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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한밤 '여성 안심 귀갓길' 곳곳에 아쉬움

입력 2015-04-20 21:18 수정 2015-04-20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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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부터는 안지현 기자가 밀착카메라에 합류했습니다. 늦은 밤 귀갓길, 여성이라면 한두번쯤, 아니면 그 이상 두려움을 느꼈을 텐데요. 그런데 시와 경찰청에서 이런 여성들을 위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여성안심귀가 프로젝트입니다.

그런데 정말 안전한 것인가. 밀착카메라 안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불과 한달 전, 이곳 강북구에서 새벽에 귀가하는 20대 여성을 30대 남성이 흉기로 위협한 뒤 성추행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그만큼 늦은 귀가 시간에 특히 여성은 위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여성들을 위해 집까지 데려다주는 서비스가 있다고 하는데요. 정말로 안전한지 밀착카메라가 한번 확인해보겠습니다.

자정이 지난 시각.

어두운 골목에서 노란 조끼를 입은 두 사람이 보입니다.

여성안심귀가 스카우트들입니다.

다산콜센터로 도착하기 30분 전에 전화를 하면 두 명의 스카우트가 집까지 데려다 줍니다.

[최인정/서울 이화동 : 무서워요. 혼자 올라오는 것보다는 같이 친구가 있으니깐 많이 안심이 되죠.]

2013년 6월 서울시가 선보인 서비스인데, 지난해 말까지 서비스 이용 횟수는 13만 건 가량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하나/서울 혜화동 : (집까지 데려다주는 서비스 알고 계셨어요?) 아니요. 몰랐는데요.]

[최민하/서울 가리봉동 : 아니요. 처음 듣는데요.]

지금 시각이 새벽 한 시가 가까워지고 있는데요. 제가 직접 다산콜센터에 전화를 걸어서 여성안심귀가 서비스를 요청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산콜센터 상담사 : (여성안심귀가서비스 이용하려고 하는데요?) 안심 귀가 스카우트가 이용시간이 새벽 1시까지라서요. 보통 30분 전까지는 예약돼 있어야 하거든요.]

주말엔 운영하지 않고, 평일 하루 3시간씩 짧은 운영시간이 아쉽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임현지/서울 문래동 : 지하철 막차가 12시 40분 그때니깐, 그 이후에 집에 도착하게 되는데, 그 이후에 이용하고 싶죠.]

예산이 걸림돌입니다.

[서울시 관계자 : (시간을 늘리는 것은) 예산이 동반되어야 해서요. 그건 조금 어려울 것 같아요.]

최근 통계 조사에 따르면 강간과 강제추행 사건은 새벽 3시부터 6시 사이에 주로 발생합니다.

비슷한 취지로, 경찰청은 '여성안심귀갓길'을 지정했습니다.

서울시에는 현재 517개의 여성안심 귀갓길이 지정돼 있습니다.

집중 순찰지역을 선정해 여성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게 한다는 취지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느 곳이 우리동네 여성안심귀갓길인지 알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강서경찰서 홈페이지를 통해 출력한 건데요. 지도가 흐릿해서 위치를 알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현장에 와서 주위를 살펴봐도 이곳이 여성안심귀갓길임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여기를 보실까요. 벽에 아주 조그맣게 여성안심귀갓길이라고 적혀있는데요.

QR코드를 확인해보라고 하는데 어떤 게 나오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역시 흐릿한 지도가 나옵니다.

[배영지/서울 공항동 : (이거 보고 어디인지 아시겠어요?) 아니요. 전혀 모르겠는데요. 일단은 저 표식이 잘 안 보여서요. 있다 해도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길에서는.]

이마저도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붙어있기도 했습니다.

경찰청은 올해부터 노면에 여성안심길을 표시하고, 정확한 골목 위치를 적어놓은 신호표지판 등을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또, 골목에 LED조명 등 밝은 조명을 설치하기로 했지만, 이런 곳은 아직까지 전체의 1/4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번엔 동작구의 여성안심귀갓길입니다.

이곳은 집중 순찰지역이라고 비교적 잘 보이도록 표시돼 있는데요. 안쪽은 어떤지 들어가 보겠습니다.

[곽대경 교수/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 골목 입구에서부터 쭉 걸어오면서 보니깐 전반적으로 가로등의 조도가 낮습니다. 이 길에서 5미터 정도만 들어가 버리면 누가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게 돼 있죠.]

순찰도 현실적인 한계는 있습니다.

[지구대 경찰관 : 사실 인력이 적다 보니깐 문제점이 있긴 해요. 신고가 떨어져서 사건을 취급한다든지 그러면 저희가 돌고 싶어도 돌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 않습니까.]

귀갓길 여전히 범죄에 노출된 여성들.

각종 정책의 취지는 좋지만, 곳곳에 아쉬움이 남는데요.

여성 안심 귀갓길이 말그대로 여성이 안심할 수 있는 길이 되기를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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