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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오세훈 선거운동 시작…'말의 전쟁' 점입가경

입력 2021-03-25 19:35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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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박영선, 오세훈 두 후보 모두 오늘(25일) 자정을 기해서 공식 선거운동에 바로 돌입했습니다. 박 후보는 편의점 아르바이트 체험을 시작으로 자신의 지역구였던 구로 중심으로 유세를 펼쳤죠. 오 후보는 지하철 방역 작업을 마친 뒤 강북권 표심 잡기에 나섰습니다. 두 사람 사이 설전도 점점 거칠어지고 있는데요. 박준우 반장이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음악에는 빠르기를 지시하는 말이 있죠. 클래식 음악의 악보에 적힌 곡의 템포를 알려주는 용어들인데요. 학창 시절 음악 수업 시간에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아다지오(Adagio), 안단테(Andante), 이런 단어들입니다. 서울시장 후보들의 움직임 속도를 음악의 빠르기말로 표현하자면요. 당내 경선과 단일화 경선 때는 '알레그로 (Allegro)' 즉, '빠르게' 정도였을 거 같은데요. 오늘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되면서 이제는 '프레스티시모 (Prestissimo)'로 치닫고 있습니다. '아주 아주 빠르게'란 뜻입니다. 이제 후보들은 13일 동안 정말 거의 밤낮 없이 서울 구석 구석을 누빌 텐데요.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이미 오늘 자정부터 기다렸다는 듯 '프레스티시모' 모드에 돌입했습니다.

먼저 박영선 후보가 찾은 곳은 편의점이었습니다.

[박영선 : 이게 초록색하고 파란색하고 똑같은 거예요? (아뇨 다른 거예요.) 초록색을 여기다 놓는 건가? (초록색을 이쪽에다가 놓으시면 돼요.) 요기 요기? (네) 아이고, 이거 키가 커야 되겠어요. (아~ 네.)]

아르바이트생과 함께 물품을 정리하는 모습인데요. 제가 알기로는 박 후보도 거의 170cm에 달하는 장신인데, 진열대가 상당히 높았나 봅니다. 계산대 앞에 선 박 후보, 깨알 공약 홍보도 잊지 않았습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경제 침체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부추길 필요가 있겠다, 생각하고 '21분 도시'를 제가 계속 캐치프레이징을 하고 있는 거예요. (아 네.)]

이번에 박 후보의 5대 공약 중 1순위죠. '21분 생활권 도시'를 구상한 이유를 설명한 건데요. 박 후보는 직접 손님들을 응대하기도 했습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어서 오세요. 네, 1500원입니다. 4000원입니다. 뭘로 계산하시겠어요?]

뭔가 능숙한 느낌인데요. 박 후보는 1시간 가량 아르바이트 체험을 마친 뒤 첫 선거운동 일정으로 편의점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코로나19로 제일 힘드신 분들이 소상공인, 자영업, 그리고 청년이잖아요. 그래서 이분들의 어떤 생활에서 느끼는 아픔이라든가 고단함 이런 것들을 제가 몸소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편의점주와도 대화를 나눴다고 하는데요. 무인 슈퍼 운영을 건의했다고 합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시절 자신이 추진했던 정책이라고 합니다. 근데 생각해보니 무인 슈퍼로 바뀌면 방금 만난 아르바이트생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오히려 이제 무인 슈퍼를 해서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는 무인으로 이제 가게가 돌아가고 대신 일자리를 줄이지 않고 낮에 아르바이트생들의 시간을 조금씩 줄이면서 대신 밤에 올라가는 매출만큼 조금 더 지불을 하는 거죠. 그러면 점주도 좋고 아르바이트생들도 좋아지고…]

순간 박 후보가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인가 싶었는데 그런 의미가 아니었군요.

오세훈 후보도 웬일로 박 후보와 텔레파시가 통했나 봅니다. 두 사람 모두 코로나19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한 사안이라고 생각한 건데요. 오 후보는 첫 일정으로 지하철 방역 작업을 택했습니다. 막차가 들어온 차량 기지를 찾았습니다. 유심히 설명을 듣던 오 후보, 손수 방역복을 차려 입고 현장으로 나섰습니다.

