대를 찍은 사진 279점도 기증했습니다.

꽁꽁 언 논바닥에서 아이들은 썰매를 탔고, 덩치 큰 미군은 그 썰매에 올라타 봤습니다.  
  
지게꾼들은 제 몸만한 짐을 졌고, 장터에는 사람이 모였습니다.

전쟁의 상처를 딛고 일상으로 돌아온 평화, 그리고 소박한 삶이 그 속에 담겨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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