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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4시간 만에 숨진 아기, 온몸에 멍…그날 수술실에선

입력 2020-09-16 20:48 수정 2020-09-16 22:15

백번 싸워 한 번 이기는 '의료 사고'…불안한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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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번 싸워 한 번 이기는 '의료 사고'…불안한 환자들


[앵커]

1%, 의료 사고로 다툴 때 환자가 병원을 완벽히 이길 수 있는 확률입니다. 백 번 싸워서 한 번 이길 수 있는 분쟁. 그렇게 환자는 의료 사고로 한 번, 재판에서 또 한 번 힘겨운 싸움과 마주합니다. 병원에 비해서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환자들은 어떻게 수술받았는지, 그 과정을 담은 CCTV 영상이라도 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지금부터는 이런 절박한 환자들의 목소리가 담긴 두 가지 사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먼저, 엄마 뱃속에선 건강했지만 병원의 과실 논란 속에 태어난 지 네 시간 만에 숨을 거둔 아이의 이야기를 구석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결혼 3년 만에 시험관 시술로 힘들게 가졌던 아기를 떠나보낸 그 날, 젖 한번 물려보지 못한 엄마 36살 김유리 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냅니다.

아기를 잃은 건 지난 6월 22일입니다.

당일 오전 6시 부산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분만촉진제를 맞고 진통이 와 유도분만에 들어갔습니다.

김씨는 5시간이 지나고 탈진을 느껴 제왕절개를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병원 측은 설명도 없이 흡입기계를 넣고 배밀기를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김유리(가명)/분만사고 산모 : 막 위에서 눌러 젖히고 마루타가 된 기분이었고 묵살되고. 제왕절개를 했더라면…계속 안 해주시더라고요.]

그렇게 태아 머리를 꺼낸 후 계속 잡아당기고 돌린 끝에 오후 1시 출산했습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아기를 보여주지도 않고 신생아실로 데려갔고 김씨를 수면마취시켰습니다.

그리곤 상태가 좋지 않다며 아기를 대학병원으로 옮겼고, 오후 5시 20분 아기는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대학병원 측은 아기에게 출산질식, 기흉, 타박상 등이 있었다고 진단했습니다.

[김유리(가명)/분만사고 산모 : 하늘나라 갈 때까지 한 번도 울지를 못 했어요. 온몸에 멍…분만과정에서 아기가 질식이 돼서 산소 공급이 안 됐고.]

그런데 분만한 병원 측의 기록은 석연치 않습니다.

출생증명서에 아기 신체는 물론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돼 있습니다.

애초 측정한 몸무게도 크게 달랐습니다.

초음파 측정에선 3.3kg이었지만, 실제로는 4.5kg으로 1kg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해당 병원은 초음파 측정은 오차가 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태아 머리가 나오는 상태에서 제왕절개는 불가능했고 대학병원으로 옮길 땐 아기가 건강을 회복했다고 했습니다.

[김유리(가명)/분만사고 산모 : CCTV가 없다 보니까 제 주장 말고는 따로 입증할 수 없는 게 너무 안타까운 현실이고.]

경찰은 최근 이 병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과실 여부를 살피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이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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