[오세훈 : 이렇게 쓰면 되나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오 후보는 열차에 올라타 손잡이와 좌석 구석구석을 직접 닦았습니다. 설명하려던 직원을 중간에 제지하고 작업에 집중하는 모습도 보였는데요.

[실제로는 저희가 작년도 코로나 바이러스 시작하면서부터요. (지금은 안 하셔도 돼요.) 아 그래요? (여기 의자도 다 닦는 거죠?) 네~]

보통 정치인들의 현장 일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죠. 현장 관계자가 정치인 옆에서 안내하는 모습은 필수적인 연출 요소인데요. 직원분은 좀 머쓱했을 것 같습니다. 오 후보는 연출을 마친 뒤 작업 시간 동안은 묵묵히 일만 했습니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 시민 여러분들이 타시는 자리에 코로나19 방역을 위해서 밤새도록 애쓰는 분들 어떻게 고생하시는지도 뵙고 함께 한번 체험도 해보고 그런 뜻을 가지고 왔습니다. 지금 불과 서너량 정도 했는데 벌써 온몸이 땀으로 젖어옵니다.]

후보 간 말의 전쟁도 점입가경입니다. 피아노 악보에는 셈여림표라고 연주의 강도를 지시하는 말도 있죠. 이번엔 후보들 발언 강도를 셈여림표에 빗대보자면요. 한동안은 '조금 세게' 즉, '메조포르테 (mezzo forte)'를 유지하던 후보들이 이제는 '포르티시모(fortissimo)'로 전략을 바꾼 듯 합니다. '매우 세게'란 뜻인데요. 강약 조절은 하지 않겠다고 작정한 듯 상대 후보를 향해 고강도의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첫째는 아이들에게는 참 나쁜 후보다, 라고 설명드립니다. 아이들의 밥그릇을 차별하는 일에 서울시장직을 걸었던 사람이고요. 두 번째는 실패한 시장이다.]

박 후보는 "하루에 지지율을 2%씩 따박따박 올리겠다"며 승리를 자신했는데요. 오 후보를 공략할 새로운 포인트로 '내곡동'과 'MB 아바타'에 이어 'TBS'를 잡았습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TBS 방송 지원 중단의 문제는 시장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서울시 의회에서 조례를 고쳐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 후보는) 시장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아직도 구분을 못 하는 후보다…]

TBS 교통방송은 서울시의 출연 기관이죠. 앞서 오 후보는 TBS가 여당 편향적이라고 지적하며 예산 지원 중단 가능성을 언급했는데요. 박 후보가 이를 TBS에 대한 탄압이라고 문제 삼은 겁니다.

이에 맞선 오 후보, 어제부터 '삼단논법' 같은 화법을 쓰고 있지요. 먼저 문재인 대통령을 공격한 뒤 박영선 후보까지 함께 깎아내리는 식인데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다'는 대전제를 세우고요. '박영선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장관이었다'는 소전제, '그러므로 박 후보의 서울시 부동산 정책도 실패할 것이다'는 결론 순으로 말이죠.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 만약에 박영선 후보가 당선이 된다면 문재인 정부의 주택 정책을 그대로 따라하겠습니까 자기 마음대로 다르게 하겠습니까? 그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잖아요. 주택 생지옥을 만들어 놓고도 대통령은 한번도 무릎 꿇고 사죄한 적이 없습니다. 최근 들어서 한번 잘못했다 그래요. 이런 사람 독재자라고 했는데 제가 과한 이야기했습니까?]

오 후보는 '박원순 시즌2' 프레임도 그대로 이어갔는데요. 공격 대상은 박 후보의 수직정원 도시 공약이었습니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 박영선 후보가 시장이 되면 박원순 시즌2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아직도 정신 못 차렸어요. 서민들을 이렇게 피눈물 나게 하는데 자기는 폼 나게 수직 정원 도시를 만든다고 인공 구조물을 세워서 거기다가 나무를 심겠다 그래요. 여러분 그게 여러분 생활에 도움이 됩니까?]

박영선 후보는 오늘 국회의원 시절 자신의 지역구인 구로구를 중심으로 선거운동에 나섰고요. 오세훈 후보는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열세 지역인 강북권 위주로 유세를 펼쳤는데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지원 사격에 나섰습니다. 관련 이야기는 들어가서 더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 정리합니다. < 여야 후보, 오늘부터 공식 선거운동 돌입…'말의 전쟁' 점입가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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