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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중국 바다 같은 연평도 바다…어민들 '시름'

입력 2016-04-27 22:02 수정 2016-04-2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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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황금어장으로 불리던 서해안의 봄 꽃게잡이가 심상치 않습니다. 어획량이 턱없이 줄어든 건데요. 불법 조업을 일삼는 수백 척의 중국 어선들 때문에, 어민들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서해 NLL에서 불과 1.5km 떨어진 연평도. 이곳은 연평도의 최북단 지점입니다.

그런데 제 뒤를 보시면 중국 어선들이 보입니다. 우리 해상에서 불법 조업을 하기 전에 이곳에 정박해 있는 건데요.

그런데 거리가 가까워 배의 형태가 잘 보이는데 여러 척의 배들이 군데군데 모여있습니다.

군이 파악한 이날 우리 해역 내 중국 어선은 270여 척에 달합니다.

[연평도 어민 : 이게 중국 땅인지, 대한민국 땅인지 분간이 안 갑니다. 어떻게 중국 배가 이렇게 와서 마구잡이로 어업활동을 하고….]

지난 4일 해경이 우리 해역에서 불법 조업한 중국어선 나포에 나섭니다.

조타실 진입이 어렵자 창문을 깨고 난 뒤에야 배가 멈춥니다.

하루 평균 200여 척의 중국어선이 불법 조업하고 있지만 해경이 나포한 중국어선은 올 들어 13척에 불과합니다.

[해양경찰 관계자 : 실질적으로 단속하기가 어렵습니다. 저희는 무장이라던가 이런 게 안 되잖습니까, 해군하고 같이 갑니다. 그러면 벌써 도망갑니다.]

[군 관계자 : (중국어선 단속은) 해경이 맡아야 되는 거고요. 군은 적 세력에 대응하는 것인데, 타국의 국민들에 대해 군이 제재할 수는 없잖아요.]

이 때문에 나포 대신 퇴거명령 중심으로 미온적 단속이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그러는 사이 중국 어선은 더 대담해지고 있습니다.

한 중국 어선이 낚시꾼이 있는 해안까지 다가오지만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습니다.

[채규루/낚시꾼 : (낚싯줄을) 멀리 던지게 되면 55m 던지게 되는데요. 그 배를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심하게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어민이 촬영한 영상입니다.

우리 군의 방송이 나오지만 중국 어선은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밤이 되면 본격적인 불법 조업을 시작합니다.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한 꽃게잡이 어선을 타고 바다에 나가봤습니다.

[박재복/꽃게잡이 배 선주 : 빨간 불빛 있는 것이 중국 어선이에요. (중국어선은) 생태계를 파괴해버려요. 잡히는 것은 다 가져가요.]

꽃게를 잡기 위해 5일 전에 설치해 놓은 어망을 현재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꽃게는 거의 보이지 않고 이처럼 해양 쓰레기들만 올라오고 있습니다.

[김업수/꽃게잡이 배 선원 : 다 버려진 쓰레기들이요. (잡은 물고기는) 상품화할 수 있는 건 없고요. 우리 반찬이나 할 정도요. 하루 한 끼 찌개 정도요.]

오늘 새벽 5시부터 2시간 넘게 6명의 선원이 잡은 꽃게입니다.

안을 보시면 꽃게가 있는데 10kg이 채 안 됩니다.

지난해보다도 턱없이 줄어든 수치라고 합니다.

[신형근/꽃게잡이 배 선장 : 배 탄 지는 20년 됐는데요. 차근차근 줄어들어요, 어획량이. 올해 갑자기 타격이 좀 크네. 가슴만 답답하고….]

이 때문에 꽃게잡이를 포기한 어민도 생겨났습니다.

[성도경/새우잡이 배 선장 : 지금은 꽃게가 전혀 안 나서 새우를 본격적으로 잡기 시작했죠, 올해부터. 새우라도 잡아 생계유지는 해야 할 것 아니에요.]

인천항에서는 매일 서해에서 잡은 꽃게로 경매가 이뤄집니다.

그런데 수족관 한쪽은 비어있고 바닥에 놓인 꽃게 양도 많지 않습니다.

[김제희/수협 판매팀장 : 꽃게 양이 지금 많이 들어올 때, 1/3 수준밖에 안 되고 있습니다. (kg당) 1만 원에서 1만 5000원 정도 올랐습니다. 작년에 비해서요.]

이날 꽃게 경매는 15분 만에 끝났습니다.

[김영남/도매상 : 물건이 많아 (값이) 싸야 손님들도 많을 텐데 여기 뱃사람이나 우리 상인들이나 지금 죽을 맛이에요, 지금.]

한 때 황금 어장으로 불리던 서해 어장.

하지만 지금은 빈 그물과 함께 중국어선만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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