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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총기난사에도 골프클럽 머문 트럼프…야당 책임론 맹공

입력 2019-08-05 09:55

트럼프, 끝없는 인종주의 논란…주말엔 지인 결혼식서 '유유자적'
민주 '총기규제 강화' 상원 처리 요구…대선 쟁점 점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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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끝없는 인종주의 논란…주말엔 지인 결혼식서 '유유자적'
민주 '총기규제 강화' 상원 처리 요구…대선 쟁점 점화 가능성

미국 총기난사에도 골프클럽 머문 트럼프…야당 책임론 맹공

미국에서 잇따라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일주일 새 발생한 4건의 총격 중 지난달 28일 캘리포니아주 길로이 페스티벌 총기 난사와 지난 3일 텍사스주 엘패소 사건 등 2건의 범행 동기로 '증오 범죄' 가능성이 거론되자 평소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적 언사가 비극을 불러왔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주의 비판과 함께 총기규제 강화도 요구해 이들이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총기규제가 그동안 민주당의 대선 경선에서 지엽적인 주제였다면서 두 건의 총기 난사가 국가적 초점을 총기규제로 되돌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주의 논란을 촉발한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가장 최근의 일로는 지난달 27일 민주당 흑인 중진인 일라이자 커밍스(메릴랜드) 하원의원을 향해 '잔인한 불량배'라고 공격하면서 "커밍스의 지역(볼티모어)은 역겹고 쥐와 설치류가 들끓는 난장판"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 14일에는 민주당의 유색 여성 하원 의원 4인방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며 막말 수준의 언사를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지대에 밀려드는 중남미 이민자들을 향해 '침입'이라는 거친 용어도 서슴지 않았다.

2017년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유혈 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사태의 책임을 백인우월주의자에게 분명히 돌리지 않은 채 '양쪽 다 나쁘다'는 식의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다가 공화당 내에서조차 반발을 초래하는 등 엄청난 역풍에 직면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전략은 참모들이 말하는 것처럼 보수적 유권자 기반을 활성화하기 위해 인종적 적대감을 맨 앞에 둬 왔다"며 "총격 사건들이 이런 전략을 복잡하게 만들 것 같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 책임론을 꺼내 들며 공세를 취했다.

고향이 엘패소인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은 이날 CNN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인정한 인종주의자이고 이 나라에서 더 많은 인종주의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모든 증거는 우리가 인종주의자이자 백인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외국인 혐오자 대통령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가세했다.

민주당은 이참에 공화당의 소극적 태도 탓에 제도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총기 규제 강화 문제도 정면으로 요구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보도자료에서 "더는 안된다, "공화당의 계속된 무대책"을 거론하며 법안 처리를 촉구했고, 대선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미 총기협회(NRA)를 이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하원이 지난 2월 범죄전력 조회를 확대하는 법안을 처리했다며 현재 8월 휴회 기간이지만 이들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상원을 소집하자고 공화당에 요구했다.

하지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의원은 자신의 집에서 발을 헛디뎌 어깨 골절상을 입었으며, 치료를 받은 뒤 자택에서 회복 중이라고 이날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매코널 의원 측에 특별회기 소집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반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첫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트위터에 "비극적일 뿐만 아니라 비겁한 행동"이라고 비난했고, 이날은 포고문을 발표해 애도의 표시로 관공서에 조기게양을 지시했다. 오후엔 기자들과 만나 "증오는 우리나라에 발붙일 곳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은 ABC방송에 출연해 "이것은 사회적 문제다"라고 전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어떤 정치인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뒤 "이것을 정치적 이슈로 만들려는 것은 어떤 이로움도 없다"고 엄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주말 행보를 놓고 비판론도 제기됐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 뉴저지주의 한 골프클럽에 머물렀으며, 지난 3일 이곳에서 열린 한 결혼식에 참석해 신부 옆에 서 있는 사진이 SNS를 통해 올라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윗에 엘패소 총격에 관한 첫 트윗을 올린 지 14분 만에 자신의 지지자인 UFC 선수의 선전을 기원하는 트윗을 올렸고 뒤이어 흑인 지지자들의 응원 글을 리트윗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은 참극 발생 후 뉴저지 골프장에서 사라진 채 첫 몇 시간을 보냈다"며 "그곳에서 유명인사의 싸움을 조장하고 정적을 공격하는 내용이 어색하게 뒤섞인 트윗을 내보냈다"고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

AP는 또 "미국 국민은 엘패소 총격 직후는 물론 오하이오주 데이턴 사건 몇 시간 후에도 대통령을 잠깐이라도 보지 못했다"며 일요일인 이날 오후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려고 준비할 때에야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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