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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플러스] '공릉동 살인사건' 정당방위 인정까지 악몽의 2년

입력 2017-10-26 22:20 수정 2017-10-27 02:01

"인터넷 등서 살인자로 몰려…지옥 같은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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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등서 살인자로 몰려…지옥 같은 2년"

[앵커]

'서울 공릉동 살인사건.' 2년 전, 휴가를 나온 군인이 주택에 들어가서 자고 있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하고 그 남자친구와 격투를 벌이다 숨진 사건입니다. 검찰이 2년 만에 남자친구에 대해 '정당방위'를 인정했습니다. 남자친구 양 씨는 여자친구를 잃은 슬픔도 슬픔이지만 언론과 인터넷에 의해 살인자로 몰렸던 지난 2년이 지옥같았다고 했습니다.

사건플러스 이한길 기자입니다.

[기자]

사건 발생 2주 뒤, 한 방송사 시사교양프로그램이 큰 주목을 끌었습니다.

군인 장 씨가 여성을 살해한 범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여론은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남자친구 양 씨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에서도 "양 씨가 둘 다 죽인 게 아니냐", "사건을 재수사하라"는 글이 많았습니다.

수사로 밝혀진 사실은 방송 내용, 인터넷의 의혹들과는 크게 달랐습니다.

- 살인 동기가 없다

[2015년 방송내용 : 군인부대에서 정말 모범사병이에요. 관심병사도 아니고. 관심사병도 아닐뿐더러 오히려 후임병들에게 인기가 좋았던 군인이었답니다.]

방송은 유족 등의 증언으로 볼 때 장 씨에게 살해 동기가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수사결과는 달랐습니다.

[장병덕/노원경찰서 형사과장 (2015년) : 장씨의 지인들을 통해 들어보니까 평소에 술을 마시면 행동이 좀 커진다는 진술이 있었습니다.]

사건 당일 장씨는 새벽 4시 반까지 술을 마셨고, 혈중 알콜농도 0.19%의 만취상태였습니다.

또 다른 집을 네 차례 무단침입했고 유리창을 깨기도 했습니다.

- 먼저 여자 비명소리가 들렸다

CCTV에 찍힌 장씨가 범행현장에 들어간 건 새벽 5시 28분.

방송은 장씨가 범행현장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비명소리가 났다고 했습니다.

[2015년 방송내용 : '살려주세요' 소리를 정확하게 내가 SNS를 막 쓰고 있을 때 들었거든요. 27분이었어요. 그때 제가 정확하게 시계를 봤어요.]

다른 목격자 진술은 엇갈립니다.

장씨가 들어가고 약 2분 뒤 비명이 들렸다는 겁니다. 112신고가 접수된 것도 그 이후였습니다.

- 손에 아무런 상처가 없다

[2015년 방송내용 : 사람이 칼로 찌르게 되면 여기(손)를 다치게 돼 있어요. 손 같은 거 안 다쳤거든요.]

법의학자들은 손에 상처가 없다고 해서 장 씨가 결백하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이호/전북대 법의학과 교수 : (가해자) 손에 꼭 손상이 있어야 된다. 그래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이걸로 구분한다…이렇진 않아요.]

이외에도 당시 군인 장씨와 숨진 여성이 내연관계였다는 의혹 등도 제기됐지만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양씨는 해당 방송사에 사과와 정정보도를 요구했지만 방송사 측은 "양씨를 범인으로 특정한 적이 없다"면서 사과를 거부했습니다.

(화면출처 : 방송화면 캡처)
(영상디자인 : 배장근, 영상취재 : 김환 ·이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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