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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씨 "안 지사, '미투' 와중에도 성폭행…다른 피해자 나올 것"

입력 2018-03-0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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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희정 충남지사로부터 최근 8개월 동안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던 김지은 씨가 어제(5일) 저녁 JTBC 뉴스룸에 출연해 피해 사실과 심경을 털어놨습니다. 너무나도 명확한 권력 관계 때문에 안 지사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서 인터뷰에 응했다고 말했습니다. 국민들에게 자신을 지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박민규 기자가 뉴스룸 인터뷰를 정리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6월부터 8개월 동안 있었던 일이 권력관계를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첫 질문에 답하는 데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김지은/충남도 정무비서 : 저한테 안희정 지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안희정 지사님이었습니다. 수행비서는 모두가 '노'라고 할 때 '예스'하는 사람이고 마지막까지 지사를 지켜야 하는 사람이라고… 지사님도 저한테 얘기해주신 것 중의 하나가 늘 얘기하시는 것 중에 '네 의견을 달지 마라', '네 생각을 얘기하지 마라' '너는 나를 비춰주는 거울이다. 투명하게 비춰라. '그림자처럼 살아라' 그렇게 얘기하셨습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수행비서로서 안희정 지사의 뜻을 어길 수 없었고 늘 따라야만 했다는 것입니다.

[김지은/충남도 정무비서 : 저는 늘 수긍하고 기분을 맞추고…지사님 표정 하나하나 일그러지는 것까지 다 맞춰야 하는 게 수행비서였기 때문에 아무 것도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안희정 지사는 JTBC 취재진에게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안 지사의 이런 반론에 대한 입장은 분명했습니다.

자신의 위치에선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김지은/충남도 정무비서 : 저는 지사님이랑 합의를 하고 하는 그런 사이가 아닙니다. 지사님은 제 상사시고, 무조건 따라야 하는 그런 사이입니다. 저랑 지사님은 동등한 그런 관계가 아닙니다.]

조직 내에서도 문제제기를 했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김지은/충남도 정무비서 : SOS를 치려고 여러 번 신호를 보냈었고 눈치챈 한 선배가 '혹시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얘기를 했었고…그런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안 지사 본인에게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뒤늦은 사과를 받았지만 고통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었다고 기억했습니다. 

[김지은/충남도 정무비서 : 미안하다, 괘념치 마라, 내가 부족했다, 잊어라, 다 잊어라, 그냥 아름다운 스위스와 러시아에서의 풍경만 기억해라, 다 잊어라… 항상 잊으라는 얘기를 저한테 했기 때문에 '내가 잊어야 되는구나, 잊어야 되는구나…' 그래서 저한테는 있는 기억이지만 없는 기억으로 살아가려고 그렇게 다 도려내고 도려내고 그렇게 그렇게 지냈던 것 같아요.]

특히 지난달 25일에는 안 지사가 '미투' 운동을 언급하며 다시 사과했는데, 이날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지은/충남도 총무비서 : 지사가 최근에 저를 밤에 불러서 '미투'에 대한 얘기를 했습니다. '미투'에 대해서 불안해하는 기색을 보이셨던 것 같은데… 저한테 '내가 미투를 보면서 그게 너에게 상처가 되는 줄 알게 됐다. 미안하다. 너 그때 괜찮느냐' 그렇게 얘기를 해 주셨는데… 그래서 '오늘은 안 그러시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결국엔 또 그날도 그렇게 하시더라고요.]

피해사실 입증 계획에 대한 물음에 김씨는 "자신이 증거"라며 "안 지사와 있었던 일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메신저 대화가 주로 비밀 대화방에서 이뤄진 탓에 내용 상당 부분이 삭제됐지만 일반 대화방의 대화 내용 일부는 남아있다는 것이 김씨 설명입니다.

김씨는 안 지사의 사과 내용을 설명하며 성관계가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는 안 지사 입장을 다시 한 번 반박했습니다.

[김지은/충남도 정무비서 : (안 지사가) 말로 얘기한 적은 있습니다. '너를 가져서 미안하다', '너한테 상처 줘서 미안하다', '내가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가 부끄러운 짓을 했다' 늘 그렇게 얘기하셨습니다.]

김씨 측 변호인단은 이르면 오늘 안 지사에 대한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이후 자신의 안전을 걱정하면서도 김씨는 또 다른 피해자를 위해 인터뷰를 결심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김지은/충남도 정무비서 :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걸 압니다.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습니다. 국민들이 저를 지켜주신다면 그분들도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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