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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순, 검찰 출석 거부…민주, 체포동의안 '원칙 처리'

입력 2020-10-27 18:42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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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내일(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보고될 예정이죠.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의원이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검찰에 자진 출석하라는 당의 요청을 다시 한번 거부한 겁니다. 민주당은 원칙에 따라 정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끝까지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오는 30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체포동의안을 표결에 부치겠다는 겁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방탄 없다 정정순"…"못 찾겠다 박덕흠" >

국민들이 뽑은 지난 20대 국회, 좋은 입법 1위. 지난 2016년 개정된 국회법이죠.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이었습니다. 국회 사무처의 조사 결과였는데요.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잘한 일이다, 호평했습니다. 이 법안의 핵심, 바로 방탄 국회 방지입니다. 이전에는 체포동의안이 보고된 뒤 72시간 이내에 표결을 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됐었는데요. 이 규정을 없애고, 다음 본회의에 자동 상정하도록 내용을 바꾼 겁니다. 여기엔 당시 여야 원내대표의 국회 개혁 의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우상호/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016년 7월) : 제가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원내대표가 되자마자 제 일성이 '체포동의안 72시간' 조항을 없애겠다. 그래서 체포동의안이 오면 반드시 국회에서 결정을 내리는 그런 개혁을 하겠다…]

[정진석/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 (2016년 6월) : 우리가 옷깃을 여미는 자세로 다시 한번 우리 스스로를 국민의 거울에 비춰보는 그런 노력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20대 국회는 방탄국회라는 오명을 피했을까요? '0건' 20대 국회에서 처리된 체포동의안 숫자입니다. 모두 5번 체포동의안이 제출됐지만, 단 한 건도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이럴 땐 유독 무기명이란 제도적 장치를 방패 삼아, 뜨거운 동료애를 보여주죠. 2건은 본회의에서 부결됐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3건은 아예 표결조차 부쳐지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짐작하신 대로입니다.

[정우택/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2017년 11월) : 최경환 의원실에서는 의원 한 분 한 분이 헌법기관이라고 하면서 의원에 해당되는 입법 예산자료까지 다 가져가 버렸습니다. 마구잡이식 구속 수사에 대한 견제를 하지 않고서는 이건 도저히 안 되겠다.]

본회의가 열려야 표결을 하겠죠? 회기 내에 본회의 일정을 아예 잡지 않는 꼼수를 써 체포동의안을 자연스럽게 폐기시킨 겁니다. 이런 걸 두고 방탄 국회라고 하죠.

21대 국회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요? 더불어민주당이 그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회계부정 의혹을 받고 있죠. 정정순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입니다. 내일 본회의에 보고될 예정인데요. 민주당은 정 의원이 검찰에 자진출석하지 않으면, 오는 30일에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체포동의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김태년/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어제) : 그동안 정 의원은 국정감사를 이유로 검찰조사를 미뤄왔습니다. 이제 국정조사가 끝나는 만큼, 검찰에 하루속히 자진 출두해 투명하게 소명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국회의원의 책임 있는 자세입니다. 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 부의되면, 민주당은 원칙에 따라 국회법에 정해진 대로 처리할 것입니다.]

정 의원이 당의 권고를 따를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앞서 당 지도부는 수차례 검찰 조사에 응하라, 강하게 압박했었죠.

[최인호/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지난 23일) : 더불어민주당은 오늘 최고위원회를 열고 정정순 의원이 검찰조사에 성실히 응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이 사실을 사무총장이 정정순 의원에게 직접 통보하기로 했습니다. 만약 정정순 의원이 당 지도부의 결정과 지시에 따르지 않을 경우, 윤리감찰단에 직권조사를 명하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정 의원이 찾아간 곳은 검찰이 아닌 이낙연 대표실이었습니다. "체포동의안 서식을 보면 10월 15일까지만 유효한 것으로 돼 있다"며 "지금처럼 끌려가는 모양새가 아니라 당당하게 가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사실 끌려가는 모양새를 만든 건 정 의원 본인입니다. 지난 총선과 관련해 검찰이 수사선상에 올린 현역 의원은 모두 94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검찰 조사에 불응해 체포동의안이 올라온 건 정 의원 단 한 명뿐입니다. 오늘 민주당 의원총회가 있었는데요. 이 자리에서도 정 의원은 "힘든 길을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당의 자진출석 요구를 거부하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의원 한 명 때문에 같이 힘든 길을 걸을 순 없겠죠. 민주당은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정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 부쳐지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인데요. 압도적인 거대 여당이죠. 혹여나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정치적 후폭풍을 민주당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합니다. 정 의원이 동료애에 기대를 걸긴 힘든 상황인 듯싶습니다. 아무리 무기명 투표라도 말입니다.

정정순 의원은 국정감사에 충실히 임하겠다며 검찰 조사를 미뤘었죠. 반면에 '못 찾겠다 꾀꼬리' 국감장에서 실종된 의원도 있습니다. 무소속 박덕흠 의원입니다. 이해충돌 논란으로 상임위를 국토교통위에서 환경노동위로 바꾸고, 국민의힘에서도 탈당했죠. 어찌 된 일인지, 10차례 열린 환노위 국감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7일, 청가서 한 장을 제출한 게 전부였습니다. 박덕흠 의원의 이름이 국감장에서 들리긴 했습니다. 다른, 의원의 입에서 말입니다.

[천준호/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2일) : 박덕흠 의원 가족회사 3개 업체가 동시에 입찰에 참여함으로써 낙찰 확률을 높였습니다. 29분의 1 확률을 10분의 1의 당첨 확률로 3배 높인 것인데요. 이런 게 공정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송석준/국민의힘 의원 (지난 12일) : 모든 것이 아직 밝혀지지 않고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일방적으로 의정 활동을 통해서 특정인의 구체적인 성명을 거명하면서 모욕하는 것은 이거는 경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감은 등한시 했지만, 본인 개인사는 열심히 챙겼습니다. 지난, 21일엔 자신에게 배임·횡령 혐의로 형사 고소를 제기한 대한전문건설협회 전 회장 A씨를 무고죄로 맞고소했습니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이런 의혹을 제기했었죠?

[진성준/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3일) : 당시 서울시지회 신모 회장이 4명의 다른 사람의 계좌를 동원해서 500만원씩 모두 2000만원을 박덕흠 의원에게 정치 자금으로 제공합니다. 그런데 박덕흠 의원은 이 돈을 다 돌려줬다고 해서 아무런 사법 처리를 받지 않아요. 그런데 최근의 진술에 의하면 그 2000만원 중에 1000만원만 돌려줬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이렇게 진술을 하고 있는 그 측근의 녹취록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박 의원은 따로 보도자료를 내고, 허위사실이라며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박덕흠 의원실 측은 국감에 출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환노위도 이해충돌 논란이 나올 것 같아, 지난달 15일 국회 백지신탁심의위에 어느 상임위가 좋을지 의견을 물은 상태"라며 "국감 활동자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입니다. 납득이 되시나요? 선뜻 동의하기 어렵긴 합니다.

< 국민의힘 "박원순·오거돈 증인 0명"…이수진 "조두순 화학적 거세" >

국회 여성가족위에서 열린 여성가족부 국정감사. 여야는 증인과 참고인 채택 문제를 놓고 기싸움을 벌였습니다. 내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죠. 국민의힘은 권력형 성범죄와 관련한 증인 채택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강한 유감의 뜻을 표했습니다.

[김정재/국민의힘 의원 : 대체 민주당이 생각하는 정상적인 국감은 도대체 뭡니까? 과연 증인, 참고인이 한 명도 없이 진행되는 게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대체 뭘 두려워하시는 겁니까? 행여나 참고인이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답변하다가 박원순이라는 이름 석 자 나올까 봐 겁에 질린 겁니까? 박원순, 오거돈이라는 이름이 나오면 내년 선거 망칠까 당 차원에서 이렇게 원천봉쇄하고 나서는 겁니까?]

[신동근/더불어민주당 의원 : 현재 통상적으로 우리가 수사나 재판 중인 사안들은 증인을 부르지 않는 게 관례이고 그게 저는 맞다 보고요.]

증인도, 참고인도 없는 국감이지만, 야당 의원들은 여가부 장관을 상대로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전주혜/국민의힘 의원 : 고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지금 발생한 지가 5개월이 넘었습니다. 아까 앞선 답변에서 피해자에 대해서 안타까웠다 이렇게밖에 말씀하지 못하시는 데 대해서 굉장히 유감을 좀 표명합니다. 이런 권력형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역할이 가장 필요하다. 이 말씀은 공감을 하시죠?]

[이정옥/여성가족부 장관 : 저도 가장 염려가 되는 부분이 아주 초기부터 피해자 안부를 지속적으로 묻고…]

[서정숙/국민의힘 의원 : 신고 피해자는 무고죄나 명예훼손죄 등 다른 형태의 고소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2년간 벌어진 권력층의 위계에 의한 직장 내 성추행 사건이 빈발한 현실에서…]

[이정옥/여성가족부 장관 : 여러 가지 법적체계가 무고죄나 명예훼손 등 원래 약자 보호를 위해 있는 제도가 가해자의 도구가 되지 않게 하도록 그것도 유념해서 세심하게 살피겠고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책 질의에 집중했습니다. 지난 2008년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2년 형을 선고 받고 수감 중이죠. 조두순이 오는 12월 13일 출소를 앞두고 있는데요. 조두순의 재범을 막기 위해 화학적 거세를 제안했습니다.

[이수진/더불어민주당 의원 : 조두순처럼 인간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극악한 성범죄자 재범을 막기 위해서는 좀 더 실효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성 충동을 억제하는 약물치료, 즉 화학적 거세 방식이 성범죄자의 재범률을 떨어뜨릴 대안으로 대두가 있는데요.]

이수진 의원은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인데요. 마침 정세균 국무총리도 조두순 관련 입법을 국회에 주문했습니다.

[정세균/국무총리 : 국가는 국민 보호의 사명이 있습니다. 법무부·경찰 등 관계 부처와 지자체는 피해자와 지역주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철저히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조속한 입법과 예산 통과에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 드립니다.]

조씨는 출소 뒤 아내가 살고 있는 경기도 안산시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요. 피해자의 집과 불과 1km 떨어진 곳입니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부심 중인데요. 출소 후 5년 동안은 성범죄자 알림사이트에 조두순의 신상이 공개됩니다. 또 7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해야 합니다. 앞으로 20년간 경찰의 신상 관리도 받습니다. 문제는 피해자와 지역 주민들 입장인데요. 이 정도 조치로 안심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이수진 의원이 제안한 화학적 거세, 논의해 볼 만한 부분인 듯합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방탄 없다 정정순"…"못 찾겠다 박덕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